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로 인어를 잡으러 가다 2

등록 2001.08.15 07:52수정 2001.08.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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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거문도에는 예로부터 신지끼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이곳에서는 신지끼를 본 사람들이 적잖이 많다. 또한 직접 보지는 못했어도 신지끼 이야기를 어른들로부터 들은 사람은 적잖다.

서도 장촌(長村)에 사는 남성용(71) 할아버지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사람이다. 할아버지는 저기가 '신지께여야'라고 말씀하시며, '신지께여'를 손으로 가리키셨다. 남 할아버님은 "저기가면 굴이 하나 있거든, 그 굴 안에서 날씨가 좋지 않으려고 하면 신지끼가 나왔다 들어갔다 한다네"하고 자신이 어릴 적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 할아버지는 "신지끼는 사람을 해치지는 않거든, 날씨가 흐리려고 하면 나타나 바람을 미리 알려주거든"하며 "신지끼는 인어야! 우 몸뚱아리는 여자고 꼴랑지는 고기거든"하며 신지끼가 상반신은 여자이며 하반신은 지느러미가 붙어 있는 고기임을 거듭 강조하였다.

멀리 보이는 신지끼여, 거문도 사람들이 두려워도 하고 동시 점장이 역할을 한다하여 중시 여기는 신지끼가 살고 있다는 곳. 그곳은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인어 전설을 간직한 곳이었다. 신지끼는 거문도 사람들이 인어를 부르는 말이다. 지역에 따라 신지끼, 신지께, 휜지께, 흔지께 등으로 부른다.

이곳 거문도는 신지끼 출현지가 적잖이 많다. 이미 서도 노인에게서 들은 '신지께여' 말고도, 녹산(거문도 주민들이 부르는 용어는 사슴뿔을 닮았다 하여 '녹쌔이'라 부름)등대 부근, 서도 덕촌 , 동도 유촌, 동도 죽촌 등이 그 출현지이다. 신지끼는 멀리서 보기는 물개 같다고 이야기하나, 가까이서 본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팔과 가슴이 여실한 여인으로 하체는 고기모양인 인어 그 자체이라고 한다.

주민들의 이야기로는 가끔 바다에서 무래질(해녀들의 자막질)을 하다보면 신지끼를 볼수 있는 데 바다 가운데서는 쫓아오나 뭍으로 다섯 발자국만 벗어나면 신지끼는 쫓아오지 못한다 한다. 또한 거문도 주민들은 달빛비치는 바다에서 만난 인어는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또한 주민들은 신지끼는 흐린날 자주 나타나 그런날은 바람이 세차게 불거나 물결이 세차게 일어 무래질을 할 수 없었다고 하며, 신지끼가 보이면 아예 바다에 나가지 않고 집안 일을 보았다고 하였다.

즉 거문도 주민들은 신지끼를 두려운 신령스러운 존재로 생각하였지만 제물을 바친다거나 하는 등의 행동은 생각하지 않고, 신령스러운 존재이며 동시 예언자(점장이)로도 생각하였다.

또한 인어가 나타났다는 '신지께여' 근처의 이끼미 해수욕장에서는 우리의 '초기 삼국시대'(일명 '원삼국시대') 동안 중국에서 사용된 한(漢)나라 화폐 오수전(五銖錢)이 980개나 발견되었다. 즉 이 오수전이 남해안 지역에 유입된 것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로 일찍부터 중국과의 교역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오수전은 현 국립 광주 박물관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덧붙이는 글 | 순 우리말 지명으로 '여'라고 하는 곳은 암초가 있는 곳을 이른다. '신지께여' 라는 지명도 동일하다.

덧붙이는 글 순 우리말 지명으로 '여'라고 하는 곳은 암초가 있는 곳을 이른다. '신지께여' 라는 지명도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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