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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던 노무현과 박정희의 삶, 결정적 차이

[행복한 책 읽기] 노무현 정부 윤태영 비서관이 쓴 <기록>

등록|2018.09.11 11:10 수정|2018.09.11 11:10
노무현(전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적어도 출판계에서만큼은 최고의 상품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그가 쓴 자서전<운명이다>와 인터뷰집 물론 그의 사후에 그의 측근들이 저마다 써내는 책들만 해도 수가 엄청나다. 노무현 정권과 그 시대 자체를 분석한 책들도 꽤나 많아서 그의 상품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사실 그보다 먼저 출판계에서 독보적인 상품성을 가진 사람이 있기는 했다. 바로 박정희(전 대통령)라는 인물이다. 워낙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최측근에 의해 어이없이 생을 마감한 탓에, 그러니까 그의 인생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 하다 보니 출판계에서 그를 놓칠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노무현과 박정희의 인생은 꽤나 닮은 부분이 있다. 가난한 집에서의 출생, 독학 혹은 자수성가, 대한민국 대통령 역임 그리고 허무한 인생의 결말까지. 이처럼 말 그대로 '드라마'같은 인생을 살았던 두 사람이기에 출판계는 그들이 가진 상품성을 쓸 수 있는 한 쓰고 싶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을 다룬 책들은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쉽게 얘기하자면 박정희를 다룬 책은 '찬양'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떠 받들어 모시는 느낌이 강한 반면, 노무현을 다룬 책들은 '친근함'으로 우리게 다가선다.
 
박정희를 다룬 책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그러니까 일제시대에 그가 우리 민족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는 생략한 채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의 경제적 성과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구국의 영웅'으로 찬양하고 있다.

반면 노무현을 다룬 책은 '인간 노무현'과 '정치인 노무현'을 다루고 있다. 그의 정치 입문부터 어떻게 정치를 해왔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되었고 퇴임 후에는 어떤 심경이었는지, 그리고 그런 모든 과정들 속에서 인간 노무현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한 것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그려낸다.
 

▲ 윤태영 <기록> ⓒ 책담


 그리고 최근의 그의 그런 타고난 성향과는 좀 다른, 그러니까 그의 글쓰기 혹은 연설 혹은 담화문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다.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제1부속실장으로 이른바 '노무현의 입'으로 불렸던 윤태영 전 (前) 비서관이 쓴 <기록>이라는 책인데, 이 책은 참여정부 시절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노무현의 연설문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내용을 다루었다.
 
하나의 연설문을 만들기 위해 노무현은 단어 선택과 문장 흐름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대통령의 품격과 그만의 화법 사이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그의 연설문을 완성하기 위해 비서관들은 또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가진 대화와 기록에 대한 집착의 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특히나 그만이 가진 화법, 그만이 가진 대화 방식을 알 수 있었고 그랬기에 그의 연설문 중 오해가 있었던 것들이 풀리기도 했다.
 
앞으로도 노무현을 다룬 책은 어떤 식으로든 당분간은 계속 나올 것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그의 드라마 같은 인생 자체를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난 그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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