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구성애가 제안하는 부부의 '성'

[아줌마, TV를 말하다 ⑨] 스토리온 <박철쇼>

등록 2007.04.04 16:01수정 2007.04.0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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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 스토리온에서 매주 금요일 11시에 방송 되는 <박철쇼> ⓒ 스토리온

지난해 7월 4년여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박철이 본격적인 성인용 토크를 선보였다. 3월 23일 첫 방송을 한 케이블방송 스토리온의 <박철쇼>. 스튜디오를 가득 메우고 있는 20명의 '주부토크단' 때문인지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지는 열기도 대단했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박철쇼>는 두 가지 코너로 진행된다. 매주 1명의 스타를 초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스타의 살아가는 이야기',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와 함께 부부간 성담론을 유쾌하게 풀어가는 '부부간의 성'이 그것.

주시청자 층으로 30~40대를 겨냥했다는 기획의도가 말해주듯 19세 이상 시청불가 등급표시를 당당히 붙이고 나온 본격 성인용 토크 <박철쇼>. 과연 세간의 기대와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큼 쇼킹 했을까?

지난 1, 2회 '스타의 살아가는 이야기' 코너에는 영화배우 김수로와 성지루가 출연해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인용'이라는 방송 특성에 맞는 성인 취향의 이야기를 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지만 오전시간대에 방송되는 주부대상 토크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쾌하고 건강하게 진행된 <박철쇼>

하지만 본격적인 부부의 성문제를 이야기하는 2부는 달랐다.

"전희가 꼭 필요한가요?"
"전희 시간은 얼마가 적당한가요?"
"당신이 했던 유혹 방법은 무엇인가요?"
"야한 속옷 사진과 함께 남편에게 유혹하는 문자를 보냈을 때 당신 남편의 반응은?"


성교육 전문가 구성애와 20여명의 주부 패널들의 입에서 전희나, 유혹 등 성의 기술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가 쏟아지자 방송가의 악동을 자처하던 박철도 당황스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그 역시 성문제 만큼은 드러내고 말하기 어려워하는 한국남성이었던 것이다

"남자들이 만족하는 데는 5분에서 10분이면 충분하지만 여자는 30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남성들 대부분이 본인 만 만족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데 부부가 함께 만족하는 부부생활이라야 완벽한 부부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부부생활은 사랑을 돈독히 하는데도 필요하지만 건강유지와 노화방지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건강을 위해 주 1회에서 2회 정기적으로 부부관계를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끼리도 서로를 유혹하는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어요."


'부부간의 성' 코너는 직접적으로 부부관계(SEX)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인 만큼 자칫 잘못하면 선정성방송이나 저질방송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쉽다. 하지만 '전희'와 '부부간의 유혹'을 다룬 지난 1, 2회는 유쾌하며 건강하게 그리고 어른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는 평이다.

성교육전문가인 구성애의 해박한 성지식과 진행자 박철의 진지함 그리고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DJ DOC 김창렬의 다소 쑥스러운 듯한 경험담이 잘 어우러진 결과이다.

'주부토크단'의 모습, 공감 얻기엔 다소 무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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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쇼>의 양념인 구성애, 김창렬 그리고 20인의 주부토크단 ⓒ 스토리온

하지만 장점만큼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스튜디오에 초대된 화려한 외모의 '주부토크단'이나 실험카메라에 등장하는 주부들의 모습이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주부들을 연상하기 어려웠고 때로는 음담패설에 가까운 발언마저도 서슴지 않는 등 주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에 다소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박철쇼>에 거는 기대는 크다. 저질과 선정성 시비가 따를만한 위험한 기획이지만 성인들의 볼 권리와 알 권리 그리고 즐길 권리를 위해 용감하게 나선 그의 배짱을 높이 사는 때문이다.

SBS FM <박철의 2시 탈출> 방송당시 방송위원회로부터 9차례의 경고를 받고 3차례의 사과방송을 해야 했던 박철. 그 때문인지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도 폭탄, 럭비공, 엽기DJ 등등 예사롭지 않다.

그런 그가 지난 3월 30일 방송 된 <박철쇼> 2회에서 악연이 깊은 '방송심의규정집'을 읽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선보여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당당하게 심의규정집을 들고 나온 그가 '심의'와 결별하게 될지 적당한 동거를 통해 성인대상 토크쇼의 질을 한 단계 높이게 될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김혜원 기자는 티뷰기자단입니다.

덧붙이는 글 김혜원 기자는 티뷰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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