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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오아시스, 그곳에 답이 있더라

생태계 보전, 환경 정화, 교육 삼박자 갖춰... 대전 서남부 호수공원도 닮길

등록|2018.09.01 12:11 수정|2018.09.03 14:33
영국 런던의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습지센터가 있다. 런던습지센터다. 이곳은 세계 최대 습지보전단체인 WWT(The Wild fowl &Wetland Trust)가 운영하는 곳으로, 영국의 9개 습지 가운데 하나다. 본래 상수도 공급을 위해 마련했던 인공저수지를 습지로 복원한 곳이다.

지난 8월 21일 이 런던습지센터를 방문했다. 현장을 안내한 닉 올리버 설명에 따르면, 이곳이 저수지로서 용도가 사라진 1993년 즈음부터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WWT가 습지공원 조성을 제안했고, 1995년 첫 삽을 떴다. 사업비용은 한화로 약 225억 원이 쓰였는데 일부는 주택개발이익으로, 일부는 시민모금으로 재원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후 30만 수의 식물과 3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식재해 습지를 조성, 2005년 5월 개장했다.

런던 습지센터의 모습. ⓒ 이경호


이곳에는 현재 조류가 150종 이상 서식 중이며 멸종위기종 복원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갈색제비 복원과 네네라고 불리는 하와이기러기 복원 등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런던습지센터는 복원을 진행하는 공간과 완전한 자연의 공간을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다(관련 기사 : [사진] 멸종위기종 하와이 기러기를 만나다).

런던습지센터에는 30가지 콘셉트의 습지가 조성돼 조류와 생물의 다양성이 매우 높다. 방문 당시에도 큰흰죽지, 제비갈매기, 캐나다기러기, 물닭 등 다양한 조류의 서식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습지센터의 큰흰죽지. ⓒ 이경호


런던 금싸라기땅에 조성된 습지센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조성된 런던습지센터의 위치다. 지도상으로 보면 런던의 한가운데에 있고 템스강을 끼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강남의 금싸라기 땅에 조성된 것이다. 주택비가 비싼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습지센터 구글 지도. ⓒ 이경호


이렇게 복원된 습지센터는 런던의 오아시스라고 불린다. 습지가 도시의 온도조절기능과 생태계 보전기능, 수질정화기능, 도시먼지를 흡수하는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선 자연스럽게 환경교육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런던의 학생들이 찾아와 습지와 생태계를 체득하는 체험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뿐만 아니라 가족들끼리 산책하고 휴식하는 공간으로 습지센터가 활용되고 있는 것을 부러울 따름이다. 또 습지센터에는 새를 가깝게 볼 수 있는 탐조대, 멀리서 관찰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습지센터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이경호


런던습지센터는 주택 임대수입과 자원봉사자 200명의 도움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이렇게 운영 중인 모습을 보니 대전에서 서남부 호수공원이 생각났다. 호수공원의 미래가 런던습지센터가 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게 된 것이다. 호수공원의 미래를 만난 느낌이었다.

런던습지센터와 마찬가지로 서남부 호수공원의 위치는 대전의 한복판이다. 일부 주택을 만들고 대규모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은 런던의 습지센터와 닮았다. 또한 갑천이라는 강을 끼고 있다는 점 또한 같다. 하지만 세종이나 일산의 호수공원처럼 대규모 호수만 만든다면 런던의 습지센터는 상상할 수 없게 된다.

일산 말고 런던처럼... 우리도 해봅시다

호수공원 예정부지의 모습(비닐하우스가 있는 농경지가 예정부이지다). ⓒ 이경호


서남부 호수공원은 현재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여 방향을 논의 중이다. 런던습지센터는 우리의 방향을 설정하는 매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물만 가두는 저수지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습지와 생명이 공존하고, 이를 교육장과 휴식처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서남부 호수공원 예정부지 택지계획`. ⓒ 이경호


서남부 호수공원 예정부지에 습지가 조성되고 갑천과 생태계가 연결된다면, 이곳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런던습지센터의 모델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센트럴파크로 대표되는 도시녹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 바로 습지센터였다.

런던습지센터에서 민관이 협의해 습지를 조성·운영하고, 이곳을 시민들의 교육·휴식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엿보았다. 이런 가능성은 꿈이 아니다.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패러다임을 바꿔 계획한다면 대한민국의 선진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런 꿈이 현실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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