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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 먹기 힘든 아들, 드디어 만났습니다

야근을 보기 힘들었는데... 정시 퇴근으로 오랜만에 가족모임 열다

등록|2018.06.04 19:06 수정|2018.06.04 19:06
"요즘 오후 6시면 '칼퇴근' 해요."

아들의 그 말에 모두 아들을 쳐다봤다. 온 시구들은 그 말이 무척 반가웠다.

"어 진짜? 언제부터?"
"20일 전부터인가? 아무튼 요새 6시면 퇴근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오너가~"

지난 일요일 가족들과 예정에 없던 점심 식사를 했다. 아들네 식구가 먼저 저녁을 먹자고 했다. 오는 것은 좋은데 먹을 것이 마땅치 않다고 하자, 삼겹살을 사가지고 온다고 한다.

아마도 손자를 데리고 음식점 가는 것이 번거로워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손자를 데리고 음식점에 갔더니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부산스러웠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집에서 느긋하게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오랜만에 딸과 사위, 아들과 며느리, 손자 3명 그리고 우리 부부가 모두 모였다.

아이들이 준비해온 삼겹살을 구워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다 아들 몸매 이야기가 시작됐다. 지난번보다 배가 더 나온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서 내가 "아들 요즘 운동(수영) 안 해?" 물었다.

"어? 나 요즘 운동 잘 하고 있는데." 
"뭐, 한 달에 두세 번? 아님 일주일에 한 번?"

▲ 가족모임이 끝나고 제 집으로 돌아가는 아들네 식구를 보니 한결 편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 unsplash


아들은 수영장 회원권을 끊어도 가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다. 마지막 강습이 밤 9시에 있는데 그보다 더 늦게 퇴근하니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늦게 퇴근해 집에 오는 것도 바쁘니 말이다. 거기에 늦게 밥을 먹고 바로 자니 살이 찌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아들이 요즘은 오후 6시에 정시 퇴근해서 수영 강습을 거의 빼먹지 않는단다. 듣던 중 반가운 일이다.

아들의 야근은 결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아주 오래된 일이다. 가족들과 저녁 모임이 있을 때도 약속을 지키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저녁 약속은 대부분 아들 일정을 중심으로 잡곤 했었다. 어쩌다 아들이 일찍 올 것 같다는 날에 약속을 잡으면 그날 역시 늦게 들어와서 아들 없이 가족모임을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언젠가 아들 식구와 저녁식사를 먹기로 한 날이 있었는데 아들이 퇴근을 못해 결국엔 먹지 못했다. "그럼 그렇지" 하며 많은 아쉬움이 남기도 했었다. 딸과 사위도  아들과 5분 거리에 살지만 아들이 워낙 늦게 퇴근하니 맥주 한잔도 못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가족모임이 끝나고 제 집으로 돌아가는 아들네 식구를 보니 한결 편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이제는 아들이 새벽에 일찍 나가고 늦게 퇴근해 고단해서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특히 눈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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