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동상 철거한 중국 땅, 김성숙기념관 세워진다

중국 국부(國父)인 손문(孫文)기념관 옆에 최초로 한국인 기념관 건립

등록 2007.11.06 11:17수정 2007.11.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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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한 스님(봉선사.태허스님) 출신 독립운동가 운암 김성숙(雲巖 金星淑, 1898-1969) 선생의 기념관이 중국 국부(國父)인 '쑨원(孫文)기념관' 옆에 건립된다.


지난 1일 운암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선양하기 위해 출범한 사단법인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중국 광주에 위치한 김성숙 선생의 출신학교이자 국립대인 중산대학(中山大學.)에서 '김성숙기념관'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09년 완공하기로 합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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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대 총장과 회의하는 모습 ⓒ 민성진

중산대 총장과 회의하는 모습 ⓒ 민성진

김성숙기념관은 중산대 본관 옆 부지 8981㎡에 지상 7층 지하 1층으로 건립되며 기념관 내부에는 학술보고실, 중·한류센터, 아세아연구센터, 유학생언어교육실, 한국무역관, 김성숙 기념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사업회는 또 중산대와 김성숙기념관 내에 중산대에 유학중인 한국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광저우에 진출해 사업을 진행 중인 3000여 한국기업의 무역관 등 5만여 명의 한국교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데도 합의했다.


양해각서 체결에는 김진희 부국장 등 사업회 관계자 4명이 참석했으며, 중산대 측에서는 허녕생 부총장, 서요 국제교류처장, 양건림 기초건설처장, 학아연 교류처부처장 등이 참석했다.


동북공정에 박차를 가하던 중국은 지난 2006년 1월 중국 하얼빈시 중심가인 중양다제(中央大街) 광장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을 철거한 바 있다.


중국정부는 "외국인 동상은 허가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을 내세워 동상이 세워진 지 열흘 만에 천으로 동상을 감싼 뒤 시민들이 볼 수 없도록 했다. 이어 인근 백화점으로 동상을 옮겨 보관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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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각서 체결 ⓒ 민성진

양해각서 체결 ⓒ 민성진

하지만 '김성숙기념관'을 허가한 큰 이유는 선생이 중산대 출신인데다, 중국인 부인인 두쥔후이(두군혜ㆍ杜君慧) 여사 또한 중산대 출신이란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고 한다. 두쥔후이는 중산대 최초 여대생이기도 하다.


두쥔후이는 1928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원로당원이며, 30년대 당시 상해여성국구회의 지도자로 좌익작가동맹 회원이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주석과 친분이 두터웠으며, 김성숙 선생의 항일운동에 큰 힘을 보태고 같이 항일운동 선봉에 섰던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쑨원의 부인 쑹칭링(宋慶齡) 여사가 조직한 '상해여자부인구국회(上海婦女界救國會)' 전국 부녀자 지도자로 구국운동에 참여하여 기세를 드높였다. 지금도 중국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중국이 전략지역인 동북지역, 특히 고구려·발해 등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영토분쟁을 막고자 하는 시기에 한국인 기념관이 건립된다는 사실은 놀라울 뿐이다.

2007.11.06 11:17 ⓒ 2007 OhmyNews
#중국 #중산대 #손문 #김성숙 #두군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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