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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도 시험장 소식에 어민들 "절차 다 밟아놓고 이제 와서"

등록|2018.09.12 20:59 수정|2018.09.12 22:12
 

▲ 12일 국방과학연구소는 석도-만재도에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 설명회를 충남 태안 이장단 대상으로 열었다. 사진은 석도 모습. ⓒ 김동이


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가 충남 태안의 석도에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안 주민들은 '일방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어업행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험장이 들어서는데 국과연이 각종 절차를 다 밟은 후에야 주민들에게 설명했다"며 '일방 추진'이라고 주장했다.

국과연은 이미 지난 2016년 사유지였던 석도를 사들인 뒤 각종 절차를 밟아 지난해 12월 무인도서관리 유형변경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동안 이해관계인인 어민 등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이미 절차를 진행한 상태에서 12일 이장단회의에서 슬그머니 사업설명회를 진행한 것은 지극히 요식행위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과연 관계자는 이후 어촌계장이나 선주회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 간담회 계획을 묻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판단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주민설명회 참석 대상은 태안군 근흥면 이장단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장,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 부녀회장 등 주민대표자로만 한정됐다. 실제 어로 행위에 나서는 어촌계나 선주협회는 포함되지 않았다.

어민들 "양식장만 보상... 낚시어선들은 어쩌라고"

이날 설명회 참석자들은 생업인 어업이 위축될 가능성에 우려 섞인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미 인근 어민들은 국과연의 안흥 시험장 때문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근흥면 정죽3리 박성수 이장은 "석도시험장에서 1년에 3회 정도 발사한다는데 보상 범위가 인근의 양식장만 포함되고 석도 인근 해상으로 나가는 낚시어선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도 없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과거 안흥 시험장은 무기 시험 발사할 때 조업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석도 시험장은 선착장을 만들어 어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고 비밀스러운 곳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 이장은 또 "황금바다를 국과연이 장악해 낚시를 못하게 하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과거 시골에서 소를 키울 때 포 쏘는 소리에 소가 유산을 해도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살았다, 이장들을 상대로 사탕발림으로 거창하게 사업설명회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국과연 관계자는 "국과연이 영리를 추구하는 기관이 아니다 보니 주민 대상 금전 지원이 부족한 면이 있다, 앞으로 (주민지원에 대해) 법제화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해보상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이석훈 박사는 "일주일 정도 시험 준비를 하고 실제 시험은 길게는 두 시간 정도로 이뤄진다, 발사 지역 기준 약 2~4km 정도를 두 시간 가량 통제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장거리 시험시설은 (단거리 시험장과 달리) 발사지역과 탄착지역만 통제하게 되는데, 석도는 높게 올라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2km 정도만 통제하게 된다"고 밝혔다.

태안군·태안군의회도 석도 국방과학시험시설 설치에 '반대'
 

▲ 12일 국방과학연구소는 석도-만재도에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 설명회를 충남 태안 이장단 대상으로 열었다. ⓒ 김동이


한편, 태안군과 태안군의회도 석도 시험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지난 7월 26일 이미 충남도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안군의회는 "사업예정지인 석도 인근은 근흥면과 남면, 안면읍, 소원면 등의 유어선과 꽃게잡이 선박, 기타 선박의 운행항로로 하루에도 수백 척의 배가 드나드는 길목으로 이곳에 추가적인 시설을 설치할 경우 어민들의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는 국가방위체계 강화라는 명목 하에 지역주민의 경제적 생존권과 삶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일임이 분명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군의회는 "안흥시험장으로 인해 제한적 어업활동과 조업시 그물에 걸려 나오는 불발탄으로 해상에서의 안전조업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또다시 어업활동에 추가적인 제한에 직면하고 안전조업을 위협받을 것이며, 소음공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고, 기반시설 설치를 위해 운행되는 대형차량 등으로 인해 소음, 진동, 비산먼지로 인한 주민불편도 예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발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 또한 자연환경 및 해양생태계 파괴가 필연적으로 야기될 것임이 분명해 군의회는 석도에 설치예정인 시험장 시설 건설 사업 및 이에 따른 공유수면 매립 등 접안시설 설치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태안군도 "자연생태환경,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주민들의 어로행위, 태안군 중장기발전계획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태안군은 안보를 담보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태안군은 의견서에서 "태안군은 해안국립공원, 수산자원보호구역, 군사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 및 제한으로 주민들의 불편사항이 대단히 큰 반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희생하는 지역 주민의 피해가 극심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근에 위치한 격렬비열도는 해양영토 수호 및 국가안보로서 서해 영토주권의 최일선인 전략적 중요도서로 해경, 해군 및 어업지도선 부두, 기상악화시 선박의 긴급피항 등의 중요한 요건 등을 감안해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태안군은 이어 "석도는 격렬비열도와 가장 근접한 섬으로 해양생태계가 우수한 해역이며, 인간의 간섭이 적어 역사적으로 보전가치가 있고, 해양생물지리적 분포에서 중요한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사업시행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태안군은 "시험시설에 따른 조업 및 통행에 제한은 물론 어민들의 어로행위에 불편을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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