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죄 피하려 심사위원 집 찾아갔다"

전북 정읍 산외초 교장공모제 '잡음'

등록 2007.06.25 18:21수정 2007.06.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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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촌 소규모 학교에만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은 전북지역 교장공모제가 이번에는 심사과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이번에 전북에서 교장공모제 시범학교로 선정된 학교 가운데 하나인 정읍 산외초에서 교장 공모에 응모한 일부 대상자들을 중심으로 심사위원회 구성의 전문성과 공정성, 심사과정의 공정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 교육청은 지난달 21일 도내 교장공모제 시범학교로 ▲성산초(군산·6학급) ▲산외초(정읍·7학급) ▲정산중(정읍·3학급) ▲칠보고(정읍·3학급) 등 4곳을 선정, 발표했다.

이 가운데 초·중학교 3곳은 교장 자격증에 관계 없이 교육 경력 15년 이상인 교원이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으로, 칠보고는 정읍고에 이어 두 번째로 완전 개방형으로 교장을 공모하기로 했다.

또한 이번 교장공모제는 내부형이더라도 6학급 이상의 학교는 심사유형을 학교 주관으로 할 것인지 또는 지역교육청(초·중학교) 주관으로 할 것인지를 학교가 결정해서 신청하도록 해 산외초가 유일하게 학교주관 심사유형을 선택했다.

'학교주관 심사유형'이 왜 문제인가

전북교육청은 '2007년 교장공모제 시범운영 세부추진계획'에서 학교주관 심사유형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가 자체적으로 '학교 교장공모심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으며, 위원 수나 구성비율 등을 학운위 규정에서 정하도록 했다. 다만 학운위원은 심사위원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정읍 산외초에서 구성된 교장공모 심사위원회는 학운위에서 추천한 교사 3명과 학부모 5명 등 8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됐다. 교육청 주관심사유형의 경우는 교원 30%, 학부모·지역주민 50%, 전문가 20% 등의 비율로 '교장공모심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교육비전문가인 학부모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더구나 이 5명의 학부모 심사위원 가운데 4명의 심사위원은 자녀가 특정 응모자 A씨의 제자다. A씨는 지난해 3월 교감으로 승진해 전출하기 전까지 이 학교에서 3년간 근무했던 인연으로 당시 학부모였던 심사위원들의 심사에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사위원 집으로 안 찾아가면 괘씸죄?

이러한 심사위원 구성의 불공정성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응모자들이 비공개로 돼 있는 심사위원들 신상과 연락처를 알고 집으로 찾아다녔다는 점이다.

이번 교장공모에 나섰던 일부 응모자들은 "안 찾아가면 괘씸죄에 걸릴 것"이라는 주변의 연락 때문에 심사위원들의 집으로 찾아가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 과정에서 정황상 일부 응모자는 금품을 건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비록 실제 금품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비공개로 된 심사위원의 개인 신상이 모두 공개되고, 일부 응모자들이 심사위원 집까지 인사를 갔다는 부분에서 역시 심사의 불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교롭게도 2차 심사에 올랐던 5명 가운데 전주에 근거지를 둔 2명은 탈락했고, 정읍에 근거지를 둔 3명이 학운위 최종심사에 올라 심사위원들이 정읍 인사로 '담합'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내 탓 네 탓' 공방

정읍 산외초처럼 학교주관 심사방식의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선정과정의 부작용에 대해 교육당국과 해당 학교는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

이번 교장공모제를 총괄 지휘한 도 교육청은 "국가의 정책으로 실시되는 시범사업으로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면서 "산외초의 경우 해당 학교에서 주관하는 심사방식"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해당 학교는 "심사위원들의 신상은 비공개이기 때문에 심사위원장이나 학운위원장의 연락처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 취재를 거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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