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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29 09:01수정 2019.05.29 09:01
1991년 5월 8일자 <연합뉴스> 보도 가운데 방울토마토 관련 기사가 있다. 국내 최초로 대구시 달성군에서 방울토마토 시험 재배에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1991년 시험 재배에 성공한 이후 방울토마토는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재배 면적이 일반 토마토(이하 토마토)는 65%, 방울토마토는 35%이다. 하지만, 방울토마토 재배 면적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방울토마토의 매력은 '간편'. 과일이라면 으레 껍질을 까거나 자르는 행위가 필요하지만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잡고 입에 넣기만 하면 된다. 입술을 오므리는 것만으로도 톡 떨어진다. 잘 익은 방울토마토일수록 꼭지가 잘 떨어진다.

편리함만이 방울토마토의 매력은 아니다. 토마토보다 당도가 높고, 과육을 씹을 때 껍질이 상대적으로 얇아 먹는 맛이 있다. 게다가 2000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대추 방울토마토는 동그란 방울토마토보다 당도가 더 높아 후발주자인데도 인기가 많아 지금은 동그란 방울토마토보다 생산량이 더 많다.

방울토마토 300g 열량 48kcal 
밥 한 공기 열량 300kcal

 
방울토마토의 매력은 '간편'. 과일이라면 으레 껍질을 까거나 자르는 행위가 필요하지만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잡고 입에 넣기만 하면 된다. 입술을 오므리는 것만으로도 톡 떨어진다. 잘 익은 방울토마토일수록 꼭지가 잘 떨어진다.

방울토마토의 매력은 '간편'. 과일이라면 으레 껍질을 까거나 자르는 행위가 필요하지만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잡고 입에 넣기만 하면 된다. 입술을 오므리는 것만으로도 톡 떨어진다. 잘 익은 방울토마토일수록 꼭지가 잘 떨어진다. ⓒ 김진영

 
대추 방울토마토 한 상자라고 해봐야 300~500g이다. 한 상자를 열면 끝을 볼 때까지 손이 멈춰지지 않는다. 단맛도 있지만, 구연산을 비롯한 유기산의 새콤한 맛이 단맛과 꽤 잘 어울리기에 계속 손이 간다. 

텔레비전을 보며 먹다 보면 금세 바닥이 난다. 300g 한 상자를 다 먹어도 열량은 겨우 48kcal다. 밥 한 공기 300kcal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낮다. 60g 한 봉지 감자칩의 열량 347kcal와 비교해봐도 열량이 아주 낮다.

대추든 원형이든 방울토마토는 생식으로 먹어도 충분히 단맛이 난다. 토마토는 사실 단맛 나는 것이 드물다.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미 고원지대. 고온 건조한 기후가 성장에 적합하다. 기온이 올라가는 4월부터 첫 장마가 오기 전인 7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지금이 토마토가 가장 맛있어야 하지만 사실 맛이 없다.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 한여름, 주인공이 텃밭에서 키운 빨간 토마토를 베어무는 장면이 나온다. 토마토를 꽤 맛있게 먹는 장면이지만, 국내에서는 재연하기 힘든 모습이다. 텃밭에서 재배하지 않는 이상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사기 힘들다. 대부분 토마토는 푸른색이 돌 때 딴다. 수확한 다음 유통 과정에서 서서히 익은 것이라 텃밭에서 재배한 토마토와 맛이 다르다. 

토마토의 품종은 수천 가지다. 색이나 모양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국내에 등록한 토마토 품종만 600종이 넘지만 유럽에서 도입한 품종이 대세다. 유럽 종의 특징은 잘 자라고, 수확한 다음에도 잘 무르지 않는다. 무르지 않기에 판매대에서 오랫동안 팔 수 있다. 생생한 외형이 맛있어 보이지만 생으로 먹으면 맛이 다소 떨어진다. 소스나 설탕을 더해 조리하는 용도에 적합하다. 조리과정에서 쉬이 형태가 부서지지 않는다.

토마토가 잘 무르지 않는 이유는 껍질이 두껍기 때문이다. 두꺼운 껍질 덕에 잘라도 모양이 잘 흐트러지지 않는다.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재료로 사용할 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맛이야 소스로 보충하면 그만이다. 샐러드에 든 토마토를 씹으면 질겅질겅 씹히는 것도, 가끔 햄버거를 베어 물면 잘리다 만 토마토가 번과 패티 사이에서 끌려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반토마토 국내 종자 30%
방울토마토 국내 종자 70%

 
토마토의 품종은 수천 가지다. 색이나 모양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국내에 등록한 토마토 품종만 600종이 넘지만 유럽에서 도입한 품종이 대세다.

토마토의 품종은 수천 가지다. 색이나 모양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국내에 등록한 토마토 품종만 600종이 넘지만 유럽에서 도입한 품종이 대세다. ⓒ 김진영

 
토마토의 국내 종자 점유율이 대략 30%라고 한다. 방울토마토는 70%가 넘는다고 한다. 생으로 먹을 수 있는 토마토 가운데 도태랑 토마토가 있다. 일본에서 육종(育種)한 토마토다. 한동안은 국내에서 많이 생산했지만, 지금은 재배 면적이 많이 줄었다. 

생산하기도 까다롭고, 유통 과정에서 쉽게 상하기 때문이다. 시장이나 대형 할인점에 들여놨다가 며칠이 안돼 상하는 것들이 많아서 꺼린다. 대신 모양 좋고, 오래 판매할 수 있는 유럽 종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판매 장소, 같은 토마토 같지만 맛의 관점에서는 서로 다른 토마토다.

유통이 저장성에 관심을 가지면 저장성 좋은 품종이 득세한다. 매장에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기에 매장 담당자는 같은 가격이라면 저장성을 우선으로 선택한다. 다양한 성향의 소비자를 고려한다면 저장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맛이 좋은 품종도 구색을 갖추면 좋지 않을까 싶다. 

단단한 것을 찾는 사람이 아주 많아도, 그렇게 보여도, 맛있는 것을 찾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추 방울토마토 사는 이들이 많아지는 까닭은 단순하다. 맛있기 때문이다.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 궁금하지 않다. 푸르든, 노랗든, 빨갛든 색깔도 중요하지 않다. 토마토에 풍부하게 든 리코펜의 기능성도 궁금하지 않다. 가장 궁금하고, 중요한 것은 토마토의 맛이다.
 
편리함만이 방울토마토의 매력은 아니다. 토마토보다 당도가 높고, 과육을 씹을 때 껍질이 상대적으로 얇아 먹는 맛이 있다.

편리함만이 방울토마토의 매력은 아니다. 토마토보다 당도가 높고, 과육을 씹을 때 껍질이 상대적으로 얇아 먹는 맛이 있다. ⓒ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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