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반응] WP "사상 최대의 과학 사기극"

등록 2005.12.30 11:16수정 2005.12.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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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우석 교수팀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만들었다는 줄기세포가 모두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29일 세계 언론들은 난치병 치료의 돌파구로 기대됐던 연구 분야에 대한 믿음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일을 '사상 최대의 과학 사기극 중 하나'로 표현한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줄기세포 연구에 치명타를 가한 이번 추문이 더 커지고 있으며 조사위원회의 발표를 계기로 생명의료과학에 대해 근본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됐던 연구 결과가 마지막으로 남았던 한 조각의 신뢰성마저도 잃어버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사위원회의 발표가 배아 복제를 통해 파킨슨병이나 당뇨병 등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을 위해 황 교수의 연구 성과를 인용했던 전세계 과학자들을 우울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황 교수가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재정적, 도덕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만큼 이번 사건은 결국 생명의료과학 분야에서 한국의 위치에 대한 정당성에 상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세계의 다른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확립이 황 교수가 말했던 것처럼 젓가락질 기술이나 면류 식품과의 친밀성 때문이 아니라 자료 조작 덕택에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연구자 한 명이 자료를 조작했다는 점이 다른 모든 과학자들도 같은 일을 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영국의 엄격한 배아 연구 관련 규정이 유사 사건 발생을 막을 강력한 보호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신문은 황 교수 사건이 줄기세포 연구를 퇴보시켰고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해 파킨슨병이나 당뇨병을 치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현재로써는 터무니없이 무리한 주장이지만 더 폭넓은 줄기세포 연구가 가질 잠재성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시각을 고수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는 인터넷판에서, 서울대가 논란이 된 황 교수의 연구에서 '한 자락의 진실'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복제 스캔달에는 거짓말만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디 차이트는 28일까지만 해도 적어도 복제개 스너피는 진짜이고 미공개 줄기세포가 몇개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남아있었으나 (서울대 발표가 나온 뒤인) 지금은 국제 줄기세포 연구계가 또다시 쓰디쓴 결과를 감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은, 조사위의 이번 발표가 이미 손상된 황 교수의 복제 연구 선구자로서의 명성에 치명타를 가했고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또한번의 불명예를 안겼다고 풀이했다.

이스라엘 하이파 소재 람밤 메디컬 센터의 산부인과 책임자이자 줄기세포 연구자인 조셉 이트코비츠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연구성과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모든 분야에 재앙이 되고 있으며 이제 우리가 원점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이 요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번 사건이 줄기세포 연구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연구자들에게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더욱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뉴욕타임스는 황 교수의 지난 2004년 논문에 대한 검증 결과에 따라 그가 과연 인간 배아 복제에 성공했는지 여부를 규명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BBC뉴스는 조사위 발표 내용과 그동안의 사건 진행 추이를 함께 보도했으며 영국의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조사위의 발표 내용을 전하며 지난 8월 '세계 최초의 복제 개'로 발표한 '스너피'관련 논문에 대한 검토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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