논쟁

댓글

논쟁1 기본소득 반대

기사제목이 들어가지요 사유리가 불붙인 ‘비혼 임신’ 법률 검토

논쟁1 언론 징벌적 손배 찬성

"당하는 사람은 '악'도 못해... 미디어 문제는 민생현안"

[창간21주년 기획 논쟁 /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 찬성] 노웅래 민주당 의원

21.02.26 12:20최종 업데이트 21.02.26 12:20
  • 본문듣기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 단장, 노웅래 의원은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오보 등에) 당하는 사람은 '악'소리도 못할 정도" 피해가 막심하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언론개혁 6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남소연


특권의식.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갑)은 현재 국민들이 언론을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로 '특권의식', 이 네 글자를 꼽았다. 인터뷰 내내 수차례 되풀이했던 단어기도 하다. 

4선의 노웅래 의원은 매일경제, MBC에서 20여 년간 기자였고, MBC에선 노조위원장까지 역임했다. 현재는 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 단장으로 최근 2~3월 국회에서 '언론개혁 6법'을 처리하겠다는 깃발을 들고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주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윤영찬 의원 대표발의)'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언론이나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미디어가 거짓 또는 불법정보를 생산·유통할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보상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언론노조, 기자협회는 이미 반대를 공식 천명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권력집단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전략적 봉쇄소송으로부터 보호할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큰 틀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찬성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조차 "성숙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2월은커녕 3월 국회에서도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못지 않게 찬반이 팽팽한 법안이 많다. 민주당은 댓글 피해를 호소할 경우 해당 게시판 운영을 차단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양기대 의원 대표발의), 인터넷 뉴스로 인한 인격권 침해 등 피해를 호소할 경우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신현영 의원 대표발의) 역시 '2~3월 처리'를 공언해놨다.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기타 출판물과 방송을 추가하는 형법 개정안(이원욱 의원 대표발의) 또한 마찬가지다. 언론중재위원을 90명에서 120명으로 늘리고(김영주 의원 대표발의), 정정보도를 청구대상과 같은 크기로 같은 시간 동안 노출시키자는(김영호 의원 대표발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운명도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노웅래 의원은 "2~3월 처리가 목표"라고 거듭 못박았다. 민주당은 2004년 4대 개혁입법 중 하나로 언론관계법 개정을 했지만, 어렵게 처리한 신문법 개정안마저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누더기가 됐다. 노 의원은 그 시절을 들추며 "과거처럼 소리만 엄청 지르고 아무것도 안 하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말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유튜브, 소셜미디어까지... 미디어 피해, 빛의 속도로 퍼져"

- 민주당 차원의 TF까지 꾸려 '언론개혁 6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사실상 '3법'이다. 언론중재법(김영주·김영호·신현영 의원안), 정보통신망법(윤영찬·양기대 의원안), 형법(이원욱 의원안). 이 가운데 형법의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만 해도 1953년에 만들어졌다. '미디어'라는 게 신문, 라디오, 잡지밖에 없던 때다. 방송도 없었다. 이제는 지상파, 종편에 유튜브, SNS, 1인 미디어까지 생겼다. 

매체가 늘어나면서 과거와 달리 지금은 누구든 자기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할 수 있다. 그런데 법적 대응을 해봐야 배상금 몇백만 원으로 끝난다. 하지만 지금은 (미디어의) 생산과 유통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빛의 속도로, 또 전세계로 퍼져 나가다 보니 당하는 사람(의 고통)은 '악' 소리도 못할 정도다. 이 문제는 민생 문제, 그중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다."

- 당장 여러 가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장 뜨거운 '징벌적 손해배상제(윤영찬 의원안)'의 경우, 원래 언론이 포함되지 않았다가 번복되면서 더욱 논란이 불거졌다.

"윤영찬 의원안의 원래 적용 대상은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라 언론이 안 들어갈 수 없다. 다만 윤 의원은 주로 유튜브나 SNS, 1인 미디어의 가짜뉴스를 막는 차원에서 만들었다. 그런데 '왜 기성언론을 뺐냐'는 질문에 설명하기 어렵더라. 어차피 '이용자'에 언론이 포함되는데... 당장 오해받을 소지가 있으니 기성언론을 넣되, 언론중재법처럼 '이용자'라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려고 한다. 실제로 법안소위에서 심사할 때 그렇게 해야 할 거다."

- 잘못된 정보 확산에 따른 피해를 막자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란 기준은 이미 현행 법에 따라 적용되고 있는데 굳이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할까? 또 정쟁화를 우려해 '가짜뉴스' 관련 내용은 이번에 다루지 않겠다고 했는데, 윤영찬 의원안에 나오는 '거짓·불법정보'란 표현은 결국 같은 말 아닌가.

"'거짓·불법 정보'는 자칫하면 (정치적 상황에 따라) 허위만이 아니라 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에도 같이 (적용)할 수 있어서 심사과정에서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오해의 소지가 크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 명백한 허위사실에 입각한 명예훼손의 경우도 언론의 특수성을 감안해 고의성과 중과실이 입증돼야 한다고 했다. 기존 언론이 (원칙을 지켜 보도한다면) 이런 게 문제될까? 

'그럼 제대로 되겠냐'고도 할 텐데, 지금 형법이 있긴 하지만 (잘못된 보도에 따른 책임을 물을 때) 제대로 된 사례가 없다. 이 법을 만든다면 적어도 어떤 경각심은 생길 테고, 그 결과 (잘못된 정보 확산을 막는) 예방효과는 가질 수 있다.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다는. 다만 '징벌적'이라고 하려면 (피해액의) 수백 배, 수천 배를 물어야 징벌이다. 그런데 3배 갖고 징벌적이다? 어감이 굉장히 과장된 느낌을 주고 있어서 그렇지, 실질적으로는 예방효과를 위한 입법이라고 봐야 한다."

"피해액 3배가 징벌적? 굉장히 과장됐다"
 

"3배 갖고 징벌적이다? 어감이 굉장히 과장된 느낌을 주고 있다. 예방효과를 위한 입법이라고 봐야 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남소연

 
- 그렇다면 3배보다는 더 높여야 징벌효과가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스무 개쯤 있다. 대부분 기준이 3배이고, 일부만 5배인데 이마저도 잘 적용 안 된다. (3배 이상으로 기준을 높이면) 법이 연착륙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 나름 현실에 맞게 조율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럼에도 언론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언론의) 뿌리 깊은 특권의식이거나 과도한 우려·엄살인데, 제가 보기엔 전자다. 저도 기자였지만 '우리한테 이런 걸 요구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해?' (언론계의 반대에는) 이런 면이 강하지 않을까. 정반대로 '하나마나한, 아주 낮은 단계의 피해구제법'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처음엔 미약해 보여도 나중에 우리 사회의 (미디어) 피해구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문·방송에서 정정보도를 어떻게 하나. 보도는 대문짝만하게, 정정보도는 귀퉁이에 깨알만하게 한다. 원래는 같은 (노출)시간, 같은 지면, 같은 크기로 하자고 했는데(김영호 의원안) 그렇게 하면 현실적으로 언론사가 안 받고 백발백중 소송으로 간다. 그럼 (결론 날 때까지) 적어도 1~2년 걸리는데, 실질적 피해구제가 되지 않는다. 정정보도의 크기는 (문제된 보도의) 절반 크기로 바꿀 계획이다."

- 형법상 명예훼손죄 개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더해지면 언론 규제가 과해지는 것 아닌가.

"이중·과잉처벌 논란이 있던데 민사와 형사는 별도로 갈 수 있다. 또 기존의 형사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피해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 법을 바꾸는 것보다는 법원이 판결을 엄하게 내리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우리 법원이 굉장히 보수적으로 (잘못된 보도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나. 그건 일종의 문화라 바꾸기 어려우니까 이번에 새로운 입법으로 하자는 거다. 하지만 손해배상책임을 3배까지 하자는 것 하나에도 (언론) 탄압, 검열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존 법이 사문화돼 작동 안 할 정도라면, 또 미디어 환경이 변해서 실질적인 피해구제책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정도 법을 언론탄압이라고 하는 건 참 받아들이기 어렵다."

"비판 수용해서 고쳐... 언론계 반발은 성장통"

- 사단법인 오픈넷에선 기사 열람차단 청구권 신설을 두고 "공적인물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내용 보도에 열람차단 청구를 남발할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그래서 언론중재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1차 피해구제를 하자고 했다. 적어도 기존의 노하우가 쌓여 있고, 중립성과 독립성을 평가받은 기관에서 차단하는 쪽으로. 그래도 안 되면 법원 판결을 받자는 얘기다."

- 예를 들자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 보도가 나왔는데, 이 부회장 쪽에서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열람차단을 청구할 수도 있지 않나.

"청구한다고 해서 바로 차단하는 게 아니라 심의를 거쳐야 하지 않나. 또 1차적으로 차단하더라도, '이건 차단했지만 실제로 보니까 문제가 없더라' 하면 다시 풀릴 수 있다. 그것도 (누군가는) 억울하면 법원에 가서 피해 구제받을 수 있다.

양기대 의원안도 고친다. 댓글이 문제될 경우 게시판을 차단하도록 했는데, 그것도 표현의 자유 침해다. (법안) 논의할 때는 댓글만 차단하는 쪽으로 정리할 생각이다. 또 이 법에는 포털에 분쟁심의위를 두는 것도 있다. 일종의 자율규제기관인 셈인데, 이게 글을 쓰는 당사자들은 (포털에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본다. 그래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방심위에 맡기는 식으로 수정하려고 한다."

- 법안에 대한 비판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는 것인가.

"그래서 좀 고쳤다."

- 그런데도 왜 언론계는 계속 반발할까.

"일종의 성장통이랄까, 극복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그동안 (언론개혁) 소리만 질렀지, 입법을 한 적이 없다. 이번에는 입법이 될 수 있도록, 야당도 같이 법안심의하도록, 설령 참여 안 하더라도 묵인할 수 있도록 정쟁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규제) 수위가 낮게 보일 수 있고, 효과가 있겠냐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미디어 관련 법은 한 걸음도 못 나아갔는데, 갑자기 한 번에 열 걸음, 스무 걸음 갈 수 없다. 일단 (미디어 관련 피해) 예방효과나 (언론에) 억지력이라도 줄 수 있는 입법이 된다면, 달라진 미디어환경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리라 본다."

"과거처럼 소리만 지르지 않을 것... 징벌적 손배제는 3월초 토론 예정"
 

"국민들에게는 언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있는데, 언론과 국민 사이의 간극이 상당하다 보니 낮은 단계의 피해구제법 만드는 데에도 논란이 크다.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남소연

 
- 포털 관련 법도 따로 만들겠다고 했다.

"비유하자면, 포털은 백화점이고 언론사는 일종의 납품업자니 백화점에 더 큰 책임이 있다. 또 포털은 사실상 클릭 수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허위정보 등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쓰레기 정보'를 (제대로) 거르지 않고 전파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포털에 책임을 부과하는 입법을 준비 중이다."

- 민언련은 언론중재법 대상에 검색서비스, 소셜미디어, 유튜브 등을 추가하자고 했는데.

"정보통신망법이 되지 않을까. 윤영찬 의원안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란 표현을 썼는데 포털의 경우는 '제공자'가 되니까. 이번에 (윤영찬 의원안으로) 같이 하긴 어렵겠지만, 별도로 (포털에) 책임을 부과하는 건 필요하다."

- 언론계 반응과 달리 <오마이뉴스>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찬반 여론조사에선 찬성 61.8%-반대 29.4%였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나(오마이뉴스 의뢰, 리얼미터 조사, 2월 9일 조사).

"국민들에게는 언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있다. 20여 년 (언론계에) 몸담았던 제가 봐도 전체적으로 편파보도가 많다. 정파성이 있고, 재벌이나 권력자들을 더 많이 대변해오면서 그동안 불신이 쌓여왔다. 언론과 국민 사이의 간극이 상당하다 보니 낮은 단계의 피해구제법 하나 만들려는 데도 논란이 크다.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 어느 누구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 이렇게 논점이 많고 복잡한데, 2~3월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을까.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경우는 논의가 조금 더 길어질 수는 있다. 공론화를 위해 언론노조와 3월초쯤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나머지 법안들은 논의 과정에서 법의 적합성이나 기술적인 면만 보완하면 된다.

아까도 말했지만, 미디어법 관련해서는 안 가 본 길을 처음 가보는 셈이니, 조금 부족하지만 이대로 가려고 한다. 2~3월 처리라고 목표를 갖고 하는 이유도 '이번에는 우리가 책임지고 하겠다. 그때까지 못하면 우리 책임'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과거처럼 소리만 엄청 지르고 아무것도 안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