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진·해일 사망자 15만명 선"

각국 12억 달러 지원...미, 눈총 떼밀려 3억5000만달러 지원

등록 2005.01.01 10:13수정 2005.01.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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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쓰나미가 강타한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시의 거리에 설치된 임시 천막에서 한 여성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 AP/연합뉴스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 및 해일(쓰나미)에 의한 사망자 숫자가 15만명에 근접하고 있다고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 겸 유엔 인도지원조정국장이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에겔란트 사무차장은 "사망자 가운데 상당수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했다"며 "그러나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 많아 피해 규모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 최종 사망자 숫자를 알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어부들과 어촌 마을이 있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섬이 많고 교통·통신이 불편한 인도네시아는 멀리 떨어진 지역에 대한 정확한 인구 통계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미군 화물기는 피해가 막심한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 지역에 식품, 의약품과 함께 시체를 담을 8만개의 주머니를 공수했다. 반다 아체 지역에서만 최소한 8만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피해가 많은 태국 푸껫 지역에는 가족들이 실종자의 인적사항과 사진을 붙여놓은 안내문이 4000장에 이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 지역에서만 최소 8만 숨져

피해규모가 눈덩이 처럼 커지면서 각 국이 내놓은 지원액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각 국이 약속한 지원액은 모두 12억달러에 이른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31일 미국이 피해 지역에 추가로 3억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이제까지 약속한 3500만달러가 포함된 액수다.

미국이 갑자기 원조액은 10배로 증액한 것은 남아시아 대 재앙에 대해 너무 인색하고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데 따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6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텍사스의 크로포드 농장에서 유유히 휴가를 즐겨 비난을 받았다. 처음에는 1500만달러를 내놓기로 했다가 "현재 이라크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전비의 10분의 1도 안된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2000만달러를 추가했다.

그러나 지난 30일까지 영국의 자선단체들이 당시 미국 정부의 지원금 3500만 달러의 2배가 넘는 6150만달러를 모금했고 영국 정부는 원조액은 9600만달러로 늘렸다.

스웨덴은 7550만달러, 프랑스는 5700만달러, 유럽연합(EU) 4400만달러를 약속했다. 중국도 31일 오전 지원액을 총 6302만달러로 증액했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www.amazone.com) 한 회사만 해도 1일 오전 10시20분(한국 시간) 현재 회원 12만9000명으로부터 999만달러를 모금해 미 적십자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미국, 뒤늦은 지원 증액

패트릭 리(버몬트. 민주) 상원의원은 지난 30일 CNN에 출연해 "미국은 매일 이라크에서 아침도 시작하기 전에 3500만달러를 쓰고 있다"며 "미국이 처음 며칠간 쓰나미 재앙에 잘못 대응함으로써 전세계 나머지 국가들에 그릇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비판했다.

미 <보스턴 글로브>는 31일자 칼럼에서 "미국의 3500만달러 지원 약속은 미국 인구의 5분의 1밖에 안되는 영국의 9600만달러 지원으로 빛이 바랬다"면서 "7500만달러를 내놓은 스웨덴은 1인당 8.40 달러를, 1560만 달러의 덴마크는 1인당 2.90 달러를 각각 원조하는데 비해 미국은 1인당 12센트를 지원하는 셈"이라고 공박했다.

미국은 앞으로 더 지원액을 늘릴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온갖 비난을 받 받은 뒤에야 뒤늦게 지원에 나선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겨 체면이 구겨지고 말았다.

태국 정부 "외국인 2200명 사망"

(방콕 로이터) 태국 내무부와 각 지역 재해대책본부는 31일 이번 지진해일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4천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중 외국인이 최소 2천23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태국 정부의 당초 발표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희생자 가운데 1천927명은 한국인 등 외국인들이 5천여개의 객실을 가득 채웠던 카오락 지역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날 낮까지 각국 자료를 근거로 외신이 집계한 태국 내 외국인 피해는 사망 270여명, 실종 6천여명으로 나타나 실종 외국인 상당수는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웨덴은 자국민 실종자 2천500명 가운데 일부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 44명인 자국민 사망자 수가 앞으로 1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아시아 피해국에는 사체 신원확인을 위한 시설이 부족해 사망자의 치아나 유전자 분석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사망자 신원파악에 몇 주일에서 길게는 몇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 태국을 포함한 지진해일 국가내에서의 한국인 피해가 사망 8명, 실종 8명, 부상 17명, 소재 미확인 585명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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