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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극장에서... 영화로 되새기는 세월호 참사 6주기

영국 감독이 만든 세월호 영화 TV 방영... 신작 개봉에 추모상영회도 열려

등록|2020.04.15 16:23 수정|2020.04.15 16:23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세월호 관련 영화들이 특별전 형태로 극장에서 상영되고, TV에서도 방영된다. 신작 영화도 한 편 개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크게 줄었지만, 영화를 통해 세월호 아픔을 되새기는 작업은 올해도 이어진다.

앞서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 일부 후보와 선거 운동 관계자 등이 세월호 비하와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추모 현수막을 훼손하는 등 몰지각한 행태를 벌여 비판을 받는 가운데, 특별전과 TV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코로나19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안전사회'를 위한 국가와 정치의 역할을 묻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시선에서 세월호 전후 <크로스포트>
 

▲ 외국인의 눈으로 본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크로스로드> ⓒ TBS


먼저 TBS는 국내에서 공개된 적 없는 해외 다큐멘터리 세월호 영화 <크로스로드>를 세월호 6주기인 16일 저녁 방영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크로스로드>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영국 출신 닐 필립 조지 감독의 영화로 세월호 참사 전후 한국 사회의 모습을 탐구한 다큐멘터리다. 2018 로스엔젤레스 필름 어워즈에서 베스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해 해외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공감과 큰 호평을 받았다.

닐 조지 감독은 2017년에도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세월 이후'(After the Sewol)를 선보인 바 있다. 그 후속작인 <크로스로드>는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로 전편보다 완성도를 높였고 세월호 생존자들이 직접 대본과 내레이션 작업에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닐 조지 감독은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세월호 생존자와 유가족, 해외 역사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한국 사회의 변화상을 탐구했다. <크로스로드>는 세월호 참사 후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촛불 시민들과 함께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물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이들 모두가 '세월호 세대'라면서 이들이 촛불로 상징되는 한국 사회 변화를 이끄는 주축임을 이야기한다.

4월 16일 목요일 밤 11시, TBS 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현장의 영상과 통화, 잠수사, 남겨진 사람들
 

▲ 이승준 감독 <부재의 기억> 중 한 장면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조직위원장 이재명·집행위원장 정상진)는 오는 18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인디스페이스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상영회 '기록과 기억'을 개최한다.

복진오 감독의 <로그북>, 주현숙 감독의 <당신의 사월>,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을 연속 상영한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로 선정되어 많은 관심을 받은 <부재의 기억> 상영 후에는 이승준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은 당시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2014년 4월 16일 그 날의 현장에 고스란히 집중하며 국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진다.

<로그북>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조한 민간 잠수사들의 이야기로 잠수사들의 시선으로 당시의 상황을 전한다. 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부문 심사위원 특별언급된 작품이다. 주현숙 감독의 <당신의 사월>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있다. 세 작품 모두 DMZ다큐멘터리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측은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극장 좌석 201석 중 63석만 판매하며, 체온이 37.5도가 넘거나 마스크 미 착용시 입장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하나의 거짓말 감추기 위한 천개의 거짓말

세월호 참사를 다른 신작 <유령선>은 15일 개봉했다. 49분 분량의 중편 다큐멘터리인 <유령선>은 2018년 개봉했던 <그날, 바다>의 스핀오프(기존의 영화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영화다.
 

▲ 15일 개봉한 세월호 진실 추적 다큐 <유령선> ⓒ 엣나인필름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누가, 어떻게, 왜 조작했는지에 대해 합리적 의심과 과학적 가설로 증명하는 추적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를 만든 김어준 총수와 김지영 감독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 반드시 밝혀야 하는 사실에 대한 진상 규명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2018년 개봉해 5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은 영화 <그날, 바다>는 4년에 걸쳐 정부가 내놓은 세월호 AIS(선박 자동 식별 장치) 데이터 전체를 분석했고 누군가 조작한 데이터라는 결론을 내렸다.

개봉 이후 제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 전달하기 위한 AIS 데이터 조작 증거들을 정리하던 중 조작의 기획자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다. 이후 정부 관제센터가 보관하고 있던 참사 당일 운항한 1천 척이 넘는 선박들의 AIS 데이터에서 존재할 수 없는 데이터 16만 개의 가짜 기록을 찾게 된다. 심지어 중국 선전시 한복판을 운항했다는 스웨덴 선박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는 이 데이터들이 AIS 기술자에 의해 유령선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AIS와 GPS를 바탕으로 <유령선>은 데이터 조작을 지시한 기획자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어떻게 유령선을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또  AIS 전문가가 출연, 데이터 조작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국제규격을 쉽게 설명한다. 당시 정부와 관제센터 모두 하나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천 개의 거짓말을 했음을 확인시켜주면서 검찰이 답할 차례임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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