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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18 08:35 수정 2019.04.18 15:10

멜리에스 외부 6개관에 걸친 멜리에스 와부 모습 ⓒ 목수정


(①편 "스크린 독점 없고, 티켓값도 절반인 영화관"에서 이어집니다)

- 직원 수는 몇 명인가?
"22명이다. 예술부분을 담당하는 디렉터 한 사람과 행정을 담당하는 디렉터가 한 사람, 이렇게 두 명의 디렉터가 전체를 책임진다. 프로그래밍은 총 네 사람이 맡는데 나와 또 한명의 프로그램 담당자가 대부분의 영화들을 선정하고, 한 사람은 어린이와 청소년 관련한 프로그램을 전담한다. 그리고 몽트뢰이 시내의 시민단체들과의 접촉을 담당하여 프로그램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전달하는 직원이 있다."
 
- 직원들이 다른 곳과 매우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따뜻하기도 하고, 각각의 직원들이 자기 색깔을 가진 채로, 여유롭게 관객을 맞이한다. 이런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건가?
"그런 얘기를 들으니 기쁘다. 우린 이 공간 전체가 훈훈하고 따뜻한 공간이길 바란다. 건축할 때부터의 컨셉도 그러했고, 공간 구성,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그러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극장 안에서 좌석들 간의 거리, 각 좌석이 갖는 편안함 등에서 규정이 허락하는 최고치를 선택해왔다. 사실 직원들의 절반 이상이 예술가들이다. 무용가, 음악가, 화가, 조각가... 본업이 있는 사람들이 제 시간의 일부를 쪼개어 여기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 일부러 예술가들을 뽑은 것인가?
"결과적으로 그리된 것이다. 우리의 직원 채용의 기준은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인가일 뿐이다. 멜리에스는 일주일에도 서너 번 행사가 있고, 이런 저런 프로그램들이 끊임없이 진행된다. 여기에서 일하는 건, 일반적인 상업 영화관에서 일하는 것과 다른 의미를 갖는다. 좀 더 귀찮고 고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부심과 재미를 두 배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학교들과의 공조, 연계가 활발한가?
"그렇다. 어린이·청소년 관객 전담 직원은 단지 매달 어떤 어린이용 프로그램이 상영된다고 학교에 전달하는 게 아니라, 교사들을 초대해서 보여주거나 프로그램을 들고 찾아가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관객을 개발한다. 유치원에서부터 초·중·고·직업학교 학생들까지 다양한 영화 단체 관람이 이뤄지고, 이들이 전체 관객의 20%를 차지한다.
 
학교 측의 요구로 일정한 시리즈를 만들어서 상영하기도 하고, 몽트뢰이뿐 아니라 파리를 비롯한 인근 지역 학교들과 활발히 공조하고 있다. 그리고 일드프랑스 지역(파리와 파리를 둘러싼 수도권 지역) 영화 담당 교사들을 교육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일종의 영화 담당 교사들을 위한 교원양성소다."
 
대형 상업영화관들과 싸워 이기다
 

매달 발행하는 영화프로그램북32쪽의 영화 소개 책자를 매달 수천부 발행한다. ⓒ 목수정

  
- 전에는 3개의 상영관을 가진 극장이었다. 지금의 6개의 관을 가진 새 공간으로 옮기면서, 이러저러한 소송들이 있었던 걸로 안다.
"아마 멜리에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소송과 법적인 다툼을 겪은 영화관일 거다. 3개관으로 있던 멜리에스도 과거에는 UGC라는 프랜차이즈 상업영화관이 해오던 것이었다. 그러나 70~80년대를 지나면서 충분히 수익이 나오지 않는 영화관들이 문을 닫으며 철수했고, 멜리에스도 그런 이유로 시가 사들여서 시립영화관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멜리에스는 공공 영화관이 된 후에야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해를 거듭하며 멜리에스의 명성이 쌓여갔고, 점점 관객이 늘어나자 우린 당시 시장에게 극장 규모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하여 2012년 준공예정이던 시청 앞 새 건물 안에 6개관으로 멜리에스가 이전하는 계획이 확정되었다. 그러자 프랑스의 영화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던 두 개의 멀티플렉스 체인 UGC와 MK2가 멜리에스를 제소했다. 시의 지원을 받는 공공영화관이 6개 상영관을 갖는 규모로 확장하게 되면 그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게 된다는 것과 인근 지역의 민간 영화관과 불공정 경쟁을 하게 된다는 이유였다.
 
프랑스 영화시장의 80%를 독점하며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는 대표주자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3년간 지속되던 그 웃기는 소송은 전 세계 영화인들의 분노를 샀다. 이는 이 두 멀티플렉스 체인과 영화인들 사이의 대결이었다. 2만 명의 시민들과 영화인들이 두 기업을 향한 비난 서명에 동참했고, 그 중엔 칸느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자도 18명이나 있었다. 재판을 둘러싼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이 두 개의 멀티플렉스는 최종 판결 일주일을 앞두고 소송을 취하했다."
 
- 그들은 자본주의 경쟁의 논리를 벗어난 죄를 멜리에스에 물었던 거로 보인다. 자신들의 영화관을 몽트뢰이에 다시 세우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게 보는 관점도 있다. 우리는 그보다 공공영화관이 확대되는 걸 방해하기 위해 이렇게 귀찮은 싸움을 걸어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겼고, 멜리에스에 대한 시민들과 영화인들의 지지는 확고해졌다. 지금 센 생드니 지역(파리의 북동쪽 외곽 지역)에만 20개의 공공 영화관이 있다. 앞으로도 계속 선거가 있을 테고, 정치 지형의 변화나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를 건드리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잘 싸우고 지켜왔듯,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몽트뢰이는 오래전부터 좌파 동네였다. 몽트뢰이가 좌파성향의 유권자들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과 멜리에스가 상영하는 영화 프로그램들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가?
"넓은 의미에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좌파란 무엇보다 예리한 비판의식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현상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질 기회를 멜리에스가 상영하는 영화들이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린 환경문제를 다루는 영화, 불평등, 인종차별, 전쟁 등의 주제를 다루는 영화들을 많이 상영한다. 다앙한 문화, 다양한 표현, 다양한 관점을 함께 제시하면서, 관객들에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노력들 속에서 관객들은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비판의식을 점점 닦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정당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지지하거나, 응원하는 포지션을 갖고 있진 않다."

"일회성 페스티벌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호흡해야"
 

멜리에스 영화관에 떠 있는 달실제 모양의 달을 그대로 축소하여 달아놓았다. 그들은 달을 그리워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딴 사람들이다. ⓒ 목수정

 
많은 지자체들이 문화도시이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되고자 시도한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국제적인 규모의 영화제나 비엔날레 등 페스티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이를 통해서 각별히 안목이 높아지거나, 창작의 기회가 확대되는 것도 아니다. 그 점이 늘 아쉬운 점이고 모순이라고 보는데, 몽트뢰이의 경우는 정반대 사례라고 본다.
"맞는 지적이다. 깐느만 봐도, 영화제가 있는 2주 동안 도시는 영화인들로 들썩거리지만,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깐느의 영화관들에는 그 어떤 특별함도 남아있지 않다. 우린 어떠한 페스티벌이나 일시적인 이벤트를 통해 단발적으로 시선을 모으고자 하진 않는다.
 
대신 일 년 내내 관객들이 좋은 프로그램과 만나게 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관객을 개발해내고자 노력한다. 일방적으로 엘리트적 관점을 그들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요구가 프로그래머들에게 전달되게 한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관객을 찾아나서는 역할이 두 명의 전담 직원들에게 맡겨 있다. 또한 멜리에스는 지역사회의 사회단체들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 아쉬운 것,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청소년들의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일이다. 인근, 민중의 집에 이미 그런 프로그램이 있긴 하다. 그걸 멜리에스에서도 하는 거다. 여기서 촬영, 편집 등을 위한 시설들을 지원하고, 영화 제작을 위한 일종의 아틀리에를 열어, 창작의 산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도달하고 싶은 최종 목적지다. 청소년들이 단순히 수동적인 관객에서 머물지 않고, 자신이 호흡하고 느끼는 현실에 대해 카메라라는 언어를 통해 말할 수 있는 통로를 찾아주고 싶다. 그것이 멜리에스가 성취해야 할 최종 목표다."
 
멜리에스 안에서 골목을 돌 때마다 부딪히는 이 낯선 편안함의 실체는 자본의 논리가 제거된 세상이라는 점이었다. 이런 세상이 점점 더 큰 볼륨으로 작동하는 것은 확실히 자본에게는 위협이 될 만한 일이었다. 특히나 이런 세상이 40년 가까이 성공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심지어 점점 더 잘 돌아가고 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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