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인사, 폭군 티베리우스만큼만 하라

<로마인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 한길사

등록 2001.01.31 10:13수정 2001.01.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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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각 언론에서 하나같이 교육부 장관이 3년동안 5명이나 교체되었다는 사실을 상당히 비중있게 비판하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교육문제에 책임이 있는 교사로서 무척 씁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진부한 말이 되어버렸지만 분명히 교육은 백년지대계입니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의 8년 임기동안 함께 운명을 같이한 미국의 교육부 장관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3년동안 무려 5명의 장관이 교체되었다는 것은 암담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김영삼 대통령도 자신이 당선되면 장관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장관의 장기적인 기용을 약속한 바 있었지만 그 약속은 취임하자마자 온데간데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러한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는 김대중 대통령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이번 교육부 장관의 인사로 우리는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이 바꿔면 입시제도가 예외없이 바뀌고 학부모 학생 교사들은 또 그 장단에 박자를 맞추느라 혼쭐이 나는, 구태는 언제 사라지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무척 단순한 생각이지만 차라리 입시제도를 한 삼년 동안만이라도 그대로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육부 장관도 최소한 그 정도는 임기가 보장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임기만 보장한다고 교육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애초에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기용한다는 것입니다. 교육부 장관이 되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고 일단 적임자가 기용이 되면 충분한 기간이 보장되어야 하겠지요.

제가 오늘 소개하려는 <로마인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은 이런 우리들에게 미약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한 인물을 소개해 줍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현제가 아니고 폭군으로 잘 알려진 티베리우스 황제입니다.

찬란한 역사를 가진 로마역사에 폭군이라고 여겨지는 네 명의 황제가 있습니다. 그들은 티베리우스,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네로인데 로마인 이야기 7권 악명 높은 황제들은 바로 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티베리우스는 그 첫번째로 다뤄지는 인물인데 그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결코 좋은 황제로 인식되고 있지 못합니다. 오죽하면 폭군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겠습니까? 더더구나 티베리우스가 죽자, 로마 시민들이 그의 시체를 강에 던져버리고 즐거워서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걸 보면 그는 그 당시 로마시민들에도 인기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노라면, 왜 그가 폭군으로 불려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 사려 깊으며 성실하기까지 하고 또한 대중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황제였습니다. 당시 로마황제들이 대중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후원한 "검투사"경기를 한번도 열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하긴 대중들의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그 점이 폭군으로 불리우고 로마시민들로부터 인기가 없었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는 분명히 소신있는 황제였습니다. 사실 티베리우스의 보다 훌륭한 장점은 그의 뛰어난 인사정책입니다.

교육부 장관을 3년동안 5명이나 갈아치우는 우리나라와 달리 그는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기용해서 될 수 있으면 오랫동안 그 자리에 두는 아주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기용했으니 교체할 필요도 없었던 거지요.

물론 말년에 외딴섬에 은둔해서 좋지 않은 추문을 일으키기도 했지만(그렇다고 국정에 소홀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것은 차지하더라도 티베리우스의 적재적소의 인사정책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중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로마인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
시오노 나나미 저/김석희 역 
한길사
1998년 11월

덧붙이는 글 로마인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
시오노 나나미 저/김석희 역 
한길사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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