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죽인 놈들 다 나오라 해" 톡톡 튀는 <김삼순> 명대사

30대 노처녀의 일상사 다룬 코미디에 시청자 반응 '후련하다'

등록 2005.06.05 21:42수정 2005.06.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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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 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두 주인공 현빈(왼쪽)과 김선아. ⓒ MBC

MBC 수목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김삼순>(이하 <김삼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방송 첫 주에 18.3%, 21.3%(TNS미디어코리아 조사)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김삼순>은 4일 재방송에서도 1회 5.8%, 2회 12.2%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한 자리 수에 머무는 재방송 시청률이 이처럼 높게 나온 것은 ▲첫 주 방송을 놓친 사람들이 다음주 방송을 앞두고 드라마 내용을 따라잡기 위해서 ▲첫 주 방송에 만족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재음미하려는 '복습'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수목드라마 시간대에 KBS <해신>의 기세에 눌려있던 MBC는 <김삼순>을 앞세워 '드라마 왕국'의 영광을 되찾을 심산이다.

<김삼순>의 초반 인기비결은 드라마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김선아의 스타 파워와 톡톡 튀는 대사들로 압축된다.

영화 <위대한 유산> 등으로 '세파에 굴하지 않는 노처녀' 이미지를 구축해온 김선아의 연기는 <김삼순>이 '한국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던 제작진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드라마를 위해 6㎏이나 몸무게를 불린 김선아는 실연의 눈물에 마스카라가 줄줄 흐르는 얼굴, 신입사원 환영식장에서의 섹시 댄스 등으로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아일랜드>로 주목받았던 신예 현빈이 남모를 아픔을 안고 삐딱한 인생을 살아가는 레스토랑 사장을 맡으며 두 사람은 묘한 연기 앙상블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 김도우가 만들어낸 극중 명대사들도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고 있다. <김삼순> 홈페이지의 시청자게시판에도 "극중 대사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이제 삼순이랑 삼식이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라는 찬탄이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여자나이 서른에 남자를 만나는 건 길 가다가 원자폭탄을 맞을 확률보다 적다", "백수가 내 잘못이야? 경제 죽인 사람들 다 나오라고 해" 등의 대사에는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삼순이 구사하는 비속어와 욕설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씩씩한 노처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욕설과 비속어가 반드시 필요했느냐 하는 의문이다.

시청자게시판에는 '새끼', '자식'이라는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고 '뽀샵질'이라는 비속어를 스스럼없이 내뱉는 김삼순의 모습에 "가슴 깊숙이 후련함을 느낀다", "그 정도는 욕도 아니다"는 옹호론이 많기는 하지만, "적당한 욕은 활력소도 되고 웃음도 자아내지만 너무 심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시청자들이 뽑은 1∼2회의 명대사들

삼순 "날 사랑하긴 했니? 3년 동안 넌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어. 날 사랑하긴 한 거야?"
현우 "사랑했다. 볼이 통통한 여자 애를, 세계 최고의 파티쉐가 되겠다고 파리 시내의 베이커리란 베이커리는 다 찾아다녔던 여자애를 사랑했어. 꿈 많고 열정적이고 활기차고 항상 달콤한 냄새를 묻히고 다니던 여자애를 사랑했다. 그런데 내 사랑이 여기까지인데 왜 여기까지냐고 물으면 나 어떻게 해야 하니? 미안하다, 여기까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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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나였던 시절도 있는데, 지금 내가 우는 것은 그가 떠나서가 아니라 사랑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가여워서 운다." (현우로부터 버림받은 삼순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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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 (결혼정보업체 직원이 '경력이 약하다'고 핀잔을 주자) "백수라고, 그게 내 잘못이야? 경제 죽인 놈들 다 나오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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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 "내 이상형은 말이지… 그냥 탄탄한 직장 다니면서 월급 꼬박 꼬박 갖다주는 남자면 되지. 우리 부모님이랑 언니들한테 자랑스럽게 '내 남자예요'라고 소개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자기 부모님하고 친구들한테 자랑스럽게 '내 여자예요' 이렇게 소개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진헌이 이상형을 묻자 삼순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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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 "근데 사장님, 만약에 여자 손님이 남자 손님한테 막 맞고 있다. 그래도 참견하지 말아요?"
진헌 "참견하지 마세요. 내가 그 자식을 밟아놓을 테니까." (바람둥이 유부남 고객을 레스토랑에서 응징하려고 하자 진헌이 만류하며 던지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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