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들과 특별한 인연 맺은 <그날이 오면>

양심수 95명에게 책 후원..."2~3달에 1번꼴로 지속적인 활동 계획"

등록 2007.05.31 11:51수정 2007.05.3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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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서적으로 가득한 <그날이 오면> 내부 모습. ⓒ 오마이뉴스 김덕련

인문사회과학서점이 양심수와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 앞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 오면>(아래 <그날>, 대표 김동운, 서울시 관악구 신림9동)은 <그날> 후원회(아래 후원회, 회장 장경욱 전 민변 사무차장)와 함께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양심수 95명에게 인문사회과학서적을 1권씩 보냈다.

1988년 문을 연 이래 19년 동안 인문사회과학서점의 한 길을 걸어온 <그날>은 인문사회과학 전반의 침체로 최근 재정 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시대의 고난을 상징하는 양심수에게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책을 전하는 것이 <그날>의 정체성에 들어맞는 일이라고 판단, 이번 일을 추진한 것.

책을 받게 될 95명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에서 4월 30일 현재 파악한 '구속 중인 양심수 명단'(99명, 이 중 경찰 조사 중인 4명 제외)에 포함된 이들이다.

이들 중에는 고 하중근씨와 함께 건설직 일용노동자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싸운 포항건설노동조합원, '무노조 삼성'에 노동자의 권익단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졸속·강행 체결에 맞서 생존권을 지키고자 한 농민, 비정규직도 인간임을 외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노조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등이 포함돼 있다.

"양심수와 함께하는 것이 <그날> 존재 의의 살리는 길"

<그날>에서 이번에 전한 책은 5종류다. 재독지식인 송두율 교수의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14권), 노동전문가 하종강씨의 글모음집인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29권), 부산경남 지역 민주노조운동의 산 증인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쓴 <소금꽃나무>(31권), 전태일기념사업회에서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을 모아 펴낸 <전태일 통신>(6권), <경향신문>에 연재된 기획기사 모음집인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15권)이 바로 그것.

<그날>은 양심수가 된 경위 등을 감안해 노동자에게는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과 <소금꽃나무>를, 농민에게는 <전태일 통신>을, 학생 및 그 외 양심수에게는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와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을 전했다.

<그날>이 양심수와 '아름다운 인연'을 맺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날>은 1998~1999년 비전향 장기수이던 강용주씨 석방 운동을 벌였다. 강씨는 1985년 이른바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사상전향제를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끝까지 전향제와 맞서 싸운 양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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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아저씨'로 불리는 김동운 <그날이 오면> 대표. ⓒ 오마이뉴스 김덕련

1998년 당시 서울대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 발간한 서평지 <그날에서 책읽기>를 매개로 강씨와 인연을 맺은 <그날>은 1999년 형 집행정지로 출소할 때까지 <그날에서 책읽기>에 편지 게재를 통해 세상에 알리기, 석방 촉구 집회 참석, 면회 등을 통해 강씨와 함께했다.

<그날>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2~3달에 1번 정도) 양심수에게 책을 보낼 계획이다. 김동운 <그날> 대표는 "어렵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그날>의 존재 의의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장경욱 후원회장 역시 "양심수에게 책을 기증하는 일은 역경을 뚫고 시대적 실천을 행하는 이들을 가슴 깊이 품는 일"이라면서 "후원회가 앞장서 양심수가 청한 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과정에서 <그날>과 함께한 곳이 있다. 진보적 인문사회과학서적을 출간하는 후마니타스 출판사다. 후마니타스는 <그날>의 취지에 공감, 책을 후원했다. 양심수에게 보내는 5종류의 책은 모두 후마니타스에서 발간된 것들이다.

덧붙이는 글 | 김덕련 기자는 <그날> 후원회 운영위원입니다. 후원회는 새 길을 모색하는 <그날>과 함께하고자 하는 졸업생과 재학생 중심으로 지난해 9월 26일 만들어졌으며, 5월말 기준으로 170여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날> 홈페이지 주소는 gnal.co.kr/bbs/zboard.php?id=intro입니다.

덧붙이는 글 김덕련 기자는 <그날> 후원회 운영위원입니다. 후원회는 새 길을 모색하는 <그날>과 함께하고자 하는 졸업생과 재학생 중심으로 지난해 9월 26일 만들어졌으며, 5월말 기준으로 170여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날> 홈페이지 주소는 gnal.co.kr/bbs/zboard.php?id=intro입니다.
#그날이오면 #인문사회과학서점 #양심수 후원 #그날이오면 후원회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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