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나로 변화시키는 방법

하이브로 무사시의 <독서기술>을 읽고

등록 2004.12.31 19:23수정 2005.01.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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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페이지마다 글이 꽉 찬 책보다는 듬성듬성 여백이 있는 책을 나 자신이 선호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예전엔 양적인 독서를 좋아했다면 요즘은 질적인 독서로 취향이 바뀐 탓이다. 즉 사색의 독서를 즐기게 된 것이다. 독서를 마음껏 즐기고픈 욕망이 내재한 까닭일까.

몇 일 전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성적제출을 완료했다. 방학이면 늘 하듯이 학교 도서관 서고를 두리번거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문득 나의 시야에 들어온 한 권의 책이 있었다. <독서기술>이었다. 나에게는 여유로움을 주고, 자체로는 독서법에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책의 크기는 작아도 글은 큰 편이며 읽기에 무척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책의 내용과 구성을 간략히 소개하면, 지금의 나를 더 나은 나로 변화시키는 방법(기술)은 독서라는 것. 나를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첫째는 책을 찾는 방법이고 둘째는 책을 읽는 방법이란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다. 첫째와 둘째 장이 책을 찾는 기술이라면 나머지 4개의 장은 책 읽는 기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차례를 살펴본다.

제1장 나를 변화시키는 독서: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나에게 강해진다/남에게 강해진다/공부에 강해진다/일에 강해진다/연애에 강해진다/포치가 좋아하는 글1

제2장 나에게 맞는 좋은 책을 찾는 방법: 재미없는 책은 던져버린다/책을 많이 산다/좋아하는 저자를 찾는다/반복해서 읽을 책을 찾는다/책 제목을 기억한다-출판목록을 읽는다/읽지 말아야 할 책-읽지 않는 편이 좋은 저자/타마가 좋아하는 글1

제3장 즐겁고 유용한 목적별 독서: 꼼꼼히 천천히 읽기-정독법/빠르게 건너뛰며 읽기-속독법/서점에서 서서읽기/돌려보기 독서법 VS 주고받기 독서법/책상에 쌓아두기 독서법 VS 책장에 꽂아두기 독서법/장소별 독서법/시간별 독서법/포치가 좋아하는 글2

제4장 문장으로 쓰면 나를 알 수 있다: 나의 리듬과 스타일/하루 1,000자를 써볼 것/편지는 독서인생을 풍요롭게 한다/책을 일기장처럼 활용해보자/책을 써보자/타마가 좋아하는 글2

제5장 좋아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 독서는 습관이다/좋아하게 되는 것/독서가가 되는 길/사람은 본래 고독하고 쓸쓸한 존재/좋아할 수밖에 없다/포치가 좋아하는 글3

제6장 독서습관이 당신을 극적으로 바꾸어간다: 하루 30분의 독서가 인생을 바꾼다/독서는 사람이 계속 성장하기 위한 조건이다/독서는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기술이다/타마가 좋아하는 글3 등이 있다.

부록으로 포치의 꼬리말/타마의 꼬리말/하이브로 무사시의 맺음말/지은이 소개/옮긴이 소개 등의 내용이 채워져 있다.

각장의 끝마다 포치와 타마라는 두 동물을 등장시켜 독자의 두 유형을 대변하고 있음은 독특한 형식이 아닐 수 없다. 매우 시원스럽다. 독자로서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을 얘기해주는 셈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뒤표지 오른쪽 상단에 있는 내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상 독자인 포치와 타마 둘의 대표적인 말을 한 단락씩 실어놓았다. 순서대로 인용한다.

포치: 나는 책을 산더미처럼 많이 쌓아 놓고, 방도 잘 안 치우는 편이야. 그래도 계속 책을 사게 돼. 책을 사면 이상하게도 안심이 되어 읽지는 않아. 이와 같은 쌓아두기 독서법에도 의미가 있다니 기쁘다.
타마: 책은 필요할 때 읽으면 되는 거야. 정말로 읽고 싶을 때 읽는 게 좋아. 결국 책장에 책을 꽂아놓는 독서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필자도 포치와 타마의 성향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것 같다. 두 가지 모두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책상 위에 쌓아둔 책을 어느날 문득 물끄러미 바라보다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한 권의 책을 뽑아 읽고는 즉시로 글을 쓰게 되는 경우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쌓아두기 독서법이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책장에 꽂아두기 독서법은 자주 경험하곤 한다. 책장의 제목을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뭔가가 있을 수 있다. 그때 즉흥적으로 뽑아본 책에서 생각의 열쇠를 발견하는 경우다. 생각의 물고가 풀리면 긴 글도 쉽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필자에게 새롭게 다가온 독서법이 있다. 제3장에 있는 시간별 독서법이다. 하루를 7개의 시간대로 나누어 독서한다. 이른 아침·출근시(등교시)·업무 전(수업 전)·기다릴 때·점심시간·퇴근 후(방과 후)·취침 전 등이다. 잠깐만 생각해보면 머리가 자연스럽게 앞뒤로 끄덕여진다. 조용히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진정 즐기는 독서를 꿈꾸시는 분은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독서기술 - 포치와 타마의 대화 3

하이브로 무사시 지음, 김철수 옮김,
종이나라,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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