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이명박 후보, 파병연장 찬성 명분 부족하다

등록 2007.10.28 17:57수정 2007.10.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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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시한에 따른 연장을 두고 각 대선후보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그가 찬성하는 이유로 내세운것이 바로 이라크의 원유매장량 때문.

 

즉 이라크에 주둔한 한국군이 해당국가의 정부와 주민들로부터 신임을 얻게될 경우 돌아오는 혜택은 기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와같은 주장을 하는지부터 이해 할 수 없다.  이라크에는 한국군 외에도 약 20여개국의 크고 작은 규모의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은 전투병력인데 반해 자이툰부대는 비전투병력으로 의료, 건설, 교육 등의 봉사를 하고있다. 말 그대로 군사적인 목적 보다는 봉사단체의 성격이 짙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기한을 연장하는 대신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규모가 축소되는것은 그만큼 입지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라크 정부에서 파병에 찬성해준 국가들에 대해 언제 석유구입에 따른 프리미엄을 주겠다고 했는지 되묻고 싶다.

 

또한  이라크는 사우디와 함께 석유매장량 자체가 바로 국력인 나라다.  그 석유 때문에 엄청난 악조건의 상황에서도 국가경제를 꾸려가고 있는것이며,  기후, 식수, 농업, 어업 등의 1차산업이 거의 전무한 현실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의 위협속에서도 겨우 버티고 있는 국가라는 것이다.

 

또 현재 원유가가 폭등하는 것도 생산자의 결정이라기 보다는 석유를 둘러싸고있는 주변 강대국들의 전쟁위험 때문이 아닌가. 그것은 원유생산국인 이라크 조차도 원유가격폭등에 따른 부담을 지닐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국가 인플레이션 현상과 전 세계적인 대체에너지 산업의 발달로 인한  석유수출 부진은 이라크라고 마냥 기름방석 위에 편하게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는 뜻이다.

 

부시 대통령도 아니라는 전쟁의 석유명분... 이명박은 왜 뒤통수를 치나

 

더구나 다른 나라 원유를 날로먹겠다는 발상 자체도 문제지만 더욱 문제는 바로 미국의 이라크전쟁명분으로도 부인하고있는 것을 이명박 후보는 스스로 명분으로 만들어 미국의 뒤통수를 치려고 한다는 점이다.

 

부시대통령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부인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 것이지 석유때문이 아니다 라고...

 

그러나 막상 대량살상무기는 없었고, 부시는  속내를 들켜버리고 말았다.  이때문에 미국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지금까지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부시도 부정하고있는 바로 그 명분인 '석유' 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간 큰(?) 언급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이같은 언급은 내년까지 1년의 시한을 연장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점 또한 우려를 증폭케하고있다.  내년은 미국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따라서 이라크 파병문제는 미국 대통령후보들의 핵심정책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만약 현 부시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해야한다는 목소리를 수용하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별 문제될 것은 없다. 주변국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우리로서는 분위기에 따라 철군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반대의 경우에 발생한다.  이라크 파병에 대한 새로운 명분을 내세워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그 때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이명박이라면.. 그가 과연 현재 노무현대통령이 약속한 시한 1년 연장을 과연 지킬 수 있을까.

 

이명박 후보가 '원유' 를 이유로 파병연장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데는 바로 지금의  '약속시한' 이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커질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즉 이명박 후보로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을 자신이 지켜야 할 이유가 없고, 그 때 가서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명분으로 '원유' 라는 카드를 미리 꺼내놓은 것이라는 것.

 

한편 노회찬 민주노동당 선대위원장은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후보를 향해 "남의 나라 기름이 탐이나서 우리 병력을 주둔시켜야 한다는 이 후보의 주장은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다" 고 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지난 역사에서 주변 강대국들에게 숱한 침략을 당하고 약탈을 당했던것을 이라크 국민들에게 하겠다는 것이냐" 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입장을 바꿔서 우리나라가 휴전을 깨고 또다시 북한과 전쟁에 돌입하게 될때 주변 강대국에서 휴전과 안정을 조건으로 우리나라의 자원이나 반도체, 그리고 기술력등을 헐값에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2007.10.28 17:57 ⓒ 2007 OhmyNews
#이라크파병 #파병연장 #자이툰부대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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