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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청장의 일갈 "한용운과 김성수, 어떻게 같이..."

[인터뷰] '현장파' 초선, 이승로 성북구청장... "청년 모이게 하는 것이 성북의 사명"

등록|2018.09.12 09:28 수정|2018.09.12 09:55
서울특별시기념물 제7호인 심우장(尋牛莊, 서울 성북구 성북동 2-221)은 한옥에선 보기 드문 북향집이다. 이 집을 지은 한용운 선생은 조선총독부와 마주보기를 거부하며 대부분 집을 지을 때 선택하는 남향 대신 북향을 택했다.
 
성북구에는 심우장도 있지만, 인촌로라는 이름의 도로도 있다. 인촌은 친일반민족행위자 김성수의 호다. 그동안 곳곳에서 인촌로의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의견이 나왔지만,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와 김성수의 연관성 때문에 쉬이 일이 진척되지 못했다(김성수의 100년 생일을 맞아 인촌기념관을 지을 만큼 고려대에 김성수는 민감한 문제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독립운동을 하며 머물렀던 심우장이란 집이 성북구에 있습니다. 이런 성북구에 '인촌'이란 명칭의 도로가 있다는 건..."

 

▲ 자신을 '현장파'라고 자처하는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관내 한 초등학생들이 직접 보낸 민원 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성북구청장은 직접 편지를 보낸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의 요청사항을 듣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말했다. ⓒ 이희훈


지난 4일 서울 성북구는 김성수의 호를 딴 '인촌로(6호선 보문-고대병원-안암-고대앞사거리 1.2km 구간)'의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관련기사 : '친일파 도로명' 인촌로, 8년 만에 이름 바뀌나).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난 7일 오후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른 시일 내에, 첫 임기 내에 (명칭 변경을) 완료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촌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에) 굉장히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구민들과 고려대 학생들까지도 명칭 변경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당장 내년 예산에 (명칭 변경을 위한) 비용을 편성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잡음이 커질 수 있으니 이른 시일 내에 속전속결로 일을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청장은 새로운 명칭을 결정하는 일에는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공모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최대한 많은 주민 공동체를 참여시키려고 한다"라며 "갈등이 있더라도 최대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야 정책 결정 후에 후유증이 없다"라고 말했다.
 
"당선 후 한 달 동안 주민 5000명 만나"

 

▲ 이승로 성북구청장 ⓒ 이희훈


초선 구청장인 이 청장은 이처럼 "주민 참여"와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성북구에서 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낸 경력도 그가 이러한 철학을 갖게 된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탁상에서 서류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직접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정책에 참여시키는 게 최고더라"라며 "이를 통해 같이 의논하고 같이 책임지는 게 참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당선되자마자 성북구 관내 20개 동을 일주일 동안 전부 돌았고, 한 달 동안 20개 동을 몇 바퀴 돌았다, 직접 소통한 주민만 5000명에 달한다"라며 "특별히 새로운 성과나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더라도 주민들은 구청장으로부터 그런 점을 원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이런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은 공무원들에겐 미안한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이전 요구가 많았던 정릉 버스차고지 문제는 상당 부분 진전을 이뤘다, 현재는 차고지를 유지한 채 주변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논의 중이다"라며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 이룬 성과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성북구의 오랜 현안이자 첨예한 주민갈등의 현장인 장위동 주택 정비사업, 미아리 집장촌 정비사업 등도 이런 관점에서 해결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장위동은 강남북 균형발전을 상징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2005년 건물이 노후되고 기반시설이 열악한 이 지역을 장위뉴타운으로 지정했으나, 일부 구역의 주민들이 뉴타운 해제를 요청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청장은 "장위동 문제는 성북구 차원에서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도시계획 사업으로 서울시에서 상당 부분 감당해줘야 한다"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강북구 옥탑방 살이에 이어 성북구 장위동 살이를 건의하고 서울시가 조성하고 있는 1조 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낙후된 지역을 위해 사용하도록 적극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부회의에서 "특별교부금 손대지 말라"고 한 이유
 

▲ 이승로 성북구청장 ⓒ 이희훈


성북구는 서대문구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을 보유(8개)한 기초단체이면서도, 대부분 주거시설로 채워져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청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는 "잠만 자는 인구가 많다 보니 재정자립도가 상승하지 못하는 원인"이다.
 
그래서인지 이 청장은 '청년'을 강조했다. 이 청장은 "젊은이들이 신촌에서 몇 시, 강남에서 몇 시에 보자고 약속하듯 성북에도 그런 만날 수 있는 곳이 생기길 희망한다"라며 "성북의 사명은 청년이 지역에서 마음껏 꿈을 펼쳐 그 성과가 지역에 선순환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북구는 자치단체 중 최초로 캠퍼스타운 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이 청장은 직전 김영배 전 청장이 시작한 '도전숙(청년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사무공간과 주거공간을 지원)' 사업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확대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청년인재가 교육과 문화로 미래를 꿈꾸고 창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이를 위한 기반시설을 조성해 역동적인 성북구를 임기 내에 구현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간부회의 때마다 (직원들에게) 구청장에게 주어지는 특별조정교부금에는 절대 손대지 말라고 한다"라며 "정부나 서울시의 지원이 다소 미흡해 우리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대학교 주변에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청년들이 모이게 하는 것에 특별조정교부금을 쓰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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