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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 4개국 요리 배우며 미래의 CEO 꿈꾼다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국가별 테마요리 아이템 선정해 취·창업 도와

등록|2018.08.31 20:59 수정|2018.08.31 21:00

"요리도 배우고 희망도 자라고"중국, 필리핀, 라오스, 태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들은 지난 4월부터 국가별 테마요리 아이템을 선정해 요리를 배우고 레시피를 완성하며 취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 김영의


더위가 아직은 거친 숨을 내쉬게 하는 지난 8월 30일, 경기도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조리실은 요리를 준비하는 이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육수를 끓이느라 조리실은 뜨거운 기운이 가득했지만, 재료를 다듬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하다.

사진 촬영을 하며 "덥지 않냐?"고 묻는 기자 질문에 "덥긴 한데 재미있다"라며 서로 역할을 나눠 분주하게 움직였다.

"외국 분들은 한국에 오면 요리문화를 가장 어려워 해요. 지난 4월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요리를 배우면서 가족들에게 인정도 받고 자존감도 높아졌어요."

'결혼이주여성 다요리 창업지원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김애리 강사는 "4월부터 매주 2회씩 수업이 이뤄져 힘들 만도 한데 다들 열심히 하고 계셔서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요리 배우며 자신감이 커졌어요"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국가별 테마요리 아이템을 선정해 레시피 작성과 시장 조사 등을 통해 창업 또는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김영의


현재 중국, 라오스, 태국, 필리핀 출신 8명의 수강생은 김애리 강사와 함께 자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요리도 함께 배우며 자체적인 레시피를 연구하고 있다. 짜조, 쌀국수 등 판매할 수 있는 1차 레시피가 완성됐으며, 이에 앞서 안산역, 고잔동, 인천 등 이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방문해 시장 조사도 마쳤다.

"고객들이 원하는 맛을 찾기 위해 1차 완성된 레시피로 안산다가 직원 등에게 2가지 요리를 돌아가며 시식 평가를 받고 있어요. 30~40인분씩 준비해 내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수강생들도 자신감이 커졌어요."

교육 초기에는 국가별 테마요리 아이템을 선정해 국가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 나라당 2개씩 총 10개의 요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성이 있는 요리를 선정해 5개만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계량컵 등을 이용해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도록 레시피를 만들었어요. 맛을 내기 위해 시식도, 연구도 많이 했어요."

시행착오도 여러 번 겪었지만, 시스템을 만들어 자국 요리가 아니어도 수강생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게 했다. 한국어가 서툰 결혼이주여성들이 활용할 수 있게 맛 평가지도 만들어 매번 요리할 때마다 맛을 보고 보완할 점을 찾을 수 있게 했다. 또 원가와 단가에 맞추어 적정가격과 재료를 정하고 5번에 걸쳐 레시피도 완성했으며 영업마케팅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가족들에게 인정 받으며 자존감 높아졌죠"현재 중국, 라오스, 태국, 필리핀 출신 8명의 수강생은 김애리 강사와 함께 자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요리도 함께 배우며 자체적인 레시피를 연구하고 있다. 사진은 김애리 강사. ⓒ 김영의


김애리 강사는 "한국말이 서툴러 처음에 걱정도 했지만, 단합도 잘되고 자신감이 커져 얼굴이 많이 밝아진 것이 무엇보다 좋다"며 "수강생들의 요리실력이 늘면서 9월부터는 퓨전 한식 요리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혼이주여성 다요리 창업지원과정' 수강생인 김혜순(중국)씨는 "언어도 어렵고 여러 나라 친구들이 함께하는 수업이라 소통도 힘들었는데 서로 자기 나라 향신료 등과 요리를 알려주고 요리를 완성해 가는 과정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 "처음엔 다른 나라 음식이 입에 안 맞았는데 여러 번 하다 보니 나와 우리 가족 모두 맛있다고 이야기한다"라며 "집 식구처럼, 자매처럼 서로 도와가며 즐겁게 하고 있다"라고 했다.

친다봉(라오스)씨는 "요리가 힘들지만 재미있고 좋다"며 "요리 후 조금씩 포장해 가는데 남편과 아이들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결혼이주여성 다요리 창업지원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별 테마요리 아이템을 선정해 레시피 작성과 시장 조사 등을 통해 창업 또는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덧붙이는 글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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