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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작드라마, '임진년의 심마니들'에 대한 왜곡보도

[주장] 엔딩크레딧 등 변화 짚는 언론들 있지만, 이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노출해

등록|2018.07.26 16:55 수정|2018.07.27 09:14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의 판문점선언은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어 나가고 있다. 이명박-박근혜정권 이전의 남북관계로 복원하는 것은 물론 그보다 훨씬 폭넓은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일어날 것이며, 그 깊이 역시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를 것이라 예측된다. 하지만 이처럼 격변하는 남북관계를 앞두고도 우리는 여전히 '완벽한 북맹'이라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분단이래 북에 대한 정보는 철저히 차단되었을 뿐만 아니라 강고한 반공정책 속에서 정부에 의해 주어지는 북한소식만을 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세뇌교육을 당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완벽한 자유왕래를 통해 간섭자 없이 순수한 북한 사회를 자신의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하는 것이 제일 빠를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남북관계의 진척과 제도적 준비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통한 대북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접촉이다. 왜냐하면 국가보안법이야 말로 북맹의 근본원인이기 때문이다.

'피노키오의 코' 처럼 거짓말이란 태생적으로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어느 순간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의 거짓말 천지에 빠지고 만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대한민국이란 국가' 역시 하나의 유기체로서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하였다. 지난 70년간 대북정보를 완벽히 차단하고 정부가 발표하는 북한소식만 전해지면서 우리 사회는 이제 무엇이 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거짓말 천지에 빠져 있다. 피노키오의 코처럼 거짓말로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 이 같은 현실에서 웬만한 전문가들 역시 자신의 말하고 있는 북한소식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른 채 지배세력의 반공을 선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3일 보도된 <연합뉴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의 북한 관련 기사를 통해서 이를 알 수 있다.

북한 TV, 새 연속극 '임진년의 심마니들' 방영북한 조선중앙TV는 22일 새로 제작한 주말 연속극 '임진년의 심마니들'을 방영했다. 사진은 새 연속극의 제목이 등장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연합뉴스


▲ 포털사이트에서 <임진년의 심마니들>을 검색했을 경우 디스플레이되는 언론사의 보도기사들 ⓒ 유영호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새로 제작한 7부작 텔레비전연속극 <임진년 심마니들>(아래 임진년) 가운데 제1부를 지난 22일 방영하였다. 이에 바로 다음 날 <연합뉴스>는 새로 방영된 이 작품을 소개하며 소위 엔딩크레딧 노출 위치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아래와 같이 보도 했다.

"우선 이번 연속극에서는 마지막에 후원기관의 이름이 등장했다. 이 연속극의 후원사는 조선장수무역회사와 평양외국어대학이었다. 이들 기관이 구체적으로 이번 드라마 제작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 작품의 해외 판매를 목적으로 무역회사나 자막 입력, 더빙 등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국어대학이 후원자로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번 연속극은 과거와 달리 연출을 비롯한 주요 스텝과 주연배우들의 이름이 맨 앞에 등장하는 점이 특징이었다. 스토리 전개에 앞서 연출가와 주연배우의 이름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한국 등 외국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중략)

이는 과거 북한의 연속극들에서 제목이 가장 먼저 나오고 연속극이 끝난 뒤에야 연출가, 작가, 주연배우 등의 이름들이 등장했던 것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드라마가 끝나자 TV 화면에는 다음 부의 주요 장면들이 나타났고, 오른쪽 부분에는 조연 배우와 기타 스텝들의 이름이 차례로 등장했다. 이러한 형식도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닮았다.

북한이 이번 연속극의 형식을 다른 나라의 드라마와 비슷하게 바꾼 것도 상업화를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보도에서 제작방식이 변했다는 '객관적 팩트'와 이는 상업화를 염두에 두었다는 '주관적 분석' 에서 팩트가 틀렸다면, 분석 역시 이와 달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기사가 전하는 보도내용을 좀 더 깊이 살펴보도록 하자.

제작진 및 주연배우 이름의 노출 위치

<연합뉴스> 기사에서 주장하는 '북한 드라마에서의 제작진과 배우들의 이름(아래 엔딩크레딧)이 노출되는 위치의 변화'는 아래의 표와 같다.

▲ <연합뉴스> 기사를 기준으로 한 <임진년 심마니들> 전후의 엔딩크레딧 노출 위치의 변화 ⓒ 유영호


물론 북한의 영화나 드라마는 거의 대부분이 영화(드라마)가 끝날 때서야 엔딩크레딧이 노출된다. 하지만 모든 작품이 그런 것은 아니다. 전수 조사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래의 표2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연합뉴스>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뿐만 아니라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엔딩크레딧이 노출되는 위치와 그 범위 역시 특정한 원칙이 없음을 알 수 있다.

▲ 엔딩크레딧이 영화(드라마) 시작점과 말미로 분산되어 노출된 작품들(노출 순서 별로 표기했음) ⓒ 유영호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1979년부터 3년간 총 20부작으로 제작된 다부작예술영화 <이름없는 영웅들>은 처음에는 엔딩크레딧이 아예 노출되지 않게 창작되다가 10부와 11부에서는 노출시켰다. 그것도 10부에서는 영화가 시작되면서 제작자 및 출연배우 모두를 노출시켰고, 11부에서는 영화가 끝날 때서야 노출시켰다. 하지만 12부부터 다시금 엔딩크레딧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그야말로 자유주의 국가의 제작방식보다 더 자유주의적이라 할 만큼 무원칙함을 알 수 있다.

▲ 텔레비죤련속극 <방탄벽>(2015, 14부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작은 박스를 통해 다음 편의 예고편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 ⓒ 유영호


한편 연속극일 경우 그 다음 회의 예고편을 보여주는 것 역시 <임진년의 심마니들>이 처음이 아니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 위 이미지에서 알수 있는 바와 같이 이미 2015년 제작된 14부작 <방탄벽>에서도 사용하였던 제작 방식이다.

무역회사와 외국어대학의 후원이 상업화의 징조?

또한 <임진년 심마니들>의 후원집단이 '평양외국어대학'과 '조선장수무역회사'인 것에 대하여 언론사들은 이는 곧 이 드라마에 대한 외국어 자막 입력이나 더빙을 염두해 둔 것이며, 이후 해외 판매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필자는 이 드라마가 영어자막이나 더빙을 통해 해외에 판매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미 2012년 23부작으로 제작된 임진왜란 시기 의로운 기생의 삶을 그린 <계월향> 역시 그 후원집단 가운데 하나가 평양외국어대학이다. 뿐만 아니라 그 후원집단과 관계없이 이곳에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이미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는 영어자막이 제공되고 있다.

▲ 영어자막이 제공되고 있는 <음악가 정률성>(1991, 위)과 <온달전>(1986, 아래) ⓒ 유영호


위에 위치한 예술영화 <음악가 정률성>은 그 후원집단이 '선봉군 종합농장경영위원회', '해주시 행정 및 경제지도위원회', '평양개차승무대' 등이며, 그 아래 <온달전>은 아무런 후원집단이 없음에도 영어자막이 제공되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는 더 이상 위와 같이 주관적인 글들은 사라져야 한다. 4.27 판문점선언 이후 새로운 통일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현시기에 더 이상 이처럼 팩트체크도 안 한 채 기자의 주관적 희망을 기사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이 같은 기사가 우리의 북맹 탈출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레드컴플렉스 속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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