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1 추미애 지지

'배포 큰 상상력' 내가 반한 추미애

[나는 왜 ○○○을 지지하는가 / 김민웅] 타협 없는 개혁이 그의 정치다

21.08.09 07:29최종 업데이트 21.08.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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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네거티브를 극복하고 포지티브 선거 문화를 위한 기획으로 '나는 왜 ○○○을 지지하는가'를 마련했습니다. 각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주요 인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설득합니다. 여섯번째 순서로 추미애 캠프의 김민웅 교수입니다.[편집자말]

추미애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 2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을 한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순식간에 초토화되었다. 하루 사이에 조회수 30만. 뭘까?

유트브계의 황제라고 불리는 최욱이 메인으로 진행하는 <매불쇼>, "추미애"편이다. 매불쇼 최고기록에다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은 무려 55만뷰에 이른다. 이른바 '짤'로 돌아다니는 것까지 치면 그야말로 "폭풍 인기".

입담으로는 따라갈 이가 없다는 최욱과 때로 레이저 번쩍, 때로 까르르, 때로 능청에 똑떨어진 응수로 한 시간 반을 흥과 격조 그리고 위트와 촌철 애드립에 확실한 자기 알리기로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닌 추미애.

'이거 내가 알고 있던 추미애 맞아?' 라며 놀란 이들이 적지 않았단다.

궁금한가? 직접 보시라. 마땅히 "불여일견(不如一見)"이로다.

<매불쇼>, 초토화 되다!

지금껏 대중들이 지니고 있던 각색된 이미지의 벽을 사뿐히 허문 추미애의 어록 몇 개.

개혁 앞세우기가 혹 지지세를 좁히는 게 아니냐고 진행자가 묻자,
"개혁을 해야지만 그 바탕 위에서 사회적 대통합의 힘이 생기는 거에요." (정치철학적 논리성 확고!)

은근살짝 중도노선까지 걸쳐야 지지가 확장되지 않겠는가라는 이야기에 대한 답이었다. 아하, 계산이 아니라 역시 원칙이다.

그러자 공동 진행자 정영진이 그 안정감 있는 총명한 두뇌를 접시 돌리듯 쓱 한 바퀴 돌리면서 "일단 대통령 될 때까지는 뼈로 가고, 그 다음에는 통합과정에서 살을 붙인다?"라고 해부학적으로 받자,

"이제 이해되셨군요." (침착하면서도 다소 능청스럽게 말하자 폭소들 터짐. 추미애는 하나도 웃지 않고 진지, 그러니 더 웃는다들. 그래, 이땐 같이 웃으면 안 되지.)

허긴 맞아, 내 친구인 "골타요법"의 창시자 한의(韓醫) 유홍석이가 그랬어. 척추가 확실해야 인생이 제대로 되지. "정치의 척추!" 내가 써놓고도 멋지다. 음. 이 순간 귀여운 자뻑의 천재이기도 한 최욱이 자꾸 생각나려 한다.... 너무 많이 봤나, 매불쇼?

다른 질문이 이어진다. "만일 대통령이 되셨어요. 그때 추윤갈등같은 것이 생겼어요. 어떻게 하실래요? 와, 이 질문 기가 막히지 않아?"하고 아니나 다를까 최욱이 자기도취형으로 제스처 크게 너스레를 떤다. 이거 제대로 먹히겠는 걸 하고 그가 자신있어 하려는 찰라 옆에 있던 정영진, "기자들이 그 질문을 안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을 아플락 말락 지긋이 밟으신다. 톰과 제리가 따로 없다.

이어 막힘없이 쏟아지는 답변.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과 그 희생을 되짚은 추미애는 진정한 추모는 그 뜻을 이어받아 당연히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법무부 장관시절이나 지금도 굴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은 이런 까닭이라고.

"제가 이렇게 개혁을 말하면 지지세력이 온통 함께 합니다. 제가 지금 버티는 것은 바로 그 지지세력, (그리고 스튜디오 현장에 나온 출연진들을 하나 하나 지목한다) 저렇게 신유진 변호사님 같은 분, 최박사님 같은 분..." (슬슬 분위기 고조되면서)

이어지는 대사는

"그리고 조만간 저에게 자석처럼 끌려올 최욱씨." (온통 크크 폭소.)

최욱, "아이 C !"로 안간힘으로 진행자 중립성 방어를 시도해보나 이미 자석 상태로 '변신'중. 여기서 "아이 C"는 "I See" 그러니까 '나는 보았다, 내가 자석이 되는 걸' 뭐 그런 깊은 뜻이 있을지도. 카프카는 여전히 살아 있다.

근본적 해법 : 지대(地代) 개혁
 

추미애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지난 7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1호 공약인 '지대개혁' 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추미애는 늘 딱딱하고 엄숙하며 농과는 거리가 멀고 융통성이 없는 채로 웃지 않는 철의 여인처럼 새겨진 '언론의 흙빛 초상화'가 유통되어왔다. 그건 기득권 카르텔이 대중의 머리 속에 박아놓고 싶어했던 기획의 산물이었을 뿐이다. 대중들이 좋아하고 싶어도 좋아할 수 없는 인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생동감 넘치는 자유로움, 용기,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뛰어난 학습능력, 거기에 덧붙여 배포 큰 상상력과 인간적 다정함이 하나로 모아지면 그게 바로 추미애가 된다. 내가 반한 추미애의 진정한 모습이다.

그러니 좁쌀영감처럼 속이 좁아터진 기성의 정치권이 쉽사리 그를 반길 리 없다. 추미애 앞에 서면 단번에 자꾸만 작아지기 때문이다. 그러게, 왜 작아지는 걸까.

아닌가? 눈살 찌푸리게 할 쌈박질에 추미애는 없다. 자기에 대한 난데없는 비방에도 대꾸 한마디 없다. 그러는 사이에 추미애는 "지대개혁"이라는 본질적 개혁을 떡하니 내놓았다.

기존의 특권체제를 지진처럼 뒤흔들 방안이다. 자질구레한 방책과 숫자놀이에 파묻히지 않는다.

특권 카르텔에 속한 자들이 자기들끼리는 온갖 것을 독점하고는 코딱지같은 비스켓 하나 선심쓰듯 던져놓고 그걸 공정하게 나누고 (그러니까 피 튀기게 서로 싸우라면서) 자기들 근처로는 아예 얼씬도 하지 말란다. 공정이라는 말이 기만적으로 쓰이고 불평등의 진정한 실체는 은폐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지대(地代)로 왕창 빠져나간다. 불로소득은 양극화의 시스템이 되었으니 그걸 건드리지 않고 다른 말을 해봐야 다 임기응변에 불과하다. 추미애는 이 모순을 드러내고 근본적 해법을 내놓는다.

정치는 개혁의 거대한 무대를 설계하고 건축하는 일이다. 기득권과 적당하게 타협하면 결국 그 부패한 타협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그런 정치는 추미애 정치가 결코 아니다.

"신세대 평화론"은 어떤가? 요새 애들은 도대체 민족이니 통일이니 역사니, 관심이 없어. 하고 타박이나들 하고 있을 때, 아니다, 라고 써억 나선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이들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기회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다, 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미래 주역에게 그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상력의 차원이 달라진다.

세계최초로 "기후정의"를 헌법 1조에 넣자는 추미애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정면으로 내건 '에코 정치'에 이르면 또 어떤가?

이걸 앞세웠다는 건 추미애는 그야말로 21세기 미래지도자임을 입증한다. 기후위기가 절박한 인류적 위험이자 그에 대한 대응은 이를수록 고통이 최소화되고 전환의 경로가 확실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앞질러 꿰뚫어본다.

기후정의를 헌법의 기본권으로 넣자는 것은 세계최초의 선언이자 지금 이걸로 절차를 밟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보다 그 내용이 진보적이다. 미래세대가 "지혜로운 녹색 대전환회의"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선 후보 누구도 이런 주제를 자신의 공약으로 내건 바 없다.

그린 뉴딜이 기후정의와 하나가 되어 가야한다는 인식은 매우 정확하다.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는 탄소사회에서 탈출, 녹색 문명으로 진입해가는 기본원칙이다. 누구도 기후약자가 되거나 불평등의 고질적 고통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8월 5일 탄소중립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기후정의의 관점에서 제안"을 한 대선 후보는 추미애 딱 하나다.

그에 더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도 생태적 관점에서 내다본다. "에코 코리아"가 앞으로 우리의 세계적 브랜드란다.'인류에 기여하는 나라'까지 말하는 추미애를 보게 되면, 그가 바로 미래세대다. 내 나이가 어때서, 다.

곧 나오게 될 미래산업전략, 교육, 노동, 청년, 여성, 복지 등의 정책들도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도 "사회대개혁의 틀" 속에서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고 당장의 준비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우리에게 제시할게다.

그대로 되면 모두가 신이 나서 끊임없는 동력을 뿜어낼 우리 사회가 되리라는 건 분명하다. 추미애의 정치는 시민, 바로 우리 자신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내려 하기 때문이다. 그게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의 깃발이 펄럭이는 까닭이다.

전화 한통이 걸려왔는데

<다스뵈이다>에 나간 추미애에게 총수 김어준이 몇 번이나 말한 건 "아, 이뻐지셨어요"다. 여기에 "더"자를 붙이면 완벽한 문장이 된다. "마음을 비워 자유로와지신 것 같아요"라고 더하여 말한다.

시대의 기운, 지지자들의 기운을 받으면서 추미애는 날로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다. 하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마음을 비웠다"는 순위에 대한 열망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검찰개혁의 과정에서 받았던 상처, 고통, 분노의 늪에서 빠져나왔다는 의미로 이해되는 것이 진실일 것이다. 그리고 오로지 이 시대의 개혁과 평화, 그리고 생명으로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또렷하고 강렬해졌다. 본선 출격은 추미애에게 당연한 미래다.

그러니 마음이 공(空)이며 그 빈 자리에 국민들의 절실한 목소리만 가득 찬다.

나는 대학을 은퇴하고 이제 책이나 읽으며 저술과 강연으로 나머지 생애를 살고자 했다가 예기치 않게 대선의 소용돌이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하필 추미애? 라고 물으니 할 말이 아직도 많으나 한 마디로 대답하라면 "추미애의 생각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할 거다.

어느 날 막역지우(莫逆之友)가 전화를 걸어왔다. 수화기를 받자마자 한다는 말이,

"열애중이데" 하더니 "으하하핫" 하고 시원하게 웃는다.

으잉? 뭔 소리지?

"추미애 열심히 돕고 있더만, 보기 좋아."
"아, 그래? 고마워."

그렇구나, 나도 몰랐는데 열애중이다. 지금 나는. 안 그러고 선거운동이 진심으로 되겠는가. 그런데 하나 절실한 소원이 있다. 날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뭐가?

연적(戀敵)이.

물론 성별 관계없다. 이미 적지 않으나 더 많이 많이. 아주 많이. 이만하면 나도 참 너그러운 사람이지 않은가? 아, 그 매불의 중독성이란.....

여러분들도 반하실 것이다. 단숨에. 우리의 내일, 우리 자손들의 미래가 걸린 이 역사적 선거의 주역인 여러분들 모두가 다.

2022년 3월, 우리는 추미애 대통령이라는'아름다운 대붕(大鵬)'이 치솟아 날아오르는 걸 목격하게 될 거다. 감출 길 없는 기쁨으로. 세상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할테니까.

보이는가, 저 휘날리는 "추미애의 깃발"이? 함께 하자고 말이다! 바람이 스치는 숲이 흐드러지게 춤추고 있다.
 

김민웅 전 경희대 교수 ⓒ 김민웅 제공

덧붙이는 글 필자는 전 경희대학교 교수이자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조국백서) 공동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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