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바로 세 아들 입국금지
대통령 '황제' 아닌 상식인이어야"

대선출마 선언한 롯데호텔 웨이터 출신 서상록씨

등록 2002.07.17 13:47수정 2002.07.1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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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이들이 있다. 강자(强者)가 판치는 대선판에 과감하게 끼여드는 이색후보들은 대부분 군소정당 소속이거나 무소속이다. 이들은 기존 정당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아주 색다른 비전을 내놓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한다. 혹자는 이들을 '괴짜' 혹은 '양념에 불과하다'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또 한편에서는 '신념의 강자'라며 이들의 '소신'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오마이뉴스>는 주간 <오마이뉴스 2002> 11호에 실렸던 '이색후보 이색정당' 관련 특집기사를 네 차례에 걸쳐 온라인에 게재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로 삼미그룹 부회장을 지내다 롯데호텔 양식당 견습웨이터로 입사해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서상록씨와의 인터뷰를 싣는다. 서씨는 최근 '서비스대통령'을 내걸고 대선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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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대통령'을 내걸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웨이터 출신 서상록 씨. ⓒ 권우성

'내 인생 내가 살지.'
호텔 웨이터 출신인 서상록(66)씨의 인생철학이자 그의 자전에세이 책 제목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지난 7월 4일 "손님을 떠받드는 웨이터의 자세로 '서비스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서씨는 97년 IMF 구조조정 여파로 삼미그룹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98년 롯데호텔 35층 프랑스식당 '쉔브룬'에서 견습웨이터로 일하면서 '60대 청춘'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전 그는 4년여의 웨이터 생활을 '잠시' 접고 '돈'과 '조직'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내 인생 내가 살지'식의 그의 대선출마 소식을 접하고 12일 아침 8시 강남의 한 사무실('서상록닷컴')에서 '나비 넥타이'의 그를 만났다.

"<조선>이나 <동아>만 언론이가?"

- 어제 울산에 강연하러 갔다 왔는데 대선출마 선언을 한 직후라 사람들이 더 잘 알아보지 않았나.
"언론의 기본사명은 국민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거야. 서상록이 출마선언을 했는데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이고 뭘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내가 미국에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LA 타임즈' 등에서의 지면이 자로 재도 똑같아. 우리나라 언론 봐. 내가 물론 한국식으로 안해서 그랬겠지. 그래도 내가 5개 신문사와 3개 방송국 등 보낼 데는 다 보냈어. 다 똑같이 다뤄주어야 하는데 맨날 노무현씨나 이회창씨가 도배질을 해. 그 사람들도 아직 정당후보일 뿐이야. 나도 무소속 후보라고. 다 똑같이 다뤄주는 게 맞는 거야."

- 언론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어제 방상훈씨(조선일보 사장)한테 편지를 했어. 당신이 '나는 언론의 정도를 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법정 최후진술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 기사를 써 달라는 게 아니라 우선 너희 독자들한테 알 권리를 충족해줘야 언론의 도리가 아니냐는 거야. 서상록닷컴에 들어가 보면 라디오에서 10분 대담한 것을 보고 (대선출마 선언을) 알았다고 그래. 이게 말이 되나. 언론의 정도를 걷고 있는가 모든 사람들한테 공평한가 두 가지를 생각해 보라고 얘기했어. 너희 정치부 기자와 편집장, 회사 중역들이 매일 홍보담당 특보한테 그 시간에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져 있는 걸 알고나 있냐 말이야. 비서가 읽어보고 찢어버릴지 어떨지는 모르지."

- 그럼 안티조선운동 등에 대해 공감하나.
"안티조선이든 안티한겨레든 독자들이 알아서 하는 거지. 언론의 정도를 안가는 데는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도 그래. (기사를) 안 내주는데. 그것은 자기네 독자를 무시하는 거라. 독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줄 의무가 있는데 그 의무를 실행하지 않는 거라. <오마이뉴스>는 찾아오잖아. 독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임무에 충실한 거여.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만 신문이가? <오마이뉴스>는 신문 아니가? 입에서 입으로 가는 것이 최선의 홍보야."

"우리나라 정당은 조폭이야"

서씨는 이어 "남하고 다른 방법으로 캠페인을 해야 서상록의 값어치가 있다"고 덧붙이다가 거친 용어와 강한 톤으로 우리나라 정당과 권부를 '씹어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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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우리나라 정당은 조폭이야. 사람만 바뀌면 당이나 정책이 바뀌는 거야. 조폭과 다른 게 아무 것도 없어. 4700만 국민들이 한 주씩 (투자)해서 이루어진 게 대한민국인데 대표이사나 사장 자리에 조폭 오야붕을 갖다 놓으면 전무, 이사, 부사장, 부장, 과장까지 모두 자기 멤버들로 채우지 않겠나. 이것은 안돼. '노무현당'이란 말을 기자가 만들어낸 얘긴지는 모르지만 그거는 안돼. 그래서 한번은 생각이 같고 주의 주장이 같은 사람이 만나서 전국정당을 만들어 봐라, 내가 밑거름은 돼 주겠다 이거야.

사상록 씨가 걸어온 길

● 1937년 경북 출생
● 1960년 육군 일등병으로 제대
● 1963 고려대 정외과 졸업
● 1966∼69년 대유흥업주식회사 사장(한국)
● 1967년 제7대 경산·청도지역구 국회의원 출마
● 1980∼92년 골드웰투자주식회사 사장(미국)
● 1988/90/92/94년 미국 연방하원의원 공화당 예비선거 출마
● 1992년 삼미그룹 부회장
● 1994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 수료
● 1996년 새신라 로타리 멤버
● 1998∼2002년 롯데호텔 '쉔브룬' 견습웨이터
● 1999년 씨그램 칵테일스쿨 수료/한국 바텐다 협회 상임고문(현재)
● 2000년 조주사(바텐터) 자격시험 합격
● 2000년 사단법인 청소년사랑 품앗이 봉사단 이사(현재)
● 2001년 서상록닷컴 설립, 대표이사(현재)
● 저서: '내 인생 내가 살지'(한국경제신문사)'당신의 인품을 높여주는 서상록의 식사예절'(비디오)
● SBS 연속극 '돈닷컴'에 출연
● SBS '아는 것이 힘이다'에 2년간 고정패널로 출연 / 구영식 기자
나는 다른 것은 잘 몰라도 푹 썩은 것은 알고 있어. 권부라는 게 도적놈 소굴이라. 국민을 위한 서비스 기관이 아니라 도둑놈들이라고. 국회는 범법자의 집단이야. 고소해도 좋아. 정치자금법에 관한 한 전부 범법자야. 우리가 정치자금 줄 때 자기 마누라 다이아반지 사주라고 준 거 아니잖아. 자기 아들딸 유학 보내라고 정치자금 주는 거 아니잖아.

그런데 법이 지랄 같애. 또 고쳐야 하는데 이놈들이 안 고쳐. 권력 부처에 있는 놈들은 유치장에 가도 잘못해서 왔다고 안해. 재수가 없어서 들어왔다고 하지. 그래도 좀도둑은 회개하고 기술도 배우고 그러는데 말이야. 이제는 꿩 먹고 알 먹고 하려는 놈들은 국회에 들어오면 안돼. 돈 벌라면 비즈니스를 해야지.

그리고 2등이나 3등 혹은 더러워서 안 나간 놈들 중에 더 훌륭한 사람이 많아. 그래서 소선거구제는 안된다. 다 입후보하게 해서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거야. 하지만 한 사람만 찍게 하면 안된다 이거야. 정원이 10명이면 10명을 다 찍게 하라는 거지. 그래야 인물본위로 가고 돈 없어도 할 수 있어. 그런데 알면서도 기득권세력 저 자슥들이 안하는 거여.

지방자치단제장도 정당공천 배제해야 해. 죽어도 안 할라고 하거든. 그것의 부정부패는 말 할 수가 없어. 지방에 한번 가 봐. 없는 세금 받아서 구청장실에 샤워장 해놓고 말이야. 이제는 자립이 안되는 곳에는 파산제도를 도입해야 해."

- '범죄자 소굴'이라는 거친 용어를 쓸 정도로 우리나라 정치권이….
"(질문을 가로채며) 거친 용어가 아니라 사실을 얘기하는 거라고. 국회가 범법자 집단이라는 얘기는 맞는 말이야. 내가 '맞는 말' 하면 '거친 말'이가?"

"나보고 미쳤다고 한 놈이 미친 놈이라"

- 정치권에 대한 혐오 혹은 증오가 대선에 출마한 이유인가.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 개혁을 하겠다고 말하는 놈이 사실은 개혁의 대상이고 부패의 온상이야. 무슨 낯짝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한다고 그래. 그런 사람은 청산을 해야 해. 똥바가지에 물을 아무리 부어 봐도 똥물이지 샘물이 아니여. 나는 남 욕하기 참 싫어하는 사람이야. 내 얘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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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6번 해봤어. 5월 30일은 14%야. 3월 30일 조사에서는 10.8%이고 서울시장은 18%야. 내 주위에서 '대통령은 좀 심하니까 시장 한번 해봐라. 네가 적임자다'라고 얘기해. 하지만 서울시장 해봐야 아무 쓸 데가 없겠더라고. 들어오는 수입이 지금보다 못하고. 물론 내가 대통령 돼도 지금 내 수입만은 못할 거여.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목적이 있으니까 신이 날 거야. 내가 지금 아플 시간이 없대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 얼마나 신나.

(주위 사람들이) 나보고 미쳤다고 해. 내가 웨이터 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미친 놈이라고 그랬어. 근데 내 인생 내가 살지 가만 있으면 누가 돈 주나. 나보고 미쳤다고 한 놈이 미친 놈이라. (대기업) 부회장은 웨이터 하면 안되나. 국회의원 하다가 문지기 하면 안되나. 그렇게 생각 안하는 놈이 미친 놈이지. 나는 정상적으로 생각하는데 왜 미쳤다는 거야?

11월 26일인가 등록일이니까 아직도 5개월이 남아 있어. 언제 무슨 기회가 있어서 내가 뭐라고 하더라 하는 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알게 돼. 그러면 나 찍어주지 안 찍어 주겠어. 젊은 사람들이 왜 투표를 안하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찍을 놈이 없으니까 (투표장에) 안간다 이거야. 울산에서 강연할 때 투표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그놈이 그놈으로 다 똑같은 놈이니까 그런다고 했더니 박수가 우레같이 쏟아지는 거야. 그게 민심이야. 뇌관에 불만 붙이면 서상록은 당선되게 돼 있어."

- 주변에서 대통령 자리를 너무 쉽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렵게 보는 놈이 미친 놈이여. 대통령직은 원칙과 철학만 있으면 당신도 나도 할 수 있어. 내가 일을 해보니까 웨이터는 웨이터대로 부회장은 부회장대로 어려워. 직업은 똑같은 거여. 나는 대통령 자격이 있지 싶어. 왜? 내 생각이 바른 것 같고 용기 있는 사람이라. 그 이상 좋은 무기는 없어. 정몽준씨도 출마하고 싶겠지만 민주당에서 노무현씨하고 안 바꿔주면 안 할 거야. 그렇게 용기있는 사람이 아냐."

- 지난 총선 때 민주당 공천을 거부한 적이 있는데.

"내가 나이 육십 넘어서 국회 들어가면 뭐할 거여. 행여 당선된다고 하자. 내가 가서 뭐하겠어? 손이나 들라고. 내가 떠들면 눈밖에 나는 거야."

- 대선 기탁금은 어떻게 마련할 건가.
"1천만원씩 꾸면 되겠지. 5억이 문제여 지금. 나는 기탁금 절대 안 떼일 자신 있어."

- 5억원을 못 빌리면?
"왜 못 빌려. 내 집도 있으니까 (저당) 잡히면 되는데."

사법고시 폐지...노동귀족 청산...남북간 이민 허용
'서상록식' 파격적 비전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호텔 웨이터 출신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한 서상록 씨는 상당히 파격적인 공약들을 통해 '서상록식 비전'을 내놓았다.

서 씨는 먼저 "사법부의 판정을 받고 당선이 무효된 사람은 20년 이내에는 피선거권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국회가 범법자의 집단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것. 그는 또한 현행 사법고시제도를 폐지하고 변호사 자격시험으로 대체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그는 특히 "노사정협의회를 즉각 해산하고, 노동운동을 빙자하고 투쟁을 위한 투쟁만을 일삼고 놀고먹는 노동귀족을 청산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병역제도와 관련해서도 "주력전투부대는 소수지원 직업군인으로 첨단화하고 징병제로 입대하는 일반병의 복무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부분이다. 서 씨는 "일 방적으로 퍼주는 햇볕정책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전제하면서도 "햇볕정책은 누가 무어라 해도 김대중 대통령의 큰 치적임을 인정하고 전쟁억제 방안의 하나로 또한 통일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햇볕정책 계승의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이산가족상복 대책과 관련 "연로하신 분들이 마지막 생을 가족의 품안에서 마칠 수 있도록 남이든 북이든 원하는 곳에서 함께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민의 자유'를 언급하며 "김일성 주체사상이 좋고 공산주의를 선망하는 국민이 있으면 이북에 이민 가서 살도록 하는 것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혀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서 씨는 이외에도 4년중임 대통령제, 지구당 폐지, 국회의원수 축소, 대선거구제로의 전환, 대통령 권한 50% 총리에게 위임, 지자체 파산제도 도입, 은행 완전민영화, 가짜식품·가짜약품 척결 등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다. / 구영식 기자


"당선 직후 세 아들 입국금지시킬 터"

서씨는 이미 미국에서 하원의원 공화당 예비선거에 네 번이나 출마한 만만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전인 67년 7대 총선에도 출마해 낙선한 적도 있다. 그는 앞에서도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에 관한 한 전부 범법자"라고 성토할 정도로 '정치인과 돈'에 관한 주제에 상당히 비판적으로 반응했다.

"오닐 하원의원 자서전을 읽어보면 미국도 1960년대 이전에는 그랬대. 사무실에 금고 갖다 놓고 현금펀드 받아서 때려 넣어 놓은 거야. 그런데 도둑놈이 들어오니까 가방에 넣고 다니고 그랬대. 그러다 차츰 발전해 지금은 맑단 말이야. 미국인들은 100불 주면 한 달이나 두 달 후에 폴리티컬 커미션한테 전화를 걸어. 자기가 누구한테 돈을 100불 줬는데 그게 보고가 돼 있냐고 물어본단 말이야. 보고 안돼 있으면 우선 국회 윤리위에서 작살나.

우리나라도 정치자금법에 관한 한 클린(clean) 하고 클리어(clear) 해야 해. 그러면 부정의 70%는 줄어들어. 그런데 저 자식들이 (정치자금을) 호주머니에 넣고 쓰는 재미가 있으니까 안하는 거야. 수표만 없애버리면 뒷거래의 70%가 없어져. 어떤 식모가 남의 집에 가서 일하고 돈을 받아왔는데 10만원짜리 수표가 15년 전 것이라고 하잖아. 내가 대통령 되면 바로 다음날 수표를 없애 버릴 거야."

- 모델로 삼고 있는 역대 대통령 있나.
"그게 슬픈 일이오. 김대중 선생 좋은 일 하셨지. 특히 햇볕정책은 참 잘했어. 지금 어떤 놈이 지랄해도 그건 잘했어. (남북이) 안 싸워야 할 것 아니오. 전쟁은 안해야 할 것 아니오. 하다 보니 좀 많이 퍼준 모양인데 하다 보면 그럴 수 있겠지. 김대중 선생, 좋은 일 많이 했어. 그런데 아들이 개판으로 만든 거지.

나도 아들이 셋이야. 우리 아들이 7월 4일 대선출마 선언한 날 온다고 하길래 오지 마라고 했어. 애들이 5살, 6살, 7살 때 이민 갔거든. (아들한테 지금) 대통령 아들 땜에 골치 아프다. (아들이) 당선되면 한번 갈까요 그래. 그래서 너희는 내가 당선된 그 다음날 바로 입국 금지다라고 얘기해줬더니 우리 아들이 웃더라. 애비니까 청와대 구경은 한번 시켜줄게. 내가 퇴임하기 일주일 전에 초청한다고 그랬어.

이승만 대통령부터 김영삼씨까지 전직 대통령들이 다 좀 그래. 김영삼씨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측근들한테 그랬어. 제발 앉아서 현직 대통령 욕 좀 하지 마라 말이야. 거제도 (내려)가라. 그 사람 아버지 평생 아들 대통령 시키려고 맨날 멸치 잡아서 한푸대씩 줬지 않냐 말이야. 김대중 선생 욕 하지 말고 힘 좋으니까 아버지 따라가 멸치 잡아서 한포대씩은 못 보내더라도 멸치 한 마리라도 봉투에 넣어서 보내 봐라.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 전직 대통령이 지미 카터 같지는 못할지언정…. 폼으로 매일 전화하고 효자 (노릇) 한다고 하지 말고 (직접 내려 가서) 한번 모셔 봐라 이거야."

- 우리나라에는 모델로 삼을 만한 역대 대통령이 없다는 얘기인가.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얘기하는데 그 사람에게는 '잘 살아보자'는 철저한 철학이 있었어. 그런데 '쿠데타' 아니야.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독재자야. 반대하면 죽여 버리는데. 목적은 좋았는데 방법은 나빴다 이거야.

대통령은 상식적인 사람이 돼야지. 상식 이상 좋은 지식은 없대두. 국회의원들에게 사정할 수도 있어. 국회의원을 자기 당번같이 생각하면 되겠어. 국회가 마비되면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찾아가 사정할 수도 있어야 해. 괜히 폼만 잡지 말고 말이야. 민생법안 급하니까 통과시켜 달라고 얘기하는데 그거 안들어주면 맞아 죽어. 왜 대통령이 못 찾아가. 황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거야. 위대하기로 치면 여기 수위 중에 대통령보다 위대한 인간이 많아."

"경기고-서울대 나온 놈들이 나라 망쳐"

- 대통령 아들들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본인이 잘못한 거야. 비서진이 나빠서 그렇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야. DJ는 언론에 서운하게 생각할지 몰라. 내 아들들이 얼마나 고생했는데 좀 봐주면 어떻겠냐고. 자기 의지만 있었으면 할 수 있었어."

- 해결책은 있나.
"대통령 권한이 많아지면 친인척 비리가 생긴다 말이야. 권한을 포기해야지. 내버릴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3당이고 4당이고 다 부를 거야. 그 사람들한테 국무총리에게 대통령 권한의 50%를 줄 테니까 사람을 찾아보라고 하는 거야. 내 사람은 필요 없어. 5년하고 대통령 그만 둘 놈이 내 사람 있을 필요 뭐 있노.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국가에 충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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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비판의 도마에 경기고-서울대 이른바 'KS'출신이 올라왔다. 특히 서씨는 최근 이회창 후보의 서민행보를 "정말 웃긴다"는 말로 비꼬아댔다.

"서울(대) 경기(고) 나온 놈들이 나라 망친 놈들이여. 왜? 아집이 심하거든. 지가 최고라는 거여. 대통령은 지가 엘리트다라고 하면 안되는 거여. 이회창씨는 그 아집 때문에 그 속좁은 것 땜에 (대통령이) 안된 거여. 왜 이인제씨 집에 가서 못 기다려. 1주일만 이인제씨 집에 가서 사정했으면 됐어. 이회창 대세론? 서상록 대세론!

요즘 (이회창씨) 웃기더라고. 어떤 놈이 그랬겠지. 당신은 너무 귀족티가 나서 안된다. 서민스타일로 흉내를 내라. 그러면서 시장에 가서 흙 묻은 오이를 먹어라고 그랬을 거야. (이회창씨는 오이를) 생것으로 먹어본 일이 없거든. 그런데 먹는단 말이야. 시골에서 오이 주면 궁뎅이에 닦아서 먹거나 도랑물에 씻어서 먹었을 거야. 어떤 서민이 농약 묻은 오이를 그냥 먹나. 제발 그런 짓은 좀 하지 말고 다니라 말이야."

그리고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노 후보가 "짬뽕이 되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삼씨 찾아 다니지 말고 자기 생각대로 밀고 나갔으면 괜찮아요. 분배를 옳게 해야 한다, 있는 사람 벗겨서 갈라 먹자고 이때까지 한 소리만 하면 돼. 그런데 지금은 소화 못시키는 박사들 얘기 듣고 짬봉이 되는 거여. 그리고 왜 링컨이야? 세종대왕도 있고 이순신 장군도 있는데. 그래서 나는 노무현이 별로 안좋아. 자기 장인 어른같이 위대한 사람도 없어. 자기 사상과 주장을 위해서 목숨을 바쳤다면 그 사람은 위대한 인간이여. 왜 그 소리 못해. 왜 링컨이냐고. 학자들이 그래야 대미관계가 좋아진다 했겠지.

나한테 충성할 필요 없어. 하지만 파렴치하고 부도덕하면 평생 신세 조질 줄 알어야 해. 그러면 유치장에 가서 나오지도 못하고 공짜밥도 안 줘. 하루 2만5000원 계산해서 집에 가서 사회봉사하라고 할 거야. 일하다가 그릇 깨먹는 것 용서해줄 수 있어. 하지만 부도덕한 일 하면 절대 안돼. 이러면 아무 일 없는데 왜 안되느냐? 갈라먹기 해서 그래. 정권 잡은 놈이 장관 주는 것을 두부 잘라서 주는 것처럼 하니까 문제여. 장관자리가 갈라먹는 자리여? 일꾼을 찾는 거라고.

경상도 사람이 100%면 어때? 전라도 사람이 100%면 어때? 괜히 신문이 잔소리 하는데 일할 놈을 찾아 넣어야지. 사람은 도처에 있어.히딩크는 원칙을 지킨 것밖에 없소. 한국 코치는 압력에 심해 할 수가 없대두. 동창회에 전화하지 자기 마누라한테 전화하지. 이것을 못 견뎌 히딩크가 못되는 거여. 히딩크는 원칙을 충실히 지키는 사람이라 신문이 아무리 밀쳐 내려고 해도 끄덕도 안했어. 원칙을 지키라 이거야."

"나는 개혁 쪽에 가깝지 않겠나"

- 본인은 히딩크 감독과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리더가 될 사람은 원칙을 지켜야 해. 원칙이 허물어지면 전부 다 허물어지는 거야. 내가 기초질서를 확립하자고 얘기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어. 철학만 옳게 서면 어려움이 없어. 견인지역이라고 써놨는데 다 차를 대. 버스전용도로라고 써놨는데 다 차를 대놔서 버스가 그곳으로 가지를 못해. 기초질서만 확립하면 다른 것은 따라가게 돼 있어.

여의도를 가 보면 길이 아니라 파킹 랏(parking lot: 주차장)이야. 국회의원이 밥먹을 적에 길가에 차 대놓으니까 일하는 놈은 짐 내리려고 해도 차를 댈 데가 없게 되는 거야. 기초질서가 확립되지 않으면 나라의 기장이 허물어져.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게 결정적인 거야. 백화점에서 가짜 고기를 팔면 벌금이 3백만원인가라고 하는데 나라도 매일 하겠다. 미국에서 가져와서 한우라고 비싸게 팔면 수십억원이 남는데 3백만원은 매일 줘도 괜찮겠지. 하지만 1주일만 문닫게 하면 절대 안 그런다."

- 스스로 보수와 진보 중에서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나.
"보수도 개혁세력의 이야기를 듣고 개혁도 보수의 목소리를 듣고 수용할 건 수용해야 해. 정치는 현실이니까 현실에 맞도록 하는 게 최선의 정책이 아닌가 싶어. 내 생각에는 그래도 개혁 쪽에 가깝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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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 현재 나와 있는 대선후보들은 좀 미흡하다고 생각하나.
"그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썩었는지 모른대두. 송어를 잡아서 송어찌개를 해도 고기 하나만 썩었으면 그것만 드러내고 다른 것은 묵으면 되지만 이건 폭 썩어서 (전체를) 갖다 내버려야 해. 국민들은 나를 선택할 것 같아. 모든 국민들이 생각하는 곳에 불을 질렀어."

- 대선기간 중 생방송토론회 할 때 군소후보로 취급하면?
"내가 (지지율이) 20% 되면 참석 안 시킬래야 안 시킬 수가 없어. 20%로 올리는 것은 내 책임이지. 지지율에 따라 해주는 거지. 군소정당이라고 해서 안넣어주면 안되는 거지. 내가 등록하고 나면 20% 넘어가."

- 스스로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대통령감이라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이 맞다 이거야. 나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야지."

"김정일 위원장 자주국방노선은 높이 평가하지만…"

- 대선에 나가려면 체력도 뒷받침이 되어야 할텐데.
"걱정없어. 서서 3시간을 강연하고 3시간 자동차를 타고 또 3시간 물 한모금 안먹고 해도 끄덕 없어. 내 수첩 한번 볼래. (강연일정 등으로) 꽉찼어. 5일째 강연하고 있어. 아무 일 없어. 정신력 문제야. 내 카렌다 에이즈(calendar age)는 61세, 피지컬 에이즈(physical age)는 30대, 멘탈 에이즈(mental age)는 20살야.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힘이 펄펄 나. 내가 대통령이 된다? 야 신나는데."

-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아주지 않으면?
"안 뽑아주면 그만이지 어떻게 해? 그렇다고 원망도 안해. 내 능력이 부족해서 안된 것 아니겠어. 국민들 눈에 내가 옳게 비치지 못했으니까 안된다고 판단을 한 거지. 그런데 서상록이 어떤 인물이고 뭘 주장하는지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언론이 그 중차대한 임무를 안한다 말이야. 내가 안되더라도 내 주장에 대해 어떤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어. 그것까지 봉쇄하면 되나?"

- 이번에 안되면 다음 대선에 또 나올 것인가.
"뭘 자꾸 해. 한번 해서 안 되면 그만이지. 내가 어느 누구 닮았는지 아나."

- 대선공약으로 가짜식품과 가짜약품 척결을 내놓았는데.
"경찰들한테 하라고 하면 해. (어떤 약 성분이) 5%가 돼야 하는데 4%만 들어 있으면 그 회사 문닫아버리게 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지들이 매일 조사해 절대 가짜약품 안 말들거라고. 가짜휘발유도 많이 파는데 전국에서 일제히 조사해 20-30명 잡아서 신세 조지게 하는 거야. 조세포탈범이나 가짜 만드는 놈은 국가와 민족을 좀먹는 놈이야. 미국에서 사람 죽이는 것에 대한 시효는 10년이야. 그런데 조세포탈범은 시효가 없어. 내가 왜 그러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국가와 민족을 좀먹는 것이기 때문에 (조세포탈범은)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들보다 더 나쁜 놈이다 이거야. 그 말이 맞는 말이여."

- 이산가족문제와 관련해 '남북간 이민 허용'이라는 독특한 약속을 했는데.
"그게 화합 아니겠나. 이산가족이 100만 가정이 넘었다는데 한번 찔끔 보는 정도니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야. (남북 어디든) 자기 아들한테 가서 살수 있게 해야지. 김정일 위원장도 오케이 하지 싶어. 나이 칠팔십이어서 곧 다 죽을 건데 붙잡고 있으면 뭐해. 이것은 햇볕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발전적 의미가 있어."

-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공산주의는 죽은 거 아니겠소.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생각이 있으니까 그렇게 하는 거겠지. 한가지 좋은 점은 자주국방을 하고 있다는 거야.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도 자주국방이 안된다, 외세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하게 얘기하잖아. 그런데 자주국방하다가 인민이 굶고 있지 않나. 이것은 안돼."

- 대선공약들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본인이 직접 정리한 것인가.
"나도 학자들한테 물어봤어. 3주 동안 잠 안자고 했어. 나는 인터뷰 할 때 적어 갈 것도 없고 외워 갈 것도 없어. 내일이라도 토론회 해도 돼."

- 롯데호텔 '쉔브룬'을 그만둬 굉장히 아쉬울 것 같은데.
"아쉽지. 아쉽지만 이거(대선출마) 하고 다시 해도 되잖아. 안 받아주면 곰탕장사를 해도 되고. 나에게 후회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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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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