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광고, 거짓해명... KTF의 '거짓말쇼'

피해자들 원성 속출... "가입자 100만명 중 60만명은 피해자"

등록 2007.08.30 11:15수정 2007.08.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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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SHOW' 대리점의 모습.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정말 쇼를 하고 있다."
"KTF 10년 고객인데, 통신사를 바꾸려고 한다."
"명백한 과장 광고다."


"KTF '쇼'의 과장광고에 속았다"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KTF는 거짓해명으로 보상을 미루고 있어 피해자들의 원성이 더 높아지는 상황.

문제의 발단은 KTF에서 지난해 8월 3세대(3G) 이동통신(WCDMA) 서비스를 출시하면서부터다. KTF는 특정 단말기에 USIM 카드인 'AX-1200' 모델을 장착하면 교통·신용카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가입시킬 때는 교통카드도 된다며?"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 카드는 '범용가입자 식별모듈'이라고 불리며 3세대 이동통신 휴대전화에 삽입되어 사용자의 모든 정보를 담는 스마트카드를 일컫는다.

지난해 8월 KTF에서 내놓은 USIM 카드 설명 책자에는 "(USIM 카드는) K-merce·K-bank·멤버십카드·교통카드·출입카드(향후) 등을 제공하여 휴대폰을 통한 결제를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후 'AX-1200' 모델로는 교통·신용카드 서비스가 안 된다는 게 밝혀지면서, 교통·신용카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특정 휴대전화 단말기와 USIM 카드를 구매했던 소비자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TF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13일 "어떤 공식 광고나 홍보를 한 적이 없다, 일부 판매점의 잘못으로 인한 소비자 오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거짓해명으로 드러났다.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에 대해 KTF 상담원들이 잘못을 인정하거나 보상을 제의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KTF의 '과장광고·거짓해명'에 많은 피해자가 항의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SHOW USIM 카드 고발접수 창구'를 운영한 서울YMCA는 "29일까지 피해 소비자 546명이 접수되는 등 피해사례가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리 서울YMCA 시민중계실 간사는 "KTF는 소비자를 두 번 속이고 있다"며 "광고로 속이고 해명으로도 속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KTF의 소비자 경시와 가입자 유치에만 몰두한 무리한 영업 형태의 결과다"고 지적했다.

[사례①] "안심하고 구입하라" → "차후에나 서비스 가능"

김아무개(28·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씨는 지난 7월말 KTF 멤버스 센터(016-114)에서 전화를 받았다. "특판 행사를 한다, 기기변경을 하려면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가 필요했던 김씨는 "KTF에 연락했더니 상담원이 3G '쇼' 폰인 'SPH-W2400' 모델을 권장했다"며 "교통카드 서비스가 되니 안심하고 구입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휴대전화 개통 후 교통카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AX-1200' USIM 카드를 장착했지만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칩이 아니다'는 설명만 나왔다.

이에 김씨는 KTF에 연락해 이에 대해 항의했다. 상담원은 "차후에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말을 바꿨다. 김씨가 보상을 요구하자 "보상을 해줄 수 없다, 새로운 카드를 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러한 KTF의 태도에 김씨는 "화가 난다"며 "KTF에 불신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KTF 10년 고객인데, 통신사를 이동할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SPH-W2400' 모델 사용자 카페에는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고 집단 대응을 위해 운영자가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례②] KTF "잘못된 광고엔 사과, 보상은 못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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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KTF 사이버 상담실의 모 상담원이 '과장광고'에 대해 항의한 임준혁(18)군에게 답변한 내용. ⓒ 오마이뉴스 선대식

"처음에 제공시 교통 기능에 대해 제공된다고 광고가 이뤄졌던 사항으로 혼돈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요."

지난 6월 KTF 사이버 상담실의 모 상담원이 KTF 과장광고에 대해 항의한 임준혁(18·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군에게 답변한 내용이다. 임군은 올해 5월 KTF '쇼당' 이벤트에 당첨돼 'KH1300' 모델을 받아 사용하다가 모바일 뱅킹이나 교통기능이 안되자 문제를 제기했다.

임군은 "KTF는 '배째라'는 식으로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군은 KTF의 '과장광고, 거짓해명'에 대해 "정말 쇼하고 있다, 완전히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사례③] KTF, 몇몇 고객엔 보상해줘

이상오(35·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는 지난 4월 KTF 상담원으로부터 "우수고객대우 차원에서 '쇼'폰으로 바꿔준다"는 전화를 받았다. 당초 휴대전화를 바꿀 계획이 있었던 이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모바일 뱅킹을 자주 이용하는 이씨는 "이후 우수고객 대리점이라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며 "그쪽에 모바일 뱅킹이 되는 휴대전화를 문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담원이 '7월초에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SPH-W2500' 모델을 소개해줘 구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7월초 모바일 뱅킹에 대한 소식이 없자 이씨는 상담원에게 전화했다. "모바일 뱅킹이 되지 않는 기종이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씨가 강하게 항의하자 상담원은 3만원을 보상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거부하자 상담원은 8만원까지 보상비용을 높였다.

이씨는 결국 "'쇼'폰 바꾸기 전으로 원 상태로 돌려달라"고 말했고 KTF 상담원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씨는 "이는 KTF가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광고는 KTF 사용자의 확대를 위한 과장광고다"며 "결국 모바일 카드를 사용 못하게 한 KTF의 잘못이다"고 강조했다.

KTF "과대 광고 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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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KTF에 내놓은 USIM 카드 설명 책자에는 "(USIM 카드는) K-merce, K-bank, 멤버십카드, 교통카드, 출입카드(향후) 등을 제공하여 휴대폰을 통한 결제를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한편, KTF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의도하여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대 광고를 집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란은 대리점과 고객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자를 통해서 대리점 직원들을 안내하면서 설명을 한 것뿐이다"며 "본사에서는 명확하게 기존의 휴대폰의 USIM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고 교육을 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교통카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홍보 책자에 대해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USIM 카드에 대해 몰랐던 서비스 초창기에 단순히 개념 설명을 위해 만든 책자였다"면서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이 관계자는 "소비자의 오인지로 인한 피해에 대해 현황파악 중이다"고 밝혔다. 보상 계획에 대해 "대리점의 잘못은 KTF에 귀착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보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상담원이 직접 잘못을 인정하거나 보상을 해준 사례에 대해 이 관계자는 "확인이 안 됐다"며 "10년 동안 사업을 해오면서 이런 경우가 많다, 설명을 잘못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과대 광고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KTF가 실제 협력업체와 제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출시했고 소비자로 하여금 교통 신용카드가 될 것으로 믿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KTF '쇼' 가입자 100만명 중 60만명이 피해자다'며 'KTF는 리콜 등 피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장 광고 #쇼 #K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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