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캐릭터... 이거 유시민 맞아?

[김당의 대선 톺아보기] 선거홍보물 통해 '독극물' 등 발언 공식사과

등록 2007.08.29 17:32수정 2007.08.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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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당 예비경선후보 홍보물. 가운데 '꼭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쓰인 책자가 유시민 후보의 홍보물이다. ⓒ 오마이뉴스 김당

역시 유시민은 달랐다.

민주신당의 예비경선에 나선 9명의 예비경선후보들은 29일 일제히 선거홍보물을 배포했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겨냥했다.

천정배 후보는 언론보도용 홍보물에서 '뒤집자!'라는 구호를 내세워 '겉과 속이 똑같다면 무엇이 두려우랴'라고 반문했다. 천 후보 진영은 '부패하지 않은, 변절하지 않은, 오만하지 않은 후보'임을 앞세워 이명박 후보 및 다른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복지문화대통령'을 표방한 신기남 후보는 '이명박, 따라갈 것인가? 넘어설 것인가?'라는 구호로 직접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신 후보 진영은 "많은 후보들이 있지만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경쟁을 부추기는 이명박 후보의 뒤만 따라가고 있다"면서 "경제만능 대통령이 아닌 복지문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경제를 위한 평화 대통령'을 표방한 정동영 후보는 "개성공단을 만든 추진력으로 평화경제시대를 열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평화가 곧 경제'임을 강조했다. 정 후보 캠프는 또 "개성공단을 돈을 벌고 청계천은 돈을 씁니다"라는 카피로 정 후보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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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대통령'을 표방한 추미애 후보는 '대이변, 대역전의 드라마를 만들 유일한 후보'임을 강조했다. 추 후보 캠프는 "김대중 대통령을 뽑고,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민주개혁세력이 다같이 찍을 수 있는 대통령후보"라면서 추 후보가 민주신당의 유일한 영입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유시민 후보는 선거홍보물에 자신의 얼굴사진 대신에 일러스트를 담아 "제 프로포즈를 받아주시겠습니까?"라는 카피로 유권자의 감수성에 호소했다. 후보 얼굴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하는 대선후보의 홍보물에 정작 후보의 얼굴이 없는 '형식 파괴'다.

형식뿐이 아니다. 내용을 봐도 자신을 내세우거나 다른 후보에 대한 비판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그 대신에 유 후보가 걸어온 길과 과거에 상처를 준 동료들에 대한 후회와 사과, 복지부장관 시절에 겪었던 가슴 아픈 국민들의 실상과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의지로 채웠다.

'한나라당 박멸', '보수언론은 독극물' 발언 공식 사과

책자의 제목도 '꼭 가야만 하는 길'이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보는 듯하다. 유 후보 캠프는 유 후보의 선거홍보물을 '대선이라는 전쟁터에 핀 꽃'에 비유했다.

특히 홍보물에 '사과의 메시지'를 담은 대목이 눈에 띈다. 유 후보 캠프는 유 후보가 미안해하는 대표적인 사례 세 가지를 홍보물에 담았다. 그 유명한 '한나라당 박멸'과 '식탁 위의 소금' 그리고 '보수언론은 독극물'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각각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그리고 보수언론을 겨냥해 날린 '비수' 같은 발언들이다.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입니다." - 불법대선자금 등에 관한 청문회시 발언(2004년 2월)

"나는 내 스스로의 정치적 진로를 '식탁 위의 소금'으로 정했다. 생채기 난 데 소금을 뿌려대는 역할이다. 나도 말할 때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 인정한다. 그런데 내 스스로 정한 역할 때문에 일부러 과장해서 얘기하고 극단적으로 말한 것이다. 그래야 당이 경각심을 갖기 때문이다." - 한겨레 전화인터뷰(2005년 3월)

"보수언론은 우리 사회의 불관용(不寬容) 분위기를 선동하는 독극물과 같은 존재다." - 서울대 특강(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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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김당

대선후보는 나름대로 대통령이 되어 국가를 경영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야당 후보에 비해 지지도가 낮은 때문인지 아니면 공약과 캐치프레이즈의 홍수 때문인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유 후보의 '튀는 홍보물'은 이미 찬반 논란의 중심에 있는 멧돼지 및 베스 소탕작전 같은 '튀는 공약'과 함께 유 후보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유 후보 캠프가 29일 유 후보의 선거홍보물을 공개하면서 배포한 보도자료의 카피는 '이거 선거홍보물 맞아?'였다. 대통령선거에 나서면서 '따뜻한 캐릭터'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그의 홍보물을 본 소감은 이렇다.

이거 유시민 맞아?
#대선 톺아보기 #유시민 #선거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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