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의 로망중 하나인 이성친구 만들기, 하지만 이성친구가 있다고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는 이성 커플간에도 분명 말못할 고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말못할 고민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중엔 내 친구도 있다. 여자친구를 사귀고 마냥 행복해 보이던 내 대학 친구, 하지만 하루는 그런 친구가 내게 고민거리를 말한다. 친구의 고민을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고민내용에 새삼 놀라게 된다. 여자친구랑 사귄지 60일쯤 되는 내 친구의 고민, 바로 데이트 비용에 관한 것이다.

"나, 요번 달에만 데이트비용으로 30만원 썼어."
"세상에, 세상에,"

친구의 데이트 비용에 나는 깜짝 놀랐다. 대학생에게 한달 3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내게는 한달 용돈으로 써도 족히 남을 듯한 돈인데, 그것을 데이트 비용으로만 썼다면 그것은 분명 친구 허리가 휘청거릴 일이다.

"야, 데이트 비용 좀 줄이지."

내가 걱정스레 말하자 친구가 한 숨을 내쉰다.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여자친구랑 더치페이가 잘 안되고 있어"

처음 여자친구를 사귀었을 때 자신이 대부분 계산 했었는데 그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친구 생일이었는데 친구는 생일날 은근히 여자친구의 이벤트를 기대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모든 데이트 비용을 다 쓰고 결국 받은 것은 만원 짜리 똑딱이 인형 하나였다는 것이다.

그것이 친구는 몹시 서운한 모양이다. 게다가 오늘 역시 친구는 여자친구에게 밥과 커피, 그리고 술까지 사고 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친구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은다. 아쉬움과 걱정을 담아서 말이다.

"한 6대4, 7대3 정도만 여자친구가 함께 내주면 좋으련만,"

데이트 비용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친구,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여자친구에게 말하자니 자존심 때문에 말하기가 그렇고, 그렇다고 그냥 모른체 하자니 나날이 궁핍해지는 용돈상황에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친구를 위해 주변사람들에게더치페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더치페이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데이트 비용은 그래도 남자가! VS 당연히 같이 내야지!

누나에게 물으니, 누나는 너무나 당연스럽게 대답해준다.

"아니, 당연히 같이 내야 되는 것 아니야? 니 친구가 버릇을 잘못 들여놨네."

하지만 내 동생의 견해는 다르다.

"그래도 당연히 데이트 비용인데, 남자가 대부분 내야하는 것 아닌가?"

친구들의 견해도 갈라지고 있었다. 한 남자후배는 "아니, 남녀평등 시대인데, 당연히 더치페이 해야죠."라고 말하는 가 하면, 한 여자친구는 "더치페이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남자친구 자존심 상할까봐 안내는 경향도 조금 있어."라고 답한다.

너무나 각양각색의 대답이라 정리가 잘 안되었지만-그래도 결론을 내리자면 결국 더치페이에 대해 결정을 할 것은 당사자들간의 문제라는 것이었다.

고민 해결! 결국 더치페이는 커플 간의 이해가 필요!

그런데 얼마 후, 친구가 내게 말했다. 더치페이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얼굴을 보니 무척이나 들떠있는 표정이다. 나는 친구에게 어떻게 해결된거야? 라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아, 알고보니 요즘 여자친구가 주머니 사정이 무척 어렵더라, 그래서 엊그제 자기가 미안하다고 먼저 말을 하는거야. 난 여자친구가 나를 싫어해서 돈도 안내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말이야. 이젠 됐어. 그 마음이면 됐지, 뭐"

그 마음이면 됐지, 라는 친구의 말에 나는 친구의 진짜 고민을 알게 되었다. 친구의 고민은 단지 더치페이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자기가 돈을 내는 상황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정말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하는 문제였던 것이다. 

여자친구와의 더치페이로 고민하던 친구의 고민은 해결되었다. 미안해하는 여자친구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래. 그깟 돈 몇푼이 문제일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