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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비자금 문건' 보고라인에 양승태 포착

2014년 9월 법원행정처 작성 대외비 문건... 실제 보고 가능성 수사중

등록|2018.09.07 18:21 수정|2018.09.07 18:21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자택 인근에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박근혜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법원행정처가 2015년 일선 법원의 공보관실 예산 3억 5천만 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014년에 작성된 관련 문건 보고 라인에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이 포함된 증거를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은 양 전 원장이 실제 비자금 조성 과정을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최근 법원행정처가 2014년 9월 작성한 '2015년 대법원 예산정부안 보고(대외비)'라는 제목의 문건을 확보했다.

해당 문건에는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로 배당된 3억 5천만 원에 대해 "각급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 형식으로 배정해 실제로는 법원장 사법행정활동 경비로 집행할 수 있도록 계획"이라고 적혀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 "현금성 경비 부족"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이런 문건의 결재란에 대법원장은 포함되지 않지만, 검찰은 이 문건의 경우 보고라인에 대법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양 전 대법원장이 보고를 받았다면, 대법원장의 승인 하에 이루어진 법원의 '조직적 범죄'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대법원은 공보관실 운영비를 사용하기 위해 허위 증빙자료까지 작성했고, 공보관실은 소액으로 현금을 인출해 다시 행정처로 보냈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2015년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전라남도 여수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법원장들에게 적게는 1100만 원부터 많게는 2400만 원까지 직접 전달했다.

하지만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법원 예산담당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적 없다"라며 "예산 편성 취지와 전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도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직접 전달한 이유는) 공보관실 운영비가 2015년에 처음 편성된 예산이므로 법원장들에게 편성경위와 집행절차 등을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어서였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법원은 검찰이 박 전 처장과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을 대상으로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자료가 남아 있을 개연성이 희박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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