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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 또 청년노동자 사망, 기업살인법 제정해야"

기흥공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청년단체 "삼성에서 비슷한 사고 반복"

등록|2018.09.07 16:19 수정|2018.09.07 17:09
 

▲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유출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1명(23세)이 사망하고 2명(25세, 54세)이 부상당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앞에서 청년민중당, 청년전태일, 한국청년연대 회원들이 ’청년노동자 추모 및 삼성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삼성전자에서 또 20대 청년이 죽었다."

'SAMSUNG' 로고가 적힌 깃발 아래서 청년들이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어난 이산화탄소 누출사고로 사망한 청년 이 아무개씨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참석자들은 거리 추모식 후에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주먹을 쥐고 구호를 외쳤다.

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청년민중당과 한국청년연대 등 청년단체 회원 10여 명이 삼성전자 반도체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로 숨진 청년노동자 추모 및 삼성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유출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1명(23세)이 사망하고 2명(25세, 54세)이 부상당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앞에서 청년민중당, 청년전태일, 한국청년연대 회원들이 ’청년노동자 추모 및 삼성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성치화 청년민중당 집행위원장은 "청년노동자가 이산화탄소 유출과는 전혀 관련도 없는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삼성측은 청년 노동자가 사망한 뒤에야 신고했다"라며 "비슷한 사고가 여러 번 있었고, 그때마다 삼성이 대책을 내놓았는데, 이번에도 도돌이표 사고와 대책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돌이표 사고'와 관련해 김재균 청년전태일 대표는 "지난 2013년 1월과 5월에도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등 지금까지 모두 6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라며 "이때마다 삼성은 늦장 대응하거나 사건 자체를 은폐, 축소하려고 했지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말한 6번의 사망사고는 ▲지난 2001년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지난 2013년 1월과 5월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 ▲2013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IPA(이소프로필알코올) 누출 ▲2014년 삼성전자 수원 연구소 이산화탄소 누출 ▲2015년 삼성전자 기흥공장 황산 누출 사고다.
 

▲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유출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1명(23세)이 사망하고 2명(25세, 54세)이 부상당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앞에서 청년민중당, 청년전태일, 한국청년연대 회원들이 ’청년노동자 추모 및 삼성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전진희 서울청년민중당 부위원장은 "과거 이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현장에 관리 감독자 한 명 없이 유지보수 업무를 진행하고, 사고 발생 2시간 뒤 피해자가 사망하고 나서야 신고했다"라며 "사고 당시 사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방송도 하지 않은 것은 소방기본법과 산업안전기본법을 지키지 않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삼성전자에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박범수 경기청년민중당 위원장은 "위험한 일은 협력업체에 맡겨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게 삼성이 말하는 '또 하나의 가족'이냐"라며 "삼성전자는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선경 청년민중단 대표는 '기업 살인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올해 3월에 남양주 이마트에서 무빙워크 수리작업을 하던 21살 청년이 사망하고, 택배 작업을 하던 청년이 폭염에 10시간 넘게 일하다가 감전사 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도 비정규직 24살 청년이 참사를 당했다"라며 "비정규직 청년들의 죽음의 고리를 끓어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기업 살인법'을 제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영국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기업과 공공기관에 과실치사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업 과실치사 및 기업살인법'을 제정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청년단체는 삼성전자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펜스에 가로막혀 전달하지 못하고 낮 12시 30분쯤 자진 해산했다.  

한편, 이번 이산화탄소 유출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이 아무개(24, 남)씨가 사망했다. 주 아무개(26, 남)씨, 김 아무개(54, 남)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이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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