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다수당 내던진 새정치? 성남시의회 이전투구 눈살

의장 경선에 불만품은 의원 3명, 원내교섭단체 탈퇴... 다수당에서 다시 '여소야대'로

등록|2014.07.11 15:08 수정|2014.07.11 15:34

▲ 성남시의회 ⓒ 이민선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성남시의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다수당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18명, 새누리당 16명이 당선된 것이다. 하지만 의장 경선에서 밀린 새정치연합 소속 4선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켜 원내교섭단체에서 탈퇴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에 의장 자리를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소수당 신세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6·4 지방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지난 2010년과 마찬가지로 '여소야대'가 된 것이다. 성남시 이제명 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성남시의회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임시회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의장과 부의장만 선출하고 상임위원장 선출에 실패하면서 파행을 거듭하다 회기를 마쳤다.

지난 3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성남시의원들은 3선의 윤창근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문제는 4선 의원이 3명이나 있었다는 것. 경선에서 밀린 새정치연합의 4선 의원 3명(김유석·박문석·지관근)은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지난 7일, 성남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원내교섭단체를 탈퇴했다. 이후 이들은 의장선거에서 당론을 어기고 박종권 새누리당 의원 손을 들어주었다.

박종권 의원은 선거에서 34표 가운데 19표를 얻어 의장으로 당선됐다. 새누리당 16표에 새정치 3표가 가세한 결과였다. 그러자 새정치연합 소속 시의원들은 부의장 선출을 거부하고 자리를 떴다. 이어진 부의장 선거에는 새누리당 의원 16명과 새정치 4선 의원 3명만이 참석했고, 새정치 소속인 김유석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한편 성남시의회 상임위원장 선거는 파행으로 끝났다. 8일 열린 성남시의회 임시회에서 7명의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선출에 불만을 품은 새정치 소속 시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개회 10분 만에 정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성남시의회는 제대로 된 회의를 열지 못한 채 9일로 예정된 의사일정을 넘기면서 산회하고 말았다.

7개 상임·특별위원장 가운데 행정기획·경제환경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의회운영위·예산결산특위·윤리특위위원장은 새정치 소속 의원의 몫으로 정해졌다. 도시건설·문화복지 위원장은 새정치 소속의 박문석·지관근 의원이 맡는 것으로 양당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강한구(새정치) 의원이 운영위원장이 되는 것에 대해 새누리당이 반발하면서 불거졌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강 의원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로 당적을 옮겨 출마, 당선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측은 "운영위원장을 바꾸라"고 주장했고 새정치 측은 "지방의회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문제"라며 맞섰다.

당론을 어기고 원내교섭단체를 탈퇴한 3명의 4선 의원은 현재까지는 새정치의 당적을 갖고 있다. 때문에 성남시의회에서 새정치가 다수당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이들 3명 의원의 탈퇴로 원내교섭단체 의원수가 새누리당 16석, 새정치 15석이 되면서 새정치가 제2당이 된 것이다. 이들 의원 3명은 원내교섭단체를 탈퇴하면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보장받은 셈이 되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론을 어긴 의원 3명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됐던 윤창근 의원은 지난 9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일 잘 하라고 성남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들이 제1당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를 하루아침에 날려 버렸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성남시의회 개원 이후 처음 다수당된 새정치연합, 그러나..

윤 의원은 "6대 때 새누리가 다수당이다 보니 사사건건 시장 발목을 잡아서 일하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 또 되풀이 되게 됐다"며 "그들(4선 3명)이 당적도 버리지 않은 채 새누리당과 야합했기 때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유석 부의장은 "내가 의장을 했으면 야합이지만 그렇지 않다"며 반박했다. 김 부의장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만약 (징계를 받아) 출당을 당해 무소속이 되더라도 이유 없이 시장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정당 공천을 하지 말자고 주장해 왔다"며 "당과 관계없이 시민들을 위해 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부의장은 "다수의석을 만들어 준 시민들한테는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성남시민 김아무개씨는 성남시의회의 파행에 대해 "일 잘하라고 뽑아줬더니 감투 욕심을 부리고 감정싸움을 하다가 판을 깨버렸다"며 시의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고양시의회 역시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당이었으나 의장후보 선출과 관련, 2명의 시의원이 반발, 탈당하면서 여소야대가 됐다. 그리고 선재길 새누리당 의원이 의장으로, 탈당한 이화우 의원은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용인시의회 역시 새정치연합이 14석으로 다수당이지만, 의장을 두고 새정치연합 의원 2명이 다툼이 벌여 결국 신영수 새누리당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시의원들이 시의회 의장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평의원에 비해 많은 예우를 받기 때문이다. 의장이 되면 전용차량과 넓은 집무실이 주어지고 수천만 원의 업무추진비, 수행비서, 운전기사가 제공된다. 또한 기초단체장과 맞먹는 혜택을 누리고 지역구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