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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개혁 무풍지대인가?

[주장] 감시받지 않는 국가기구는 위험하다

등록|2018.08.17 08:06 수정|2018.08.17 11:39
엊그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고 김주중씨의 49재가 치러졌다. 2009년 6월 8일 정리해고되었던 그는 그해 파업 중이던 쌍용차 평택공장 옥상에서 경찰특공대에 집단폭행을 당하고 구속됐다. 오매불망 기다려도 끝내 오지 않았던 복직약속과 오랜 해고로 인한 빚더미 속에서 그는 결국 지난 6월27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러한 그를 비롯한 쌍용차 해고자들에 대해 경찰은 무려 17억 원의 잔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놓고 있다. 더구나 최근 공개된 문서에는 경찰이 사측과 검찰 그리고 노동부와 함께 쌍용차 노조와해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이 드러났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비롯하여 용산화재 참사사건, 세월호 유가족 미행 등 지난 시기 경찰조직에 의한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들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조직은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로 간주되는 어부지리 속에서 과거 적폐에 대한 청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되었던 경찰청장은 얼마 전 무사히 임기를 만료하였다.

박근혜 정부 때 야당의원들을 비방하는 극우 관제집회의 소란과 고함소리로 국회 앞은 매일 같이 시끄러웠다. 입만 열면 광주민주화운동을 터무니없이 비방해온 지만원도 여러 차례 국회 앞에서 소란을 피웠다. 그러나 경찰은 대부분의 경우 수수방관하면서 오히려 비호하였다. 반면, 이를테면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한 1인 시위 등 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 일체의 움직임에는 추상같은 이중 잣대를 적용해 체포했다. 하지만 여태껏 이러한 경찰의 과거 행태에 대해 경찰 측의 반성하는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2016년 12월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당시 시민들이 국회 앞에 운집했을 때도 경찰 측은 한사코 국회의사당으로부터 100m 이내 집회 금지를 내세우며 시민들을 길건너편으로 밀어붙였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서도 경찰 측은 일언반구의 성찰이 없다.

경비업무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친환경적인 도보순찰을

지금 국회 주변에는 지휘차량까지 포함하면 거의 열 대나 되는 경찰차량이 배치되어 365일 24시간 이 폭염 속에서 뜨거운 열기와 배기가스를 내뿜고 있다. 심지어 화장실용 경찰차량까지 따로 배치하고 있다.

과연 그 정도로 국회 주변이 비상상황인 것인가? 상식적인 눈으로 볼 때, 국회 주변은 그저 일상적이기만 하고, 혹시 집회가 열린다고 해도 모두 소규모인데다가 매우 평화적인 모임이다. 대부분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든 호소해보려는 노력이거나 홍보 차원의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경찰은 계속 그 많은 경찰차량을 유지하려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시민의 권리를 억압하는 권력의 욕구가 강하면 강할수록 경찰의 경비업무는 강화된다. 경찰차량을 이용한 대표적인 경비 방식은 이명박 정권 시기 촛불집회를 막아섰던 '명박산성'이란 차벽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박근혜 시기까지 경찰 경비조직은 계속 팽창되었다. 그러면서 경비업무에 높은 업무평점이 주어져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철성 전 경찰청장 역시 '경비통'이었다. 이렇게 팽창된 경비업무의 행태는 시대와 상황이 완전히 바뀐 지금에도 거의 아무런 변화 없이 계속 작동되고 있다.

진정으로 경찰 측이 여전히 그토록 경비업무를 중시한다면, 전통적인 도보순찰 방식으로 실행하라. 그것이 화장실 차량까지 포함해 많은 경찰차량으로 365일 도로를 점령하고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그리고 이 폭염에도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시민의 삶의 조건을 악화시키는 지금의 방식보다는 훨씬 나은 방식이다.

우리는 지금 법원행정처나 기무사 등 견제되지 않은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로 전락해갔는지를 여실히 목격하고 있다. 최근 정보경찰 조직이 박근혜 시기 청와대에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박근혜 정권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이었던 그것은 시민에 대한 과도한 정보수집과 사찰을 수반한 것이기도 했다.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에서 이미 수사권을 보유하게 된 경찰이 광범위한 정보수집 권한까지 보유하게 되는 것은 '공룡 경찰' 혹은 '정치경찰'의 위험성이 크다. 수사권과 정보수집권을 보유했던 국정원이 무단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을 사찰했던 과거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이는 전혀 바람직하지 못하다.

경찰은 현재와 같은 중앙 일점통제식의 거대한 단일 매머드 조직 형태를 지양하고, 진정한 의미의 자치경찰제로의 전환 등 분권화와 분절화를 지향해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영국의 경찰비리민원조사위원회(IPCC)처럼 시민들이 경찰 조직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확고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경찰이 잘 보여야 할 곳은 권력이 아니라 바로 시민이다. 그리하여 경찰은 자기조직의 이익과 시각이 아니라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인권과 치안 보장 그리고 환경 보호를 최우선적 업무로 설정해야 한다. 그 길이 오늘 새로운 시대가 경찰에게 명령하는 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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