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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채널A '탈원전 일자리 1만명 실직' 보도의 진실

등록|2018.09.05 14:32 수정|2018.09.05 17:36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탈원전 정책'을 비판해 온 조선일보가 지난 1일 또 '탈원전'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번엔 '탈원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프레임인데요. 조선일보 <"원전인력 1만명이 일자리 잃는다">(9/1 최현묵 기자 https://bit.ly/2oxXIuL)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30년까지 원전 산업 인력 약 1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원전 업체들의 '이탈'로 원전 안전도 위협받는다는 정부 용역 보고서가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내용을 TV조선과 채널A의 저녁종합뉴스도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 이번에도 왜곡된 근거로 탈원전을 비방하는 내용에 불과했습니다. 

'원전 관련 일자리 감소'가 '안전성 위험'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 TV조선

먼저 TV조선의 보도부터 살펴보죠. TV조선 <"원전 수출 없을 땐 12년 뒤 1만 2천 명 실직">(9/1 주원진 기자 https://bit.ly/2oynwqx)은 시작부터 이상묵 앵커가 "앞으로 추가적인 원전 수주가 없다면 1만명의 원전관련 인력이 일자리를 잃게 될거란 보고서가 나왔"다며 "예측대로면 2030년까지 원전업계 종사자 4명 중 1명은 실직"한다고 해당 보고서를 해석했습니다.

주원진 기자는 리포트에서 "올해 원전산업 인력은 3만 8800명.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시장 인력수요가 감소'하면 2030년에는 3만명 밑으로 줄게된다", "보고서는 '1~2건의 해외원전 수주로도 인력 수요 감소를 완화하기는 어렵다'며 2030년까지 원전산업 인력 4명 중 1명이 잃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TV조선이 이처럼 인력 감축을 우려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TV조선의 이러한 우려는 "국내 원전 관련 업체가 시장을 이탈하면 원전 운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딜로이트가 설문 조사한 결과 원전 사업 유지 뜻을 밝힌 국내 업체는 보조 기기 분야 33% 시공 분야 27% 예비품 분야 17%에 불과했다"는 통계를 근거로 삼기도 했죠. '탈원전→업계 인력 감소→원전 운영 불안'이라는 논리로 공포를 부추긴 겁니다. 
 
 

▲ ‘2030년 원전산업 인력 1만 명 감소’ 비판한 TV조선 <뉴스9>(9/1) ⓒ TV조선


이후 TV조선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서 원전 생태계의 완전 붕괴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지금이라도 탈원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하는 것이…"라는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의 일방적 주장을 음성과 자막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는데요.

보도말미에 와서야 "산업부 관계자는 '보고서는 해외 원전수주나 정부의 지원책이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이라며 '정부 지원을 통해 원전 생태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며 짧게 소개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원전 운영 불안'이라는 엄청난 의혹을 제기해놓고, 그에 대한 정부 측 반론은 사실상 보장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탈원전 정책'이 '국민 부담'이 될 것이라 예측한 채널A

채널A <"탈원전… 일자리 1만 개 사라진다">(9/1 김지환 기자 https://bit.ly/2wLAy83)도 똑같습니다. 차지완 앵커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30년까지 원전 분야의 산업 인력 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전망이 나왔"다며 조선일보 보도를 전했고 "탈원전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 ‘탈원전 정책’이 ‘1만 명 실직’시킨다고 주장한 채널A <뉴스A>(9/1) ⓒ 채널A


보도 내용이 TV조선과 비슷한 와중에 채널A는 원전용 부품업체 대표 A씨의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는 거의 없다고 봐야…. 투자한 건 어디서 뽑습니까? 300~400억 원 투자했죠"라는 인터뷰도 덧붙여 '원전 업계 일자리 위기'를 더 부각했습니다. 또한 "기획재정부는 올해 한국전력은 4480억 원, 한국수력원자력은 무려 1조 2천억 원의 적자를 낼 걸로 전망했다", "4년 뒤에는 부채비율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탈원전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공기업의 부채 위기도 거론했습니다. 

채널A 역시 반론 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요. 보도 말미에 "정부는 이에 대해 한전의 적자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상승의 영향이라고 반박했다"고만 소개했고 또 결론은 "공기업의 적자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탈원전 정책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탈원전 정책 때문에 1만 명 감소'…또 시작된 보수언론의 '짜집기 보도'

TV조선과 채널A는 모두 조선일보가 보도한 산업통상자원부의 보고서를 근거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1만 명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결론지었는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연합뉴스 <"원전인력, 수출없으면 2030년 1만2천명↓…8기 수주시 유지">(9/1 김동현 기자 https://bit.ly/2CaxS9W)에 따르면 보고서는 "탈원전으로 향후 원전 수가 감소하면 원전시장이 축소되고 업체들이 원전산업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인력증감을 예측하기 위해 원전 수출을 4가지의 상황으로 가정했는데요. 실제 가장 긍정적인 상황인 "사우디, 영국에 체코와 폴란드에서 각 (원전) 2기를 수주하는 시나리오 4"를 제외한 세 가지 상황에서는 2030년에는 3만 명 이하의 인력 규모가 예측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1만 명의 인력 감소가 예상된 것이죠.

하지만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은 이 예측 뒤에 언급된 부분입니다. 보고서에서는 "현재 수준의 신규 채용을 유지하고 정년퇴직 등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인력을 고려하면 탈원전 영향 없이도 올해 3만 8천 400명인 원전산업 종사자가 2030년 3만 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즉, 보수언론이 지적한 '1만 명 인력감소'가 탈원전 정책이 없어도 벌어질 것이라 예측한 것이죠. 조선일보‧TV조선‧채널A는 해당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 내용은 쏙 빼고 '탈원전 정책 때문에 1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왜곡한 겁니다. 

'일자리 감소에 따른 안전 위험성'도 과도한 해석

조선일보와 TV조선의 경우 왜곡한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원전 인력 감소가 안전 위협으로 이어진다'는 결론까지 나아갔죠. 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로 TV조선은 "딜로이트가 설문 조사한 결과 원전 사업 유지 뜻을 밝힌 국내 업체는 보조 기기 분야 33% 시공 분야 27% 예비품 분야 17%에 불과했다"는 통계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 역시 입맛에 맞게 '취사 선택'한 것입니다. 이 내용이 실제 보고서에 실린 통계인 것은 맞지만 통계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보고서는 "원전 관련 설계, 시공, 보조기기, 예비품, 정비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원전산업 이탈 의향을 조사"했고, 그 결과 "원전산업을 유지하겠다는 답은 설계 0%, 시공 27%, 보조기기 33%, 예비품 17%, 정비서비스 25%"로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TV조선이 보도에서 '정비서비스 분야 25%'를 누락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원전 산업 이탈 의향'에서는 "설계 9%, 나머지 분야 0%"였습니다. 나머지 분야의 기업들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거나 응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정비 서비스 분야에서 이미 25%가 '사업 유지' 의향을 밝혔고, 아직 기업들이 원전 산업 이탈 여부를 완전히 결정짓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상의 위협은 속단할 수 없는 것이죠.

물론 보고서에서는 "원전 안전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자재·서비스 분야 기업과 원전 수출 관련 기업들을 선별해 지원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원전 산업의 인력감소가 안전성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 것입니다. 이에 산업부는 이미 지난 6월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원전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확대하고 원전 안전운영과 생태계에 필요한 핵심인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대응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발표까지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조선일보‧TV조선‧채널A 보도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탈원전 정책이 공기업 망친다'는 채널A 주장도 왜곡

채널A가 독자적으로 보도한 "올해 한국전력은 4480억 원, 한국수력원자력은 무려 1조 2천억 원의 적자를 낼 걸로 전망했다", "4년 뒤에는 부채비율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탈원전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내용은 어떨까요. 이 역시 과장입니다. 

한겨레 <한수원 적자는 월성1호기 폐쇄 탓?…계속가동 땐 매년 1천억원씩 손실>(8/14 https://bit.ly/2oBG0qe)는 "'탈원전 때문에 적자' 주장은 어불성설"이라 설명했습니다. 한겨레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 2268억원에도 영업외비용이 늘어 당기순손실 5482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 원인에 대해 "이번 당기순이익 적자 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월성1호기 장부가액(잔존자산 가치) 5652억원이 2분기 장부에 영업외비용으로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꼽았습니다. 쉽게 말해 월성 1호기가 폐쇄 결정되며 5652억의 적자가 한 번에 발생했다는 것이죠.

이 설명만 본다면 탈원전이 적자를 유발한 것처럼 볼 수 있지만 배경을 조금 더 살펴봐야 합니다.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 원인은 '경제성' 때문이었습니다. 한겨레는 월성 1호기를 "탈수록 수리비 등이 더 들어가고 연비도 안 좋은 노후차"에 비유했는데요. 그 이유는 "월성 1호기의 발전단가(123원/㎾h)는 전력판매단가(61원/㎾h)보다 2배 이상 비싸"고 "이 때문에 지난 10년 연평균 1036억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입니다. 즉, 전기를 만들수록 적자가 생기는 원전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정부는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와 가동 유지시 경제적 이익을 분석했고, 그 결과 조기 폐쇄가 당장의 비용은 발생하지만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로인해 한수원의 올해 적자폭이 크게 증가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채널A와 같이 '탈원전 정책이 한전과 한수원의 적자를 유발했다'는 단편적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했습니다.

조선일보‧TV조선‧채널A가 던지고 자유한국당이 받고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의 '탈원전 정책이 일자리 1만 명을 없앴다'는 주장은 '보고서 내용 짜깁기'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판 보도는 신기하게도 자유한국당의 주장으로 이어졌습니다.

3일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채익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우리 원전산업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딜로이트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원전산업 생태계 개선방안 보고서는 국내 원전산업 관련 고급 기술 인력들은 추가적인 해외 원전의 수주가 없다면 만명이 일자리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12년 안에 4명중 1명이 실직하는 셈"이라며 TV조선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주장을 펼쳤죠. 이 간사 역시 보고서에 명시된 "탈원전 영향 없이도 올해 3만 8천 400명인 원전산업 종사자가 2030년 3만 명으로 감소"한다는 점은 짚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보수언론이 던지면 자유한국당이 받아치는 이상한 구조가 반복된 것이죠.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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