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단원 돌보던 참의료실천단 성명서 발표

"국가보안법 즉각 철폐... 단식 조속히 중단되어야"

등록 2004.12.30 19:36수정 2004.12.30 20:41
0
원고료로 응원
a

참의료 실천단의 기자 회견 장면 ⓒ 정영주

30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국보법 단식농성장에서는 참의료 실천단소속 의사·약사·간호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소속 최인순씨는 국가보안법 연내 철폐 운동에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다면서 "25일이나 단식을 하던 농성단이 이제 물까지 끊어 버리고 결사 단식을 진행한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72시간 내에 어떤 위험 상황이 발생할지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이라며 215명이 결사단식은 조속히 중단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시대의 악법 국가보안법 철폐는 정치인들의 흥정꺼리가 될수 없다며 즉각 철폐하지 않으면 결사 의지를 보이고 있는 215명의 목숨이 위태롭다"며 "수구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집권 여당 열린우리당에 강력히 경고"했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이다.

열린우리당은 단식농성단의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라.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위해 단식 농성을 시작한 이들의 단식이 25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의 규모는 600여명에 달하는데, 이들 중 100여명 이상이 25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게다가 정기국회 폐회를 앞둔 12월 29일 밤 9시를 기해서 이둘 중 150여 명은 국가보안법 폐지 결정이 나는 그 날까지 ‘물도 소금도 안 먹는 끝장 단식’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이 대규모의 인원이 단식에 참여할 뿐 아니라, 이들이 물도 입에 대지 않는 형태로 단식을 진행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당황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이 연내에 완전 폐지되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단식농성단의 농성을 지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의료인으로서 농성단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간 농성단에 의료 지원을 하며 단식자의 건강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물을 마시며 단식을 하는 것과 물도 마시지 않고 단식을 진행하는 것은 차원이 틀리다. 의학적으로 볼 때, 물도 마시지 않고 단식을 진행한다면 대부분의 단식자들이 길어야 72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존에 20여일 이상 단식을 진행한 이들이 많고, 칼바람을 맞으며 여의도 공원에서 노숙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이기에, 이러한 단식이 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증폭될 것이 자명하다.

이와 같은 극한 상황을 초래한 열린우리당에 간절히 바란다. 죽음을 무릅쓰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자 하는 이들의 참된 마음을 돌아보라. 만일 단식농성단에서 이 시간 이후 어떤 불쌍사라도 생긴다면, 그것은 열린우리당의 야합과 국회의장의 무책임 때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야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하루빨리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 단식농성단에서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생명과 건강을 우선하는 의료인으로서 단식농성단에 간곡히 부탁한다. 이제 제발 대규모 단식을 그만두고 다른 방식으로 싸움을 지속하자. 물도 입에 대지 않는 형태의 단식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단식농성단의 뜻과 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투쟁을 지속하지 말자.

우리는 국가보안법이 완전 폐지되기를 바라는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의료인으로서, 단식농성단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농성단과 함께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리한 단식이 72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우리는 2005년 1월 1일 단식농성단 전체의 건강을 평가하고, 그 평가에 근거해 의료인으로서 단식농성단에 마지막 부탁을 드릴 수도 있음을 밝힌다. 다시 한번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1차적 책임은 열린우리당에 있음을 강조한다. 열린우리당은 하루빨리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2004. 12. 30

참의료실천단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2. 2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민주당은 앞으로 꽃길? 서울에서 포착된 '이상 징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