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원내대표 사퇴... 대권행보 나설 듯

임기 3달 남기고 결국 중도하차 "비난 감수하고 통합 위해 양보해왔다"

등록 2005.12.30 12:19수정 2005.12.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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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사퇴의사를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사립학교법의 국회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30일 오전 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로 연말국회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오늘부로 원내대표직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등 4대입법과 행정도시특별법 통과 과정에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덕룡 전 원내대표가 지난 3월 자진 사퇴한 뒤 원내사령탑의 책임을 맡았으나, 임기를 3개월 남기고 중간에 그만두게 됐다. 한나라당으로서는 17대 국회 들어서 원내대표 2명이 모두 중도 하차한 것이다.

그는 "당내 통합을 위해 노력했고, 국회도 가능하면 파행을 피하기 위해 양보해가면서 통합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쌀비준안·정부조직법 통과시킬 때도 당내 동지들로부터 질책을 받았으나 국익이라고 판단하면 비난을 감수하면서 소신껏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당직이든 대통령이든 계급장을 달게 되면 주변에서 잔글씨로 된 서류를 보라고 해 돋보기를 쓰게 되고 멀리 보지 못하게 된다"며 "리더가 되려면 이런 잔글씨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과 야3당의 '반쪽국회'에 대해 "필요에 따라 이 당, 저 당 끌어들이는데 여당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지난 몇 년을 보면 광란의 정치였다"며 "집권과정도 그랬고, 집권하고 나서도 전부 광란정치였다"고 덧붙였다.

이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민중심·소비자 중심 정치를 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해, 대권행보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동료의원들에게 "나 그만 두고 나면 YTN '돌발영상'이 재미없어질 거야"라고 특유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후임 원내대표에는 4선의 김형오 의원과 3선의 김무성, 안택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다음은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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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사퇴의사를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앞으로 계획을 밝혀달라.
"앞으로 국민중심 소비자 중심 정치를 하는 데 앞장서야겠다는 생각, 당의 일에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저는 항상 그만둘 때 기분이 좋다. 여러분께 죄송한 것은 취임할 때 담배 끊겠다고 했는데 못 끊었다. 내년에는 끊도록 노력하겠다.

당직자 해보면 이런 걸 느낀다. 계급장 달면 무심하게 보던 것도 세밀하게 보이게 된다. 주변에서 잔글씨 갖고 서류보라고 하고, 속삭이기도 한다. 그러면 돋보기 쓰게 된다. 멀리 보기가 어려워진다. 당직자 되면 이런 잔글씨에 현혹된다. 저도 그렇고 대통령도 그렇다. 리더가 되려면 잔글씨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 돋보기 얘기하는 것은 당내에 한 얘기인가.
"당내외, 청와대에 모두 다 하는 것이다."

- 장외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는데.
"사학법은 사악한 법이라는 소신에는 변함없다. 비록 제가 통과를 저지하지는 못했지만, 한나라당이 사학법에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은 보람이다. 어떤 입장과 철학을 견지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 사학법 처리를 막는 과정이 부드럽지 않았나.
"의장공관 점거 얘기가 나왔는데, 제가 하지 말라고 했다. 막아도 본회의장에서 막아야지, 공관까지 가는 것은 구태라고 해서 막았다. 군사정권 시절에도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으로 날치기했다. 이번에도 저는 하루 몇시간 적어도 몸싸움하다가 알았는데, 시작하자마자 경호원 50명 달고 들어와 의사봉 두드린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부정이다."

- 당내에서 있었던 사학법에 대한 소수의견에 대한 포용 노력이 있었나.
"옳은 말이다. 장외투쟁은 날치기되고 난 뒤 의원들에게 의견 묻고 결정한 것이고. 그 뒤는 토론을 막았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한 것이다. 결국 마지막 판단은 의원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의총을 연 것이다. 등원 의견이 많으면 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총의가 들어가지 말자는 쪽으로 났다"

- 투톱 체제가 성과 있는 건가.
"1년간 잘 유지됐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평가해달라"

- 당내 대권 경선에 나갈 건가.
"지금 그런 얘기하면 타이밍이 맞지 않다.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언론이나 국민이 역사가 하는 것이다. 지금 정권처럼 자기가 자기 평가하면 안 된다. 원내대표단, 정책위장단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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