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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듣기 등록 2020.08.19 14:11 수정 2020.08.19 14:11
 

취임 100일 맞은 주호영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님,

지난 8월 14일 대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4대강이 홍수를 키웠다고 하는 사람을 데려와달라. 1대1 끝장토론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더군요.
 
"4대강이 홍수를 키웠다고 하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최근 '섬진강 제방이 아니라 낙똥강 보를 무너트려주지...'라는 페이스북 글로 '악마 목사'라는 욕을 먹은 최병성 목사입니다.
 

제방과 보의 역활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의 오해로 많은 욕설을 먹은 페이스북의 글 ⓒ 최병성

 
주 대표님이 말씀하신 4대강사업 1대1 끝장토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제가 바로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4대강사업이 홍수를 예방했다고 주장하는 미래통합당 의원 누구든 나와 맞짱 토론하자'는 제안에 화답하신 것이라 더더욱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제1야당 원내대표가 이름 없는 일개 목사와 상대하기엔 격이 맞지 않는다 여길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4대강 공사가 한창이던 10년 전, 조선일보가 제게 이명박 정부의 박재완 수석(후에 노동부 장관이 되었지요)과 1대1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고, 2010년 7월에 4대강사업을 총괄한 심명필 4대강사업 본부장과 차윤정 홍보 부본부장과 토론한 바도 있습니다.
 
또 4대강사업의 잘못을 밝힌 <강은 살아 있다>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라는 2권의 책과 많은 기사를 썼으며, 전국을 돌며 약 300회에 이르는 4대강 강연을 했습니다. 제가 누구보다 4대강사업을 잘 알고 있기에 이 정도면 주 대표님과의 토론 상대가 될 자격이 충분하리라 여겨집니다.
 
[오늘은 맛보기 토론] 섬진강 홍수 원인은
 
"에혀 끔찍하네요. 섬진강 제방이 아니라 낙똥강 보를 무너트려주지"라는 이 짧은 글로 인해 많은 이들이 제 페이스북 글을 퍼나르며 제게 '악마 목사'라며 갖은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TV조선은 제방과 보를 구분하지 못한 사람들의 무지로 인한 난리임을 알고 기사 송고 전 삭제했으나, <조선일보>의 악의적 짜깁기 기사에는 '목사의 탈을 쓴 악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가족을 제방에 파묻는 것도 좋다'는 등 무려 6800여 개가 넘는 욕설 댓글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이는 주 대표님처럼 많은 사람들이 4대강사업의 진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요.
 

악마, 미쳤다, 제방 아래 묻자는 등의 욕설로 도배된 조선일보 기사 ⓒ 조선일보

 
주호영 대표님, 오늘은 섬진강의 홍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 본 후, 4대강사업이 왜 홍수를 조장하는 대국민 사기극인지 설명 드리며 끝장토론에 앞서 맛보기용 토론을 하겠습니다.
 
주 대표님은 지난 10일 섬진강 홍수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를 방문한 자리에서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은 섬진강 수역에서 가장 큰 피해가 생겼고 그 원인은 준설을 하지 않아 물그릇이 작아져서 곳곳에 둑이 터졌다. 수해방지 위해 빨리 물그릇을 크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더군요.
 
정말 섬진강 홍수의 원인이 4대강사업처럼 모래를 파내고 물그릇을 크게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섬진강 홍수의 원인은 간단합니다. 섬진강댐의 관리 잘못입니다. 이번 장마는 무려 54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이었으며, 6월 1일∼8월 15일 사이의 전국 누적 강수량 920여㎜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라고 합니다.
 
전국 댐 관련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WAMIS)에서 섬진강을 살펴보았습니다. 섬진강댐의 계획홍수위는 197.7m입니다. 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었음에도 7월 26일까지 겨우 초당 5톤을 방류했고, 평균 194m의 수위를 유지했습니다. 홍수가 발생한 지난 8월 8일에 계획홍수위를 초과한 197.87m까지 이르렀고, 무려 초당 1863톤까지 방류했습니다. 섬진강댐의 수위가 계획홍수위를 초과하자 댐의 안전을 위해 순식간에 많은 물을 방류했던 것입니다.
 

섬진강댐의 일별, 시간별 댐 방류량 ⓒ 섬진강댐

 
섬진강댐이 위치한 전북 임실군에 6일 오후 4시경 호우 예비특보, 7일 오후 2시 20분경 호우경보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호우 경보가 발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홍수 발생 직전인 섬진강댐의 8월 6일 방류량은 평균 초당 198.1톤, 8월 7일은 328.6톤에 불과했습니다. 홍수 직전까지 댐에 물을 가득 채워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미 50일간 지속된 장마로 인해 섬진강도 평소보다 수위가 높아진 상태에서 섬진강댐의 방류로 물폭탄이 쏟아져 내리자 제방이 넘치며 홍수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주 대표님의 주장처럼 모래 준설과 큰 물그릇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댐이 홍수를 예방하려면 장마 전에 댐의 물을 비워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장마 기간 내리는 빗물을 댐에 가둠으로써 하류지역의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마를 대비해 댐에 물을 비웠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물 부족의 책임을 져야하니, 혹시나 하며 물을 가두고 있다가 물 폭탄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수자원공사가 호우경보가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섬진강댐의 물을 미리 빼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오래전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봄 강원도 태백지역에 극심한 물부족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태백지역은 광동댐에서 물을 공급받습니다. 그런데 광동댐에 물이 바닥난 상태였습니다. 2008년 여름 장마를 대비해 광동댐의 물을 미리 방류했는데, 일기 예보와 달리 비가 오지 않아 댐에 물이 바닥났던 것입니다.
 
수자원공사는 2002년 태풍 매미와 2003년 태풍 루사 등 대형 태풍을 겪은 후 광동댐의 물을 미리 뺏다가 비가 오지 않아 물 부족 사태를 경험하였습니다. 이후 '홍수를 대비해 미리 댐에 물을 비운다'는 기본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번 홍수 피해도 섬진강댐을 비롯하여 대청댐, 용담댐 등 댐 방류로 인한 하루 지역의 침수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장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댐에 물을 가득 담아 두었다가 폭우로 댐이 터지기 직전에서야 일시에 물을 방류함으로써 하류지역에 홍수를 일으키는 일이 매년 반복되는 것은 이제 댐 관리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4대강사업을 한 낙동강에도 홍수가 발생했다
 
이번 장마에 낙동강에서도 홍수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합천창녕보 100m 위에 제방이 붕괴되어 주변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4대강사업을 하지 않은 섬진강만 홍수가 발생한 것이 아닌게지요. 
 

4대강사업을 한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100m 지점에 제방이 붕괴되어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 곽상수

 
주호영 대표님, '섬진강 제방이 아니라 낙똥강 보나 무너트리지'라는 제 페이스북 글에 사람들이 왜 악마 목사라고 욕설을 퍼부었을까요? '제방'과 '보'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방'이란, 강과 하천에 흐르는 물길과 같은 방향을 따라 양변에 쌓은 둑으로, 홍수를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보'는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물의 흐름을 막은 둑으로, 오히려 홍수를 조장하는 시설입니다.

저는 낙동강의 제방이 무너져 홍수가 발생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에 제방이 무너져 홍수가 발생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제가 '낙동강'이 아니라 '낙똥강' 이라고 쓴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물길을 막아 녹조라떼를 만들고 홍수 위험을 가중시키는 보가 저절로 무너지기를 소망했던 것입니다. 보가 무너지면 낙동강 물이 맑아지고, 홍수 위험도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제방이 무너진 낙동강 합천.창녕보 현장 모습. 붕괴된 제방을 긴급 복구 공사 중이다. 제방은 강물의 범람으로 부터 홍수 피해를 막아주지만, 보는 흐르는 물길을 막아 오히려 홍수를 조장하는 시설이다. ⓒ 채병수

 
제방과 보의 역할을 이해 못하는 것은 미래통합당 의원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에 4대강에 홍수를 조장하는 거대한 보를 세워놓고 홍수를 예방한다는 궤변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4대강의 보가 왜 홍수를 조장하는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에 세운 보는 '가동보'와 '고정보'로 이뤄져 있습니다. '가동보'는 수문을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승강식과 옆으로 눕는 회전식으로 수위를 조절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동보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 '고정보'라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물길을 막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낙동강의 보를 살펴보겠습니다. 상주보는 수문이 오르내리는 길이 45m짜리 가동보가 3개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인 고정보는 230m입니다. 구미보는 길이 45m 가동보는 2개에 불과하고 고정보가 270m입니다. 달성보 역시 40m 가동보 3개에 고정보는 418m입니다. 강정고령보는 길이 45m 가동보 두 개에 고정보 길이가 무려 833m이고, 창녕함안보는 길이 40m 가동보 4개에 고정보는 405m입니다. 
 

수문을 열고닫는 가동보와 콘크리트 덩어리인 고정보의 길이와 크기 현황 ⓒ 최병성

   
낙동강의 고정보 길이만 긴 것이 아닙니다. 고정보의 높이는 무려 10~12m입니다. 위 표에서 보듯 보 상류와 하류의 수위 차이가 5~7m까지 날 정도로 규모는 '댐'인데 '보'라는 용어로 국민을 기만한 것이지요.
 
주 대표님, 고정보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시지요. 높이 11m에 이르는 상주보의 고정보 보수 공사 중인 현장입니다. 4명의 근로자가 계단식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한층의 높이가 3m가 되지 않으니 11m면 무려 4층 높이에 해당됩니다. 쉽게 말해 4층 높이의 빌라를 수백미터 길게 강물 속에 세워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콘크리트 구조물이 물길을 막고 있으면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사실인데, 4대강 보가 홍수를 예방한다는 미래통합당의 궤변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작업자 4사람이 위아래 한줄로 서서 작업이 가능한 높이 11m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강물의 흐름을 막고 있는데, 홍수를 예방한다는 논리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 최병성

 
큰 물그릇이 홍수를 예방한다고요?
 
주호영 대표님, "강에 모래가 쌓여서 제방 밖 땅보다 높은 상황에서 모래를 걷어내고 물 그릇을 4배 키운 게 어떻게 홍수 예방에 도움이 안 되는가"라고 말씀하셨더군요.
 
과연 그럴까요? 이명박 대통령도 낙동강에 모래가 많이 쌓여 비가 오면 홍수가 난다는 거짓말로 4대강 공사를 강행했지요. 주 대표님께 4대강사업으로 모래를 파내기 전인 상주 경천대 사진 한장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서 있는 발아래 모래로 인해 홍수가 난다며 낙동강 제1비경인 경천대의 모래를 다 파냈습니다. 그런데 주 대표님, 제 오른손이 가리키는 '관리수위' 라는 공사 이정표가 보이십니까? 관리수위가 무슨 뜻인지는 주 대표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평상시 4대강의 물을 채워 놓는 물 높이입니다.
 

모래가 쌓여 홍수가 발생한다더니, 모래를 파내고 모래 높이보다 2m 더 높이 물을 가득 채웠습니다. 당연히 4대강사업이 홍수 예방이 아니라 홍수를 조장하는 사업인 증거입니다. ⓒ 최병성

 
모래가 쌓여 홍수가 난다면서 모래 높이보다 2m 더 높게 물을 채워두면서 4대강사업이 홍수를 예방한다고요? 그러니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4대강사업은 홍수 예방이 아니라 국민을 속인 변종 운하에 불과합니다.
 
주 대표님도 지난 10일 섬진강 주변 수해 지역을 다녀온 후, 12일 오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장마가 예상되면 물을 미리 흘려보내고 빈 댐에 물을 많이 담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더군요.
 
말씀 잘 하셨습니다. 4대강사업이 홍수를 예방하려면 모래를 파낸 후 그대로 비워두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큰 물그릇은 만들었으나 그 큰 물그릇에 물을 가득 채워놓았지요. 홍수를 예방한다는 4대강사업이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인 이유입니다.
 
자, 홍수를 예방한다던 4대강사업이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임을 증명하는 사진이 여기 있습니다. 모래를 파내고 보를 세워 흐르던 낙동강을 막아 물을 2870만 톤이나 채웠습니다. 이렇게 큰 그릇에 물을 가득 채워놓고 어떻게 홍수를 막을 수 있을까요?
 

4대강 보가 홍수를 조장하는 시설임을 증명하는 사진입니다. 강물이 흐르던 곳(좌측 사진)에 상주보를 건설하여 강물을 막고 28백7십만톤의 물을 채운다(우측사진)는 낙동강 상주보 표지판입니다. ⓒ 상주보

 
존경하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님,

4대강 1대1 끝장토론 약속 분명히 지키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님께서 폼 한번 잡으려고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끝장토론'이란 말 그대로, 사전 질문지 없이 서로에게 무제한 질문과 답을 하며 4대강사업의 진실을 국민 앞에 확실하게 보여줍시다. 시간과 장소는 바쁘신 주 대표님께 모두 일임하겠습니다.

그럼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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