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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마다 게양한 새마을기, "왜 걸린 거지?"

조례까지 제정해 가며 너도나도 내걸어... 시민단체 "이제 내리자"

등록|2018.09.07 19:04 수정|2018.09.07 19:04

▲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는 7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관공서에서 새마을기를 내려야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새마을 깃발은 왜 관공서마다 걸려 있는 거지?"
 
부산에 사는 조아무개(35)씨는 관공서마다 태극기와 나란히 걸린 새마을기를 보며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새마을기는 언제부터 관공서에 내걸리게 된 걸까.
 
시간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이었던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총무처 지침으로 새마을기를 걸도록 강제했다. 위치까지 콕 찍어 태극기 다음으로 걸게 했다. 이후 1994년 게양 여부를 각급 기관에서 자율 결정하도록 했다.
 
행정안전부 지구촌새마을추진단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공공기관의 새마을기 게양은 자율에 맡겨두고 있다"면서 "정부청사에서도 이젠 새마을기를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월이 바뀌어 정부가 새마을기 게양을 강제하는 시대가 지났지만, 많은 지자체들은 조례까지 제정해가며 새마을기 게양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새마을운동조직 육성에 관한 조례'나 '새마을운동조직 육성 및 지원 조례' 등의 이름이 붙은 조례에서는 '예우'나 '새마을기 게양' 항목을 따로 만들어가면서까지 새마을기 게양의 명분을 만들었다.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와 새마을기를 병립하여 게양할 수 있다"
 
문구마저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이들 조례가 새마을기 게양의 명분이 되고 있다. '게양해야만 한다'도 아닌 '할 수 있다'에 불과한 조례를 두고 깃발을 내렸다 올렸다 하는 수고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한 자치구청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었다. 답변은 간단한데, 모호하다.
 
"굳이 안 해도 되겠지만, 예전부터 해왔으니까요"
 
물론 모든 지자체가 새마을기를 게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은 1995년 일찌감치 새마을기를 게양하지 않기로 했고, 광주도 지난 2017년 1월 이후로 새마을기 게양을 멈추었다. 새마을기를 걸지 않고 있는 경상남도교육청은 대신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 맞춰서 한반도기를 태극기와 함께 걸어 눈길을 끌었다.
 
시민단체 "미루지 말고 시행해라"-새마을단체 "새마을 정신 이어가야"
 

▲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는 7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관공서에서 새마을기를 내려야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반면 부산은 시청을 비롯한 16개 자치구 모두가 여전히 새마을기를 태극기, 시·군·구 깃발과 나란히 걸고 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 등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제 부산에서도 새마을기를 내려야 할 때라고 말한다.
 
7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시민단체들은 "수많은 민간단체 중에 관공서에 단체기를 거는 곳이 있는가"라면서 "새마을기를 국기나 시·군·구기와 동급으로 예우한다는 국민적 합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시민단체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새로운 시대정신과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행정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는 관공서 새마을 내리기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와 함께 관공서 새마을기 내리기 운동을 펼치기로 하고 조례 삭제를 위한 요청을 지자체와 의회에 해나가기로 했다. 이후에는 새마을운동 단체를 비롯한 관변단체의 운영 및 예산 지원 문제까지 들여다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이번 운동을 아직 새마을기가 내걸려 있는 다른 지역에도 확산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새마을운동 관련 단체들은 새마을기를 내리는 이번 운동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부산광역시새마을회 측은 "새마을기는 특정 정파나 집단에 의해 게양되고 내려져서는 안 된다"면서 "이를 게양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것은 오늘날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선배들의 피와 땀과 노력과 정성을 이어가는 역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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