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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문제, 일단 크레파스를 꺼내보자

[52권 자기 혁명] 드니 르보 '생각 정리의 기술'

등록|2018.07.31 10:26 수정|2018.07.31 10:26
1년 52주 동안, 주당 한 권의 책을 읽고, 책 하나당 하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52권 자기 혁명'을 제안한다. 1년 뒤에는 52개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 기자말

▲ 내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정리한 마인드맵. 이름은 가명을 사용했다. ⓒ 이용준


메모를 하는 이유는 뇌를 쉬게 하기 위해서이고, 뇌에게 더 쓸모 있는 일을 맡기기 위해서다. 쉽게 접근 가능하면서도 생산성에 도움이 되는 메모 도구, '마인드맵'을 소개한다.

마인드맵은 토니 부잔(Tony Buzan)이 개발한 아이디어 도구이다. 토니 부잔이 체계화하기는 했지만, 대단히 새로운 어떤 것은 아니다. 어느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조직도나, 생물의 계통 또는 왕조의 계보를 표현하는 체계도, 경영학에서 쓰이는 피시본 차트(fishbone chart) 등과 기본적으로 같다. 그냥 상위개념에서 하위개념이 가지 쳐 나가는 것을 그리되, 최상위개념을 화면 정중앙에 위치시키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어떤 메모라도 기억과 정리에 도움이 되지만, 체계적인 메모라면 더 좋을 것이다. 체계적 메모 방법으로써 마인드맵이 우월한 점은 무엇일까? 마인드맵을 몇 년간 써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마인드맵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 페이지에 모든 것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이는 '빠뜨리지 않고 모든 요소 나열하기(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 MECE)' 원칙에 맞추어 메모하기에 좋다. 하지만 한 페이지에 모든 정보를 표시하는 형식이 마인드맵뿐은 아니다.

두 번째 장점은 체계를 지키면서도 자유롭다는 점이다. 줄과 간격을 맞추어야 할 분위기인 체계도나 피시본 차트와는 달리, 마인드맵은 비뚤비뚤하게 그리는 것이 기본이다. 게다가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점 역시 마인드맵의 자유도를 높인다. 자유로운 형식이라서 메모할 때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장점은 아주 널리 쓰이는 형식이라는 점이다. 마인드맵은 세상에 데뷔한 지도 꽤 되었고, 컴퓨터나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앱이 나와 있다. 마인드맵을 설명하는 책 역시 많다. 그래서 선배들의 조언을 취사선택하면서 자신에게 맞게 활용할 수 있다.

마인드맵의 기본은, 가운데 주제를 쓰고, 하나씩 가지치기를 하면서 연관된 아이디어를 메모해 가는 것이다.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시작해볼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드니 르보의 <생각정리의 기술>이란 친절한 참고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생각정리의 기술

▲ <생각정리의 기술> 표지 ⓒ 지형


<생각정리의 기술>은 마인드맵을 처음 접했을 때 막막한 기분을 헤아려 준다. 마인드맵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기본규칙은 다음과 같다. 종이는 가로를 넓게 놓고 쓴다. 가급적 아무런 인쇄도 되어 있지 않은 빈 종이가 좋다. 중심 키워드에는 이미지나 다양한 색깔을 사용하면 좋다. 가지를 칠 때는 사이에 공간을 적절히 두고 시원하게 배치한다.

항목들은 문장이 아닌 단어를 쓰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마인드맵에서 단어는 이미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글자는 큼직하게 쓴다. 단순하지만 눈에 띄는 이미지를 많이 사용한다.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지만, 색깔과 음영을 활용해서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한쪽 구석에 마치 낙관을 찍듯이 날짜와 설명을 간략하게 적어 넣으면, 정리도 쉬워지고, 나중에 참조하기 좋다. 일단 생각이 마구 떠오른다면, 일단 단어들로 가지를 채우고 이미지는 나중에 추가한다. 잘 작성된 마인드맵 예제를 보고 연습하는 것도 좋고, 미술수업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드니 르보는 조언한다. 마인드맵을 위해 미술수업을 받는 것은 주객전도가 아닌가 생각도 되지만, 뭐든 배우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나쁘지 않은 조언이다.

마인드맵 작성 6단계가 다음에 소개되는데, 작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책의 나머지는 마인드맵 실전사례 모음이라고 보면 된다. 목표 설정, 의사결정, 회의 진행, 프로젝트 관리 등이 나온다. 필요에 따라 골라 읽으면 되는 부분이지만, 목표 설정과 의사결정에 관한 챕터는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마인드맵을 컴퓨터로 만드는 방법도 나와 있는데, 마인드맵 소프트웨어는 언제나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찾도록 노력하자. 나는 개인적으로 Mind Maple을 활용하고 있다. Mind Maple Lite는 무료로 제공되는 버전인데, 다른 무료 마인드맵 소프트웨어보다 풍부한 기능을 제공한다.

Mind Maple도 처음에는 무료 버전만 존재했었는데, 어느새 유료 버전이 출시되고, 무료 버전에서 일부 기능이 빠졌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사용할 소프트웨어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마인드맵으로 인한 부가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유료 소프트웨어를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구글 검색을 통해 어떤 소프트웨어가 좋을지 정보를 모아보자. CNET에는 다양한 마인드맵 소프트웨어에 관한 리뷰가 실려 있고, 다운로드 페이지로의 링크도 마련되어 있다.

각 챕터를 요약해 놓은 마인드맵과 책 뒤쪽에 실려있는 예제들은 꼭 한 번 살펴보자. 마인드맵이 훨씬 더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마인드맵은 도구일 뿐이다

▲ 피시본 차트 ⓒ 오피스튜터


우리집 창고방에는 실내용 자전거가 방치되어 있다.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생각으로 거금을 투자해서 구입했지만, 금방 손에서 멀어졌고, 어느새 창고로 들어갔다.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마인드맵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은 운동기구를 구입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실제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독서는 시간 낭비로 끝날 수도 있다.

마인드맵을 메모에 활용해 보자. 회의 중 메모를 마인드맵으로 해보면, 지루한 회의 시간이 조금은 더 견딜만해 진다. 독서 내용 정리, 아이디어 발굴, 주요 뉴스 메모 등에도 마인드맵을 쓸 수 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마인드맵을 정리, 보관할 때 사용한다. 작성한 모든 마인드맵을 보관할 필요는 없으므로, 컴퓨터에 저장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저장된 것들도 주기적으로 정리해서 필요 없어 보이는 것들은 지운다.

마인드맵은 일단 종이 위에 필기구로 직접 그리는 것이 좋다. 색깔을 풍부하게 활용하는 데에는 어린이용 크레파스가 큰 도움이 된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색깔이 제공된다. 손글씨로 마인드맵을 완성하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에버노트에 보관한다. 나중에 시간을 내어 보관된 마인드맵을 Mind Maple로 정리하면 된다. 이미 작성된 마인드맵을 컴퓨터로 다시 작성하는 것은 생각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된다. 보통은 마인드맵이 더 압축된다. 정리의 최고봉은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얻어갈 한 가지는 당연한 말이지만 마인드맵이라는 도구다. 마인드맵이 맞지 않는다면 다른 도구를 찾으면 된다. 생산성 향상 도구는 얼마든지 있다. 다음 몇 권의 책을 통해 생산성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더 소개하려고 한다. 손에 맞는 도구가 최고의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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