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망했다! 수강신청!

[좌충우돌 대학 스토리 ①] 3학년 2학기 수강신청

등록 2007.09.06 12:52수정 2007.09.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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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방학은 끝나고 모든 대학생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다는 그 시간은 기어코 다가오고 말았다. 두둥, 그 이름하여 수강신청 기간. 누군가는 그랬던가, 수강신청 잘하면 한 학기가 편할 것이오, 잘못하면 한 학기 내내 생고생만 하다 끝나 버릴 것이다라고. 빙고, 틀린 말 하나 없다. 수강신청 잘하는 것이 편한 대학생활의 첫 출발이다. 이것은 내가 대학생활 3년 반 동안 체험을 통해 얻은 처절한 깨달음이요, 진리이기도 했다.

잘못한 수강신청! 굴욕으로 점철된 과거!

물론 이렇게-철저한 수강신청 예찬론자가-된 것은 잘못한 수강신청으로 인한 굴욕사건들 때문이다. 내가 신입생이었을 때 이야기다. 그 때 나는 수강신청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수강신청 기간에 별 고민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시간표를 작성했다.

동기생들이 "야, 너 그러다 성적 망하는 것 아니야?"라고 우려했지만 나는 자신있게 "에이, 모든 교수님들이 똑같지, 뭐! 괜히 선배들이 성적 낮게 나오고 핑계대는 것 같은데?"라고 콧방귀를 꼈다.

하지만 친구들은 내가 강의신청한 외국인 영어 교수의 이름을 듣고 경악했다. 선배들이 절대 그 교수는 듣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괜찮다고 웃었다. 그 때의 나는 장학금 정도는 문제 없을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친구들의 말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학기가 끝나고 성적이 나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 선배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구나.'

수강신청 제대로 하라는 선배말 무시했던 나는 결국 최악의 성적을 받고 말았다. 그 문제의 영어 강의에서 D를 받았다. 나중에 그 교수님은 상대평가가 아니라 철저하게 절대평가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친구·선배말 듣지 않은 벌이었다. 신입생이었던 나의 오만했던 자신감은 그때 제대로 무너져버렸다.

수강신청, 천분의 일초가 성적을 가른다

신입생 때의 굴욕에 정신이 번쩍 든 나는 그 때부터 수강신청기간에 온갖 정성을 다해 시간표를 짜기 시작했다. 선배들이 수강신청 관련해서 전해주는 말은 꼼꼼히 체크했다. 한 번 크게 망신(?)을 당해서인지 선배들이 전해주는 말은 철썩같이 믿었다. 선배가 좋다는 교수들 수업은 군말 없이 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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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수강신청 불붙은 수강신청 현장! 인기 과목은 이미 학생들의 신청이 끝나버렸다. ⓒ 곽진성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선배들이 추천하는 교수 수업은 순식간에 인원이 꽉 차버리는 것이다. 수강신청 홈페이지가 열리자마자 학생들이 몰려서 신청불가가 돼 버리고 말았다. 결국 그런 상황에서 나는 선배들이 말했던 인기과목이 아니라 다른 과목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또 성적을 망쳤다. 이번에는 A학점을 100만분의 1 확률로 준다는 교수님들 수업을 들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때 또 한 번 깨달았다.

'휴, 수강신청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구나. 다음부터는 제대로 준비해야겠다.'

그래서 다음학기부터 나는 수강신청에 만반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와중에 수강신청을 잘 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까지 발견했다. 수강 신청 잘하는 다섯 가지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1. 수강신청 3일 전부터 미리미리 시간표를 짜서 준비한다.
2. 강의 계획서를 보고 자신과 가장 잘맞는 스타일의 수업을 찾는다.
3. 수강신청 당일, 가장 빨리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연습한다. 
천만분의 일초가 성적을 가른다.
4. 수강신청 창이 에러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창을 여러가지 켜놓는다
(수강신청은 인기있는 것부터 신청한다).
5. 주3일 수업은 기본, 어떻게든 시간표는 3일로 맞춰라!


나만의 노하우를 터득했기에 그 이후론 완벽하고 깔끔한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2,3학년 동안 좋은 성적과 함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3학년 2학기 수강신청도 깔끔하게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웬걸, 요번 신학기 수강신청은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다.

좌충우돌 수강신청! 망했다!

아까 나만의 노하우에서도 이야기했듯, 가장 좋은 수강신청방법은 미리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이다. 그래서 수강신청 당일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빠르고 정확하고 수강신청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 수강신청은 그렇지 못했다. 늦잠을 잔 것이다.  수강신청 시작은 9시부터 였지만 눈을 떠보니 9시30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으아악!"

나는 너무 놀라 이불도 걷어찬 채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바로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지만 역시나 이미 인기 수강신청 과목은 전부 인원이 꽉 차 있는 상태였다. 큰일났다. 큰일났다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충격이 워낙 커서 정신이 혼미했지만(?) 곧 마음을 수습하고 상황을 살폈다.

'아, 정신차리자. 호돌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최선의 방안을 찾았다. 남아 있는 강의중에서 그나마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남아 있는 과목들은 이름만 들어도 어려울 것 같은 과목이었다. 그 이름하여 국제경제OO, 일본 기업OO 등등.

시험기간 내내 공부하느라 눈물 쏙 빠질 것 같은 과목들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엎질러진 물.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시간표까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아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집인 대전에서 학교가 있는 조치원으로 통학을 하는 나로서는 주 4일 수업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다.

난 걱정스런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이번 학기 어떡하냐, 나 완전 수강신청 망했어. 주 4일 수업이야!"

그러자 친구가 진지하게 말한다.

"주 4일? 너, 설마 이번에도 통학할 거야? 그럼 진짜 망할 걸? 자취를 해서 공부만 해보는 게 어때?"
"휴, 정말 그래야 될 것 같아."

친구는 위로는커녕, 수강신청을 망친 이번 학기에는 자취를 하라고 권유한다. 나 역시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내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늦잠을 자서 수강신청을 망하는 바람에 나는 졸지에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게 된 것이다. 하여튼 이번 늦잠사건으로 얻게 된 교훈 하나가 있다. 바로 수강신청 당일날은 정말 일찍 일어날 것! 한 학기의 인생이 바뀌기 때문에 말이다.

잘못된 수강신청 덕분에 나의 대학 생활은 일대 변화를 맞게 되었다. 통학을 하던 무료한 대학생활에서, 대학생활의 파라다이스 자취생활로 말이다. 굳이 좋은 일이 있다면 이 적나라한 대학생활을 그대로 기사로 옮겨볼까 생각중이다. 자 기대하시라. 좌충우돌 대학스토리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정열은 냇물의 흐름과 같다. 얕으면 소리를 내고 깊으면 소리가 없다.
곽진성 기자의 미니홈피 http://cyworld.nate.com/UsiaNO1


덧붙이는 글 정열은 냇물의 흐름과 같다. 얕으면 소리를 내고 깊으면 소리가 없다.
곽진성 기자의 미니홈피 http://cyworld.nate.com/Usia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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