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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진상조사위원회 '한국당 추천' 경계령

위원 추천몫 한국당 3명 주장... "인사검증 중요성 커져"

등록|2018.09.10 11:19 수정|2018.09.10 11:25
 

▲ 5·18민중항쟁의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때 출범이 물건너 간데다, 자유한국당이 추천 위원 수 확대를 주장하면서 진상규명의 실질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1980년 광주항쟁 당시 가족을 잃은 유족의 모습이 담긴 5·18미공개 영상의 한 장면. ⓒ 광주드림


5·18민중항쟁의 진상규명이 정치권에 의해 발목이 잡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자유한국당(한국당) 등의 늑장으로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의 제때 출범이 물건너 간 것. 여기다 한국당 추천 위원수 확대로 진상조사위 내 한국당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여 적절치 못한 위원 추천 등의 우려도 제기된다.

9일 국방부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별(이하 특별법)'이 14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직 각 정당의 진상조사위원 추천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상임위원 3명을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는데, 국회의장이 1명, 민주당(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이 4명, 야당이 나머지 4명을 추천한다.

특별법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하고, 국방부가 3월5일부터 '5·18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준비TF'를 가동하고 있지만 민주평화당만 일찌감치 민병로 전남대 교수를 추천했을뿐 민주당, 한국당 등은 6개월이 넘도록 조사위원 추천도 하지 않았던 것.

5·18단체들은 성명서, 국회 방문 등을 통해 조속한 위원 추천을 수도 없이 요구해 왔다. 14일에 맞춰 진상조사위를 출범시켜 5·18의 진실을 찾는 작업이 하루라도 일찍 시작되기를 바란 것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특별법 시행일이 코앞에 다가와서야 위원 추천에 나섰다.

민주당 등 늑장…14일 출범 물건너가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A씨를 추천하고, 바른미래당도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를 추천했다.

상임위원 몫을 쥔 민주당도 다음 주중 위원 추천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10~11일 안에 위원 추천이 완료되더라도 14일 진상조사위 출범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방부 5·18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준비TF는 각 당으로부터 위원 추천 명단을 받게 되면 청와대에 인사검증을 의뢰하게 되는데, 이 기간이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특별법은 사전에 조사위를 구성해 실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놨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의 무책임한 행태로 법에서 보장한 이 '준비기간'을 활용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5·18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이 의결돼 진상조사위 실무조직 구성 근거가 마련됐지만, 이 역시 진상조사위가 출범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국방부는 "위원회 출범을 대비해 실무 진행중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위원회의 별정직 공무원 선발은 위원회 출범 후 위원장이 결정해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진상조사위의 활동 시작 시점에 대해선 "조사위가 출범해서 실제 활동에 들어간 시점으로 본다"고 해석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때처럼 활동기간에 대한 해석 논란은 없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상조사위 출범이 계속 늦어지면 5·18진상규명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18 당시 계엄군 헬기사격, 전투기 폭격설에 대한 국방부 특별조사 이후 여성 성폭력에 대한 범정부 차원 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게 실질적인 진상규명으로 이어지려면 진상조사위가 출범해 5·18 관련자, 기무사 자료 등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벌여야만 한다. 5·18기념재단은 지난해 진행했던 암매장지 발굴조사도 진상조사위를 기다리며 늦추고 있다.

 

▲ 1980년 5월24일 당시 금남로 상공에 헬기가 날아다니고 있다.<5·18기념재단 제공> ⓒ 광주드림



진상조사위 출범 지연은 이러한 진상규명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한국당이다.
 
한국당, 평화당 몫 위원까지 노려

한국당은 5·18단체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위원 추천 시기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5·18단체들은 "한국당은 누구를 추천할지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여기다 한국당은 당초 2명이었던 위원 추천 몫을 3명으로 늘리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 위원 추천과 관련해 특별법에는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추천하는 4명'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한국당은 민주평화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것을 이유로 자신들이 3명을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야권 위원 4명은 한국당 3명, 바른미래당 1명으로 구성된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평화당 몫 위원까지 추천하는 것은 위법적이고 반역사적인 몽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5·18 연구자는 "한국당이 계속해서 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만일 5·18진상규명을 방해하거나 취지에 어긋나는 인사를 추천할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후식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은 "한국당이 3명을 추천하는 것은 다소 우려가 된다"면서 "5·18단체 차원에서 재차 한국당에 조속한 위원 추천을 요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부적절한 인사가 위원회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 인사검증과 더불어 더욱 엄격한 검증을 위한 방안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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