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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근로시간 174시간의 의미

[뉴스속의노동법63] 174시간으로 최저임금 여부를 확인하자는 주장의 부당성

등록|2018.09.12 17:32 수정|2018.09.12 17:59
자유한국당은 지난 9일 시간급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주 또는 월 단위 근로시간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휴일을 제외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근래 최저임금의 인상폭을 둘러싼 찬반 양론과는 그 성격이 매우 다른 것으로서,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를 몰각한 발상이다.
 
먼저 통상적으로 최저임금을 이야기 할 때 이야기되는 174시간과 209시간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1일 8시간, 1주 5일 근로를 하는 경우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이다. 1년을 평균하여 한 달은 약 4.345주이므로, 40시간 곱하기 4.345를 하면 174시간이 도출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55조는 1주 1회 이상의 유급 휴일(주휴일)을 정하고 있다. 즉, 1일 8시간을 근로하는 근로자에게 1주에 8시간의 유급휴일이 부여되는 것이다. 이는 근로자가 1주에 1일 휴무하면서, 8시간분의 임금을 지급받는다는 의미이므로, 상기 공식에 따라 한달 평균 유급 주휴시간을 구해보면 35시간이 나온다. 정리해보면 209시간이란 실제로 근로자가 한달 간 근로하는 174시간과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유급주휴일 35시간을 더한 시간인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근로자의 시간급을 환산할 때 근로자가 지급받고 있는 임금을 209시간으로 나누어 최저시급 이상을 지급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급 최저임금이 1만 원이라고 할 때 근로자의 임금이 209만 원 이상이 되어야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금번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개정안은 근로자의 임금을 174시간으로 나누어 시간급으로 환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근로기준법이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유급 주휴일을 배제한 채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만으로 시간급을 구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시간급 최저임금이 1만 원이라도 사용자는 174만 원의 임금만 지급하면 된다. 무려 한 달 임금이 35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2018년 최저시급 7530원으로 계산했을 때의 차액은 약 26만 원, 2019년 최저시급 8350원 기준 시 차액은 약29만 원이다).
 
비록 판례가 174시간으로 나누어 최저임금을 구해야 한다는 입장이기는 하나, 이는 이미 10년이 더 지난 판결이며, 현재 산업현장의 노사 합의 및 관행은 209시간으로 굳어져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입장도 일관되게 209시간으로 나누어 최저임금을 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를 반영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도 이미 입법예고 되었다.
 
입장에 따라 근래 최저임금의 인상 폭과 속도가 영세 사업장에 상당히 부담을 주는 수준이므로, 최저임금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이러한 주장을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임금을 174시간으로 나누어 최저임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발상은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유급 주휴일과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매년 최저임금과 관련하여 진통을 겪고 있지만, 적어도 이제부터는 174시간이 화두가 될 일은 애초에 없어야 하겠다.
덧붙이는 글 이후록 시민기자는 공인노무사 입니다. 해당 기사는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lhrdream 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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