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만의 기념일, 처음 만난 날

우리 부부, 처음 만난 날을 기념하며

등록 2007.05.22 09:33수정 2007.05.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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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5월 20일)은 우리 부부가 만난 지 3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보통 주일로 여겨지는 날이었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조금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2004년 5월 20일 신촌 레스토랑에서 아는 분의 소개로 만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하고 아이도 낳은 것입니다.

매 주일, 11개월 된 딸을 데리고 교회에 가는 것이 하나의 전쟁과도 같습니다. 먹을거리(분유, 이유식), 기저귀, 물티슈 등을 챙기고 오후에 처가에 아기를 맡기기 위한 여러 가지 물품들을 챙기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이날은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교회에 갈 준비를 했습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한 덕분에 지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특별히 이날은 처음 만난 기념으로 좋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아기 첫 생일(돌) 때, 양가 식구들이 돌잔치 대신으로 식사를 할 곳을 물색하다가 대학로에 있는 '씨푸드 뷔페'를 소개받아 사전에 한 번 시식해보자는 생각으로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가는 것이기에 처제들 두 명을 데리고 가서 오붓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기가 있기 때문에 둘 보다는 네 명이 간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기를 돌아가며 돌보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가져다가 먹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대학로에 새로 생긴 음식점이라 깨끗하고 넓고, 종업원들도 친절했습니다. 주일 오후라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었지만 북적거리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이 테이블 숫자를 줄이며 많은 공간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더 많은 고객을 수용하기 위해서 좌석을 많이 만드는 과정에서 손님들의 동선 확보에 어려움을 주는 것과는 반대로 고객의 입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색다른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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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된 딸과 함께 '처음 만난 날'을 기념하여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 이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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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지호)의 존재는 우리 가족에게는 상당히 소중한 존재입니다. ⓒ 이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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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복한 순간은 2004년 5월 20일, 첫 만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 이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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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우리가족에게는 상당히 소중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특별한 '기념일'입니다. ⓒ 이인배

저녁을 먹은 후에 대학로를 조금 거닐다가 처가로 향했습니다. 이날 오후에 종로에서 종교계 행사(석가탄신일 기념)로 혼잡하다는 라디오 방송으로 한성대 방향으로 우회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길이 막히는 곳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처가에 아기를 맡겨두고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다가, 잠시 한강 고수부지에 들러 오랜만에 단 둘이서 강변을 거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고수부지에는 수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주일의 오후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이렇게 둘이서 산책하는 구나…."

아내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이제 결혼한 지 2년 밖에 안 되었지만, 서로 일에 바빠 여유를 가지고 이렇게 강변을 거니는 시간을 만드는 것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처음 만난 날 기억나? 신랑 모습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어."
"응…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이야. 왜 그때는 그렇게 어리버리했을까?"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가끔 얼굴을 훔쳐보던 첫 만남의 자리. 그렇게 만나서 처음 손을 잡은 날, 하마터면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던 때. 그렇게 처음 만나 차츰 서로에게 길들여지던 짧은 연애 시절.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그 날(2004년 5월 20일)은 내 인생에 있어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념일로 오랫동안 간직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 U포터뉴스,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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