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선 때 노 후보 지지한 것 죄송"

[평화방송 인터뷰]

등록 2003.11.12 16:57수정 2003.11.1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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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의원이 11월 12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때 노 후보를 지지한 것을 두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염치없고 죄송하다며 노 후보 선거 운동을 한 것에 대해 사죄해 눈길을 끌었다.

추 의원은 "대선 운동에 가장 앞장선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라며 "제가 정말 오히려 죄송하다. 뭣 모르고 본체를, 본질을 모르고 대선 운동에 앞장서서 지지를 호소했던 것이 참 염치없고 할 말이 없다"고 말하면서 지금 정국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 "동서고금 역사에 전례가 없이, 지지해 준 정당을 탈당하고 지지 세력을 반 개혁 세력으로 몰아 분열시켰으며 측근 세력이 부패에 연루된 이런 상황에서, 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재신임으로 또 다시 지지자들과 국민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 의원은 12일 인터뷰에서 은연중에 여성대통령 꿈의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정치인 개인의 꿈을 막 드러낼 만큼 우리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의사 표시를 삼가겠다"고 말하면서도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하는 역할을 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역할을 보여줌으로써 리더십을 구축하고 희망을 보여준 연후에 의사 표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가 되면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당내 대표 경선에 도전하고 있는 추 의원은, "오히려 여성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힘을 보여줄 것이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여성이다, 남성이다 따지지 않는 세상이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법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추미애 의원은 청와대 일각에서 제기되는 특검법 권한쟁의청구 움직임에는 반대했다. 이를 두고 당내 경선을 의식한 입장 변화가 아닌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은 굉장히 염치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검찰 조사엔 응하면서 성역 없는 수사를 주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그런 전제가 빠지니까…정치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열린우리당과의 연합 공천 가능성에 대해 "연합 공천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추 의원은 "정권을 같이 힘 모아 창출해 놓고서는, 배신하고 지역당으로 몰아붙이고 민주당의 가치 자체를 짓밟은 것은 민주당의 지지자들에게 용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다음은 민주당 추미애 의원 인터뷰 전문이다.

-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당의 세대 교체를 주장하고 있는데 동의하는지?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변화를 감지하고 변화의 욕구를 적절하게 수용해야만 정당의 미래가 있다. 총선을 앞두고 그런 변화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그냥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분들에게는 변화를 추구하는 리더십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정당의 미래 지향성을 보여줄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세대 교체론이 나왔다고 본다."

- 기득권에 안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다른 당에서 바라는 것은) 민주당이 일부 지지 세력에 기대면서 (거기에) 국한되고, 지역당에 안주하려고 하고, 민주당 자체를 쉽게 발판삼는 도구 개념으로 전락시키는 이런 상황이다. 그런 것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 정범구 의원이 어제(11일) 탈당하면서 당내 개혁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정 의원이 갑갑증을 느낀 당내 분위기는 특검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그런데 전당대회 시기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많았다. 또한 사고 지구당이 많이 생긴 상황에서 겨우 70여개 남아 있는 지구당 대의원들을 모아서 기존의 방식으로 뽑는 것은 민주당을 하나도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또 과도적인 총선 지도부를 만든다면서 총선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는 결론을 내는 것을 보고 지속적으로 비판하다가 특검법 당론을 계기로 탈당한 것이라 본다.

나도 정 의원의 지적에 공감한다. 이대로 있으면 민주당은 총선 때까지 시한부 정당이고 시한부 기득권이다. 민주당의 가치를 살려내고 평화 민주 세력의 본산으로서 발전적으로 이어나가 달라는 요구가 많다. 민주당은 개혁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 하고, 지금을 위기 극복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 특검법 처리 문제를 놓고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한 부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 문제는 시기상의 문제다. 지금 한나라당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고, 솔직히 말하면 한나라당이 천문학적인 불법 자금을 거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수사에 응하지 않고 방탄 국회를 열었고 청와대 측근 비리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상대 비리가 엄청나게 크다고 해서 청와대가 측근 비리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본다. 최도술 수사에 대해선 대부분 언론에서도 현명한 수사가 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한나라와 청와대 누가 더 나쁘냐가 아니라 둘 다 나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과 일치했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 특검에 대해 권한쟁의 얘기가 나오고 있고 한나라당은 이를 비난하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은 굉장히 염치가 없다. 우선 검찰 조사엔 응하면서 성역 없는 수사를 주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한나라당이 조사에 응한다는) 그 전제 자체가 빠지니까 굉장히 몰염치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게 되고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이 상황이 답답하긴 하지만 권력의 근저에서 벌어진 것은 일반적인 수사로는 미흡하다는 것(인식)이 지금까지 있어 왔다. 그런 점에서 특검이 된 것인데 권한쟁의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그렇게 하면 검찰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정쟁의 정면에 빠질 염려가 있다."

- 추 의원은 이번에 당내 경선에 나가는데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나.
"정치는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고 강한 신념이나 추진력, 열정으로 하는 것 같다. 8년 현역 의원을 하면서 민주당의 가치를 앞장서 선도하는 입장에 있었다. 기회가 주어지면 민주당이 집권 가능한 정당으로 만들겠다. 민주당이 현재의 정치 역할 구도로는 지역당이라는 한계가 있는데 이것을 타개하겠다.

여성이라는 문제, 나이가 연소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지금 45세다. 정치에 진입한 것이 38세였으니까 벌써 8년이 지났다. 여성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도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여성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힘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여성이다, 남성이다 따지지 않는 세상이 와야 한다."

-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역사적으로 이념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견해가 있다.
"바깥에선 열린우리당이 정치 철학이나 이념에서 개선이 없다고 보기도 한다. 때문에 민주당이 제대로 갖추어진다면 얼마든지 들어오겠다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현재의 고착화된 구도에선 (민주당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다. 지구당 위원장을 따라 뭣 모르고 탈당한 분들이 많다.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탈당을 호도한 것이다. 제대로만 갖추어진다면 들어오겠다는 분들이 많다. 이것이 민주당 전당대회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 경선에서 질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나의 진정성에 대해서 여러 차례 토로했다. 낙선할 경우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 드리면 선거 전략상 불리하기 때문에, 솔직히 그런 말은 하지 않겠다.

내 자신의 목표는 민주당의 대표 같은 그런 위치가 아니다. 민주당의 가치를 살려서 우리 나라 정치를 제대로 잡겠다고 내 자신을 던져놓은 것이다. 이것이 나의 운명이고 나의 운명과 민주당의 운명을 함께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내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과의 연합공천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합공천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우선 개혁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힘이 있어야 개혁이 된다. 정권을 같이 힘모아 창출해 놓고 배신하고 지역당으로 몰아붙이고 민주당의 가치 자체를 짓밟은 것에 대해 민주당의 지지자들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 노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어 온지 9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정치방식이라든지 국정운영에 대해 평가를 하신다면 몇점이나 주시겠습니까?
"제가 점수를 매길 입장은 아닙니다. 왜냐면 대선운동에 가장 앞장섰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구요. 지지 세력에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 제가 직접 발로 뛰고 돼지 저금통을 들고 다니면서 정말 코 묻은 돈, 눈물 흘린 돈을 모은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동서고금 역사에 전례가 없이, 지지해 준 정당을 탈당하고 지지 세력을 반 개혁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분열시켰습니다.

더구나 측근 세력이 부패에 연루된 이런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재신임 국민투표로 또다시 지지자들과 국민들을 압박하는 또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이런 상황으로 빠뜨리는 것을 보면서, 제가 정말 오히려 죄송하다. 뭣 모르고, 본체를, 본질을 모르고 대선 운동에 앞장서서 지지를 호소했던 것이 참 염치없고 할말이 없다 이런 입장이지 제가 점수를 매길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추미애 의원은 여성정치인으로 당대표 경선에 나섰습니다. 궁극적으로 정치인의 큰 뜻이라면 대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지 그리고 어제쯤 어떤 여건이 갖추어지면 한번 도전해보시겠습니까?
"정치인 개인의 꿈을 막 드러낼 만큼 우리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정치판 자체에 대해 실망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꿈을 드러내는 그런 분위기가 되려면 우리 정치가 좀 더 희망과 생산적이어야 한다. 지금은 삼가겠고요, 우선 그런 리더십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하는 과정에서 그 역할을 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힘을 보여줌으로써 리더십을 구축하겠다. 그런 희망을 보인 연후에 그런 의사를 표시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 기본적으로 그런 꿈을 갖고 있지만 여건이나 시기의 문제다 이런 말씀인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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