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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랜베리 주스로 방광염 예방·치료 가능할까?

크랜베리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만성방광염 환자에겐 통하지 않을 수도

등록|2016.11.08 16:27 수정|2016.11.08 16:27
크랜베리 주스가 방광염 예방·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크랜베리 주스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지적이 나왔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크랜베리 주스 섭취로 방광염 예방·치료 효과를 보려면 (원액으로) 하루에 300㎖ 이상, 즉 세 잔 이상을 꾸준히 마셔야 한다"며 "국내에선 크랜베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주스로 마셔야 하는 양도 엄청나 현실적인 방광염 예방·치료법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크랜베리는 국내에서 거의 재배되지 않는 과일이어서 대부분을 미국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한국인이 크랜베리를 매일 일정량씩 꾸준히 챙겨 먹기란 쉽지 않다.

크랜베리는 주로 유럽·북아메리카에 야생하는 식물이다. 비뇨기 건강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유럽에선 오래 전부터 방광염 치료를 위한 민간요법의 하나로 크랜베리 섭취를 권장해왔다.

설령 충분한 양의 크랜베리를 꾸준히 섭취할 수 있다고 해도 크랜베리가 모든 종류의 방광염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윤 교수는 "내성(耐性)이 생기기 쉬운 세균성 감염의 경우 크랜베리의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증상이 반복되는 만성 방광염의 경우 크랜베리만 믿고 방치했다간 오히려 패혈증·신우신염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만성 방광염은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이 재발하는 것을 가리킨다. 급성 방광염과는 달리 만성 방광염은 반드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크랜베리 주스를 섭취하는 등 자연치유는 만성방광염 환자에겐 통하지 않는다.

만약 물이나 크랜베리를 믿고 적극적 치료를 하지 않으면 세균이 혈액을 타고 온 몸을 돌아다니는 패혈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세균이 신장까지 타고 올라가 신장에 염증이 생기면 소변이 방광으로 흘러내리지 못하고 고이는 신우신염이 생길 수도 있다.

윤 교수는 "요즘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많아 만성 방광염 환자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7일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크랜베리의 주성분인 프로안토시아니딘을 복용한 집단과 복용하지 않은 집단을 비교한 결과 소변의 세균 수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에 실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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