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시민은 기자다

1월부터 오늘도... 매일 그가 KDI 정문 앞에 서는 이유

[인터뷰] 원직복직 요구하는 해고자 임학수씨

등록|2018.09.04 17:43 수정|2018.09.04 18:35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첫 행보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여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약속했다.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고용불안과 낮은 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고, 공공부문부터 정규직화를 통하여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약속은 800만 명을 넘어 이제 1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한 줄 희망이 됐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 각종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원청의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를 통한 고용 방식, 무기계약직 등으로 고용안정만을 보장하는 경우, 상시적인 업무임에도 전환심의위원회에서 제외되는 경우 등 많은 혼란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공공부문의 대부분 사업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여명 해고!용역회사를 통한 해고라지만 4년여만에 20여명이 해고된 상황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 김병준


하지만, 이러한 시대에 역행하여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지속적으로 해고하는 공공부문 연구원이 있다. 이에 맞서 8개월 넘는 시간 동안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노동자가 있다.

용역업체 소속으로 한국개발연구원(아래 KDI)에 파견된 형태(간접고용)로 일하던 청소노동자 임학수씨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저녁으로 KDI 정문 인근에서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임학수씨는 "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해고되었다"며 "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가 분명하게 (계약서에) 명문화되어 있음에도 새로 바뀐 용역회사는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면접을 보더니,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고 설명한다. 용역계약에 '고용승계'가 계약조건으로 명문화되어 있음에도 고용이 승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KDI 해고노동자 임학수 씨8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매일 아침 저녁으로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 김병준


"형식적인 면접을 통하여 계약을 거부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작 5분 정도의 면접으로 내가 저성과자라고, 복장이 불량하다고 계약 연장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는 건지..."

계약 연장 거부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그의 눈빛이 흔들린다.

"너무 억울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가 없어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여기 정문에 나와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8개월이 넘는 긴 시간을 투쟁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억울함'이라는 그의 말이 이 땅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이현태 지회장(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세종일반지부 KDI지회)은 "국무총리실 산하의 국책연구원이면 국가 정책에 앞장서야 하는데 KDI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시대'에) 비정규직을 해고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조차 시작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어 "용역업체의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이후에 비정규직을 전환하겠다고 한다"며 "비정규직의 아픔과 설움을 모르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해고는 살인이다노동조합 활동을 함께하는 다른 사업장의 동료들이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 ⓒ 김병준


김호경 지부장(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세종일반지부)은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KDI에서 간접고용 노동자로 일하던 비정규직 20여 명 이상이 해고됐다"며 "비자발적 '자진 퇴사'를 포함하면 25명"이라고 했다. 그는 "통상 용역회사는 1~3년의 짧은 기간 업무를 수행하는 관계로 기존의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마련인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라며 "작년부터 부당해고 반대 투쟁을 진행한 이후 더 이상의 해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전까지 (KDI가) 무분별하게 해고(계약해지)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 원장 면담을 통하여 현 원장 취임 이전에 발생한 사안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할 것 ▲ 감사실을 통한 진상조사를 약속했으나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진상조사로 해고자의 명예를 회복할 것 ▲ 정원이 45명인 사업장에서 4년간 20여 명이 집단해고된 사안이므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노동과세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