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한번만 기회를..." 황수정, 컴백 성공할까

등록 2005.06.05 17:59수정 2005.06.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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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마약사건에 연루됐다가 최근 연예계 복귀의사를 밝힌 탤런트 황수정씨의 드라마 <허준> 출연 당시 모습. ⓒ MBC

2001년 마약사건에 연루됐다가 연예계를 떠난 탤런트 황수정씨가 한 여성지를 통해 연예계 복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황씨의 '컴백'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황씨가 예전의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황씨는 최근 <여성조선>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꼭 연기활동을 하고 싶다, 여러분들이 부디 저를 용서하시고 받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황씨는 "아직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을 만나 드라마와 영화 출연에 대해 상의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작품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활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예계 복귀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황씨는 유흥업소 사장 강모씨와 함께 히로뽕을 상습적으로 맥주 등에 타 마신 혐의로 2001년 11월 구속됐다가 이듬해 2월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2년·추징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황씨는 "그동안 여러분들을 다시 만날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아서 활동을 영원히 중단하고 조용히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아직 못다한 연기에 대한 미련을 떨쳐내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황씨는 마약사건 이후에도 여러차례 연예계 복귀를 준비했지만 그때마다 강력한 반대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접곤 했다. 이번에 황씨는 자신의 출세작 <허준>이 새로운 한류 상품으로 주목받는 것에 큰 용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5월초 홍콩의 한 케이블TV에서 <의도(醫道)>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고 있는 <허준>은 이미 방영된 <대장금>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현지 언론들이 드라마 주역이었던 황씨에 대해서도 자연히 관심을 쏟게된 것이다.

그러나 황씨가 마약사건 이전에 청순한 이미지로 인기를 쌓아올린 만큼 연예계에 컴백한다고 해서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02년 4월 한 방송사의 인터뷰 요청에 "나는 이제 연예인이 아니다"라며 황급하게 자리를 피했던 황씨가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연예계에 복귀하려는 것도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황씨의 이메일이 공개되자 인터넷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마약사건으로 충격받은 건 사실이지만 허준의 예진아씨를 잊지 못하고 있다"(네이버 '나도 한마디' taezabora)는 격려성 의견도 없지 않지만,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개인적으로 용서하고 싶어도 사회에 미칠, 특히 청소년에게 미칠 악영향 때문에 컴백은 절대 반대합니다. 청소년은 잠재적으로 마약을 하더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생활에 아무 지장 없구나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나도 한마디' chocy911)

"스티브 유 처럼 다른 곳에서 활동하는 건 누구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제의가 많이 들어오면 거기 가서 활동하세요. 국내복귀 시도하지 마시고~ ." (엠파스 나도 한마디 'ycs13579')

황씨가 <여성조선>에 보낸 이메일은 다음과 같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브라운관을 떠나고 인고의 세월을 보낸 지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벌써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심스럽기만 해요. 그리고 사실 너무 두려워요.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또 '저를 받아들여주지 않으시면 어떻게 하나'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친 적도 많아요. 그런데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꼭 연기활동을 하고 싶어요. 여러분들이 부디 저를 용서하시고 받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을 만나 드라마와 영화 출연에 대해 상의할 예정이에요.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작품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활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사실 컴백을 생각하면서, 저는 무엇보다도 팬 여러분들의 목소리에 가장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여러분들의 성원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그동안 많은 제의를 받고도 선뜻 나서지 못한 이유도 바로 여러분들에게 먼저 용서를 받고 싶어서였습니다. 용서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어요.

그동안 여러분들을 다시 만날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아서 활동을 영원히 중단하고 조용히 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못다 한 연기에 대한 미련을 떨쳐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지난 4년 동안, 제 인생에서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는지 정말 절실히 느꼈어요. 활동을 많이 할 때만 해도 그 중요성을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가 제 천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드라마 속에 나오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 제 심장이 콩콩 뛰는 것을 느껴요. 그럴 때마다 연기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한때는 드라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날까봐 TV를 아예 켜지 않은 적도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후회 없는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팬 여러분들을 크게 실망시켰다는 자책감은 아직도 참을 수 없지만. 다시는 연기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두려워요.

그 사건 이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여러분들을 실망시켰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너무 무겁게 짓눌렀어요. 하지만 여러분들의 사랑을 고마워할 줄 모르고 철없이 살았던 제 자신을 진실하게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동안 정말로 많이 반성했어요. 친구들도 안 만나고 항상 집에서 혼자 제 삶을 뒤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항상 사랑을 받기만 하고 베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봉사활동에 눈을 돌렸죠. 정신지체 장애우들을 돌보면서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어요. 이웃의 관심 없이 힘든 삶을 사는 그분들을 보면서 지난날 철없이 보냈던 시간들을 반성하고 또 반성했습니다.

만일 여러분들이 저를 인정하고 다시 받아주신다면 앞으로 나보다 이웃을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될게요. 처음에는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웠고 내 자신을 한없이 원망했지만 이제는 마음이 편해요. 전부 다 제 잘못이니까,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그저 연기만 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께 용서받고 다시 카메라 앞에 설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저에게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욕심 부리지 않고 진정한 연기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정말 많이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께 너무 많이 죄송했습니다. 이제 저에게 기회를 한번만 주세요.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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