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마' 서울 연쇄살인범 검거

부유층.안마사등 19명 살해... 강남 명예교수 부부 `첫 희생'

등록 2004.07.18 12:01수정 2004.07.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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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부유층 노인 및 전화방, 출장마사지에서 일하는 여성 연쇄살인등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씨(왼쪽)가 18일 오전 서울 봉원사 인근 안산계곡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토막사체발굴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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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씨가 모자와 마스크, 우비를 눌러쓴 채 현장검증하고 있다. ⓒ 연합

경찰-연쇄살인범간 치열했던 `심리전'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33)씨는 경찰에 여성을 감금,폭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뒤 경찰과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며 수사망을 따돌리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모 전화방 업주의 제보를 받고 이달 초 서울 역삼동의 한 여관에서 여성 출장 마사지사를 감금,폭행한 혐의로 15일 오전 4시30분 유씨를 긴급체포했다.

유씨는 그러나 감금,폭행 혐의를 부인하면서 "이 사건 외에 상당한 사건을 직접 내가 했다. 내가 저지른 사건만 20여개는 된다"고 말하는 등 경찰수사의 초점을 초기에 흔드는 발언을 했다.

깜짝 놀란 경찰은 유씨에게 이를 집중적으로 캐물었고 유씨는 지난해 부유층 노인살해사건의 장본인이라고 말한 뒤 조사과정 중간에 간질발작을 일으키는 등 이후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유씨가 폭행.감금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엄청난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말을 한 것으로 보였다며 간질증세를 보이고 횡설수설하는 용의자를 앞에 두고 유씨의 진술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유씨가) 의식적으로 간질증세를 일으켰다"며 검거 초기 감금.폭행 혐의를 흐리면서 허황된 말을 했다고 말했다.

살인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구기동,혜화동 살인사건 현장에까지 동행한 유씨는 태연히 현장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재구성했다.

그러나 유씨는 실제 범인이 아니면서 TV뉴스 등을 보고 거짓말로 사건을 재구성하는 듯한 뉘앙스를 주기 위해 `계산된 진술'을 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김용화 수사부장은 "유씨를 혜화동 살인사건 현장에 데리고 갔을 때 유씨가 `현장 대문에 노란 줄이 둘러져 있었다'라고 진술해 실제 살인범이 아니면서 TV에 방영됐던 폴리스라인이 쳐진 사건현장을 보고 꾸며내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은 최초 구기동, 혜화동 살인사건 현장 검증에서는 유씨를 살인범으로 단정할 수 없었다며 수사진 내부에서도 혼선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씨는 이후 경찰 조사를 받다 16일 자정께 도주했고 도주 후 12시간만에 경찰의 불신검문으로 붙잡힌 뒤에는 일체의 범행사실을 순순히 털어놓는 한편 현장 검증에서도 범인만이 알 수 있는 객관적 범죄정황을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유현철 강력계장은 "유씨는 검거 초기에 수사초점을 흐리기 위해 횡설수설하고 범행을 인정하지도 않았다"며 "초기 현장검증과 도주 후 재검거된 뒤 현장검증의 진술이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희대의 살인마' 서울 연쇄살인범 검거

(서울=정윤섭기자) = 지난해 하반기 잇따라 터진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사건 등 서울 시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희대의 연쇄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연쇄살인범은 올들어 최근까지 보도방.출장마사지에서 일하는 여성 11명도 무차별 살해한 뒤 시내 곳곳에 암매장하는 등 혼자서 모두 19명을 살해하는 역대 최다 살인을 기록,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8일 서울지역 고급 단독주택에 사는 부유층 노인을 비롯해 보도방.출장마사지 여성 등 모두 19명을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둔기 등으로 무차별 살해한 혐의(살인)로 유영철(33)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 범행 개요 = 유씨는 지난해 9월24일 서울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침입, 이 집에 살고 있는 모 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하면서 서울판 `살인의 추억'의 서막을 올렸다.

이어 10월9일에는 서대문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61)씨의 단독주택에서 고씨 어머니 강모(8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을 역시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다.

유씨는 같은 해 11월 수십억대 재력가인 최모(71)씨의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에 침입, 최씨 부인 유모(69)씨를 살해했고, 종로구 혜화동 110여평 규모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사는 집주인 김모(87)씨와 파출부 배모(53.여)씨를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방화까지 했다.

경찰이 유씨 뒷모습을 담은 폐쇄회로TV(CCTV) 화면과 족적을 확보, 수사망을 좁혀오자 유씨는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을 잠정 중단했지만 올들어 서울지역 보도방.출장마사지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김모(25.여)씨 등 11명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 범행 수법 = 부유층 노인 연쇄 살인의 경우 유씨는 길가에서 멀리 떨어지거나 정원이 넓어 외부에서 집안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부유층 동네의 100평 이상 2층 단독주택을 주요 범행대상으로 선정, 목격자가 나타날 가능성을 최대한 줄였다.

또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노인 혼자 집을 지키던 점심시간 전후나 오후 시간대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노인 외에 일가족이 함께 있을 경우에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쳐서 잔혹하게 살해했다.

유씨는 부유층 주택가에서 연쇄살인을 저질렀지만 현장에서 현금과 저금통장, 귀중품 등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아 원한 등에 의한 단순살인이 아닌 부유층과 사회에 대한 `증오범죄'임을 드러냈다.

유씨는 또 보도방과 출장마사지 등을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자기 집으로 불러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사체를 토막낸 뒤 암매장하는 잔혹의 극치까지 보였다.

◆ 범행 동기 = 경찰조사 결과, 유씨는 부유층과 여성에 대한 증오감 등으로 무려 19명의 무고한 시민을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절도죄로 수감 중 안마사 일을 하던 부인과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했고 출소 뒤 전화방에서 일하던 여성 김모씨에게 청혼을 했으나 교도소 출소자, 이혼남이라는 사실이 발각돼 거절당하자 여성 및 사회에 대해 증오심을 키워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유씨가 자신과 일방적으로 이혼한 전처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으나 자녀를 생각해 이를 포기하고 살해 대상을 보도방이나 출장마사지 여성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유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이를 부유층 탓으로 돌리고 서울 시내 일대 고급 주택가를 골라 부유층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 검거 및 수사방향 = 유씨는 7월초 서울 역삼동 한 여관에서 여성 출장 마사지사를 감금, 폭행한 혐의로 이달 15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유씨는 경찰에서 감금.폭행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최근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이라고 진술하면서 살인사건 용의자로 재조사를 받다 경찰이 조사실에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도주했다.

유씨는 도주한 뒤 자살할 결심까지 했으나 도주 12시간만인 16일 오전 영등포역에서 불심검문 도중 다시 경찰에 붙잡혔고 재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서울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했다.

경찰은 유씨의 자백진술서와 함께 범죄행위자만이 알 수 있는 객관적 범죄정황을 확보하고, 살인사건을 수사 중이던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을 불러 범죄혐의를 재확인했다.

경찰은 또 유씨를 데리고 지난해 9∼11월 저지른 부유층 노인 살해사건 현장을 방문, 사건을 재구성하는 한편 서울 봉원사 계곡과 서강대 뒷산 등 전화방.출장마사지 여성의 사체를 숨긴 장소를 방문해 현장검증도 실시했다.


<초점> `충격.경악'..서울판 `살인의 추억'

(서울=정성호기자) 지난해 하반기 서울에서 잇따라 발생한 부유층 노인 연쇄 살인사건이 경찰 추정대로 동일범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용의자인 유모(33)씨는 노인 살해사건 4건 외에도 추가로 11차례나 살인을 자행, 부유층 노인과 출장 마사지 여성 등 모두 19명을 살해해 역대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희대의 살인마'로 기록되게 됐다.

특히 이번 범행은 동기가 종래 살인사건처럼 돈이나 사적 원한 등이 아니라 여성, 혹은 부유층 일반에 대한 증오심이었고 이로 인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무차별적으로 자행됐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부자와 여자가 미웠다" = 유씨는 절도죄로 수감돼 있던 중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했다. 출소 후 전화방에서 일하던 김모(여)씨에게 호감을 느껴 청혼했지만 전과자에 이혼남이란 사실이 들통나자 거절당했다.

유씨의 여성에 대한 증오심은 그렇게 커져만 갔고, 안마사 출신 전처 역시 살해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자녀들 때문에 포기했다. 대신 전처와 비슷한 직업을 가진 보도방과 출장 마사지 여성이 범행의 표적이 됐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 역시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을 키워가는 동기가 됐고 고급주택에 사는 부유층이 타깃이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 치밀.잔인한 범행 = 노인 상대 살인의 경우 유씨는 길가에서 멀리 떨어지거나 정원이 넓어 외부에서 집안 상황을 알 수 없는 부유층 저택을 노렸다. 목격자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범행 시각으로는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노인 혼자 집을 지키는 점심시간 전후나 오후 시간대를 택했다.

노인 외에 가족이 있을 땐 그들도 모두 범행 대상이 됐다. 범행할 땐 자루를 짧게 해 쥐기 편하게 손수 만든 망치로 수 차례 내려치는 잔인함을 보였다.

속칭 보도방이나 출장 마사지 여성들은 집으로 불러들여 죽인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시체를 토막내기까지 했다.

◆ "사회적 소외감이 증오심으로" = 전문가들은 유씨가 이처럼 잔인한 연쇄살인마로 변모한 이유를 "분노와 증오로 변한 개인적.사회적 소외감이 공격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방적으로 이혼당한 뒤 그 원인을 자기 내부가 아닌 외부, 즉 전처에서 찾았고 이런 불만을 비슷한 직업의 여성으로 확대 적용, 무차별 살해에 나섰다는 것.

또 자신의 불우하고 빈곤한 처지 역시 부자들이 자기 몫을 빼앗아간 탓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부자들을 응징해야겠다는 극단적인 적개심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엔 사회에 만연한 `부자들은 전부 도둑'이라는 식의 부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한 몫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경찰행정학) 교수는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선 사회가 전체적으로 소외.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적 변화에 더 잘 적응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사체계 개편 시급 = 살인 사건에 대한 종래 경찰의 수사는 광범위한 탐문수사가 주요 단서가 됐다. 피해자 주변을 이잡듯 뒤져 원한 관계나 금전 관계 등을 밝혀내는 식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사적 원한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포괄적 적개심으로 인한 살인엔 이런 수사 기법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자칫하면 미제로 남을 뻔했지만 우연히 붙잡힌 범인이 제 입으로 범행 일체를 술술 털어놓으며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 내부에서도 `하늘이 도와 범인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경찰의 현장 감식 능력을 강화해 사건 초기 단서를 확보하고 캠페인을 통한 시민들의 의식 전환으로 제보나 신고가 더 활발해지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엽기살인마' 유영철은 누구인가

(서울=박상돈 기자)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지역 부유층 노인과 보도방.출장마사지 여성 등 모두 19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33)씨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채 타인을 향한 맹목적인 증오와 적개심을 키워왔다.

◆ 성장배경과 주변환경 = 서울에서 노동일을 하는 부모 사이에 3남1녀 중 삼남으로 태어난 유씨는 중학교 1학년인 14살때 아버지가 지병인 정신분열성 간질환으로 사망하자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서울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공업고 2학년을 다닌던 중 절도사건으로 소년원에 수감되어 학업을 중단하고 떠돌이 생활을 했다.

유씨는 21살 때인 1991년 마사지 안마사인 황모씨와 결혼, 11살된 아들까지 두었으나 이후 14차례 특수절도 및 성폭력 등으로 형사입건 되는 등 11년을 교도소에서 보내 사회와 철저히 격리되었다.

2000년 3월 특수절도 등으로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 2002년 5월께 부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일방적으로 이혼당했으며 이후 말을 하지 않고 대인기피 현상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만기 출소 후에는 더욱 심한 대인기피 현상을 보여 허공을 쳐다보는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는 것. 1993∼1995년에는 간질 증세로 국립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도 있다.

지난해 11월경에는 전화방을 통해 알게 된 김모 여인과 교제 중 청혼을 하였으나 `전과자.이혼남'이라는 것이 알려져 절교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하고 둘째형도 1994년 32세때 같은 병으로 사망한 후 자주 간질증세를 일으키자 자기도 죽을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세상을 비관, 막연한 복수심에 누군가를 살해하고 싶다는 의사를 갖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범행동기와 정신상태 = 유씨는 13년전 황씨와 결혼, 11살된 아들까지 두었으나 2000년 3월 특수절도 등으로 전주교도소에 수감중 2002년 5월께 부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이혼 후 `여성 혐오증'이 생긴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유씨는 자기 인생이 이처럼 힘겨운 것은 결국 치부를 하고 있는 부자들 때문이라는 부정적 생각을 갖게 되고 잘사는 집만을 골라서 무조건 살해하겠다는 범행 을 결의하게 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유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이를 부유층 탓으로 돌리고 서울 시내 일대 고급 주택가를 골라 부유층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후 2003년 9월11일 전주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13일만인 9월24일 서울 신사동 서울 모 대학 명예교수 부부를 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 지역 70∼80대 노인을 상대로 둔기를 이용, 잔혹하게 살해했다.

또 지난해 11월경에는 전화방을 통해 알게된 김모 여인과 교제 중 청혼을 하였으나 `전과자.이혼남'이라는 것이 알려져 절교를 당하자 더욱 성격적으로 여성 혐오증이 더해 여성들에 대한 살해 결의를 하게 되었다.

경찰은 유씨가 자신과 일방적으로 이혼한 전처를 살해하려했으나 자녀를 생각해 이를 포기하고 살해 대상을 보도방이나 출장마사지 여성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 연쇄살인 행각 = 유씨는 지난해 9월24일 서울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모 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다.

이어 10월9일에는 서대문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61)씨 단독주택에서 고씨 어머니 강모(8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을 역시 둔기로 살해했다.

같은해 11월에는 군납업체 사장을 지낸 수십억대 재력가인 최모(71)씨의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에 침입, 최씨 부인 유모(69)씨를 살해했으며, 또 종로구 혜화동 110여평 규모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사는 김모(87)씨를 살해한 뒤 불까지 질렀다.

유씨는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을 잠정적으로 중단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 3월 신촌 소재 전화방에 근무하는 권모 여인을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지역 전화방.출장마사지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11명을 잇따라 살해했다.


`재주목받는' 역대 주요 연쇄살인 사건

(서울=정윤섭기자) 서울시내 부유층 노인과 전화방, 출장마사지 여성 등 무고한 시민 19명을 무차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국내에서 발생했던 역대 연쇄살인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연쇄 살인은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부터 사회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해 1990년대에는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지존파 등 폭력조직의 반인륜적 연쇄살인 사건으로 이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도 사회에 대한 증오심과 적개심을 품고 연쇄살인을 저지른 살인마들이 잇따라 등장해 사회를 불안에 떨게 했다.

다음은 주요 연쇄살인사건과 개요.

◇ 화성연쇄 살인 사건 =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쇄살인사건.

1986년 9월∼1991년 4월 경기 화성 일대에서 부녀자 10명이 연쇄적으로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되는 등 장기간에 걸친 잔혹한 살해수법으로 인해 `세계 100대 살인사건'에 포함되기도 했다.

1986년 9월15일 태안읍 안녕리 목초지에서 야채를 팔고 귀가하던 이모(71.여)씨가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된 뒤 1991년까지 10대∼60대에 이르는 여성 10명이 무참하게 희생됐다.

10차례 연쇄살인 사건 중에서 여덟번째 사건의 범인은 잡혔지만 나머지 연쇄살인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지난해 4월 개봉된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9월 유일하게 목격자가 확보됐던 일곱번째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 사건이 종결되면서 사실상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큰 사건이다.

◇ 지존파(至尊派) 사건 및 온보현 사건 = 1994년 9월20일 추석연휴 기간에 세상에 전모가 드러난 폭력조직의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

당시 경찰에 붙잡힌 김현양 등 조직원 6명은 1993년 7월 `지존파'를 결성, 사업 가 부부를 납치 살해한 것을 비롯해 배신한 조직원 1명 등 모두 5명을 잔인하게 살 해한 뒤 시체를 암매장하거나 불에 태웠다.

이들 중 일부는 `담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인육을 먹기까지 하는 `인면수심'의 잔인함을 보여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들은 또 `부자를 저주한다'는 강령까지 만들고 백화점 고객명단을 빼내 범행대상을 물색하는 등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고 피해자들을 납치.감금할 수 있는 철창과 살해후 증거인멸을 위해 시체소각용 화덕까지 갖춰 사회를 경악케 했다.

지존파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부녀자 6명의 연쇄납치 및 살인사건인 온보현 사건이 터져 1994년 당시 사회는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온보현은 1994년 9월13일 서울 양재동에서 귀가중인 20대 여성을 훔친 택시로 납치, 살해하는 등 부녀자 6명을 납치해 이중 2명을 살해했고,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서자 온보현이 범행 보름만에 자수, 막을 내린 사건이다.

◇ 막가파.영웅파 사건 = 연쇄살인 사건은 아니지만 지존파의 잔혹성을 모방하고 계승한 막가파.영웅파 사건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1996년 10월29일 `지존파'를 모방한 최정수 등 일명 `막가파' 5명이 강도살인 등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같은 해 9월 중순 범죄단체를 조직한 뒤 10월5일 서울 포이동 W빌라 앞에서 귀가중이던 40대 여성을 승용차로 납치한 뒤 금품을 빼앗고 구덩이에 산 채로 밀어 넣어 살해하는 등 `지존파' 못지않은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

1999년 10월29일 검찰에 검거된 이순철 등 `영웅파' 조직원 6명도 평소 튀는 행동을 보여 눈에 거슬렸던 동료 조직원을 무참히 토막 살해하고, 시신 내장을 꺼내 나눠 먹는 등 잔혹성의 극한을 치달았다.

◇ 부산.울산 연쇄살인과 용인 연쇄살인 사건 = 당시 30대 초반의 연쇄살인범 정두영이 1999년 6월∼2000년 4월 부산.울산.경남지역의 부유층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잇따라 살해한 사건.

정두영은 1986년 자율방범 순찰대원을 살해해 12년동안 복역하고 출소한 뒤 곧바로 살인과 강.절도 행각을 벌였다.

금품을 훔치다 들키면 흉기나 둔기 등으로 잔혹하게 목격자를 살해했으며 연쇄살해 동기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내 속에 악마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해 경찰을 놀라게 했다.

허모(25)씨와 김모(29)씨 등 20대 2명이 2002년 4월27일부터 승용차를 택시로 위장해 몰고 다니며 3일간 여성 5명을 살해한 충격적 사건도 이어졌다.

이들은 신용카드 빚을 갚고 유흥비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시작했지만 신고를 막기 위해 피해자들을 거침없이 살해하고 늘어나는 시신들을 차에 싣고 다니는 등 끔찍한 행각을 보였다.

범인 중 김씨는 경찰에 체포됐다 도주했지만 김씨의 도피행각은 자살로 끝을 맺기도 했다.

`서울 연쇄살인 사건' 일지와 개요

▲2003년 9월 24일 = 강남 신사동 명예교수 부부 살인 사건
- 강남구 신사동 2층 단독주택 안방에서 숙대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가 둔기로 추정되는 도구에 머리를 3∼4군데 맞고 사망.

▲2003년 10월 9일 = 서대문 구기동 주차관리원 일가족 살인 사건
- 종로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61)씨의 2층 단독주택에서 고씨 어머니 강모(8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이 둔기로 추정되는 도구에 얼굴 안면부 등을 맞고 사망.

▲2003년 10월 16일 = 강남 삼성동 여노파 살인 사건
- 강남구 삼성동 최모(71)씨의 2층 단독주택에서 최씨의 부인 유모(69)씨가 안방에 딸린 목욕탕에서 머리를 둔기에 맞고 사망.

▲2003년 11월 18일 = 종로 혜화동 노인 살인 사건
- 종로구 혜화동 2층 김모(87)씨 단독주택에서 화재 발생. 화재 진화 후 안방에서 머리에 둔기로 맞은 흔적이 있는 김씨와 파출부 배모(57)씨가 숨진 채 발견.

▲2003년 11월 하순 = 경찰, 삼성동ㆍ혜화동 노인 살인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 채취해 감식한 결과 신발종류와 크기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 경찰,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 사건을 동일범 소행으로 추정.

▲2003년 12월 초순 = 경찰, 종로구 혜화동 노인 살인 사건 용의자의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확보. 현상금 5천만원을 내걸고 전단지 1만여장 제작해 배포.

▲2004년 1월∼ = 서울 연쇄살인 사건 경찰 수사 답보
▲2004년 3월 = 신촌소재 전화방 여성 살인사건 발생
▲2004년 3월8일 = 경찰청, 중요 미제사건 조기검거 대책회의 개최
▲2004년 4∼7월 = 서울지역 보도방 여성 연쇄살인 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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