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국회의원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자

등록 2007.11.19 10:16수정 2007.11.19 10:20
0
대선이 절정국면을 향해 치닫고 있는데도 대선구도는 여전히 혼란 그 자체다. 이 와중에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내년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선거 주판알을 튕기느라 한창인 사람들도 있다. 바로 전현직 국회의원들이다.

이들은 내년 총선의 유불리를 점치면서 대선 줄서기를 하고 있다. 이회창과 이명박 사이에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한나라당 의원들, 대통합 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 당의 의원들이 그렇다.

실상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핵심중의 핵심은 국회의 개혁이다. 지난 4년간 탄핵사태를 주도한 것도 국회다. 국가보안법 폐기를 무산시킨 것도 국회다. 한미FTA 체결을 막을 수 있는 기관도 국회다. 이라크 파병을 약속대로 철회시킬 수 있는 것도 국회다. 국회가 국민을 대변하여 모든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870만 시대... 국회의원 '비정규화'는 어떨까

대통령과 행정부의 독단이 존재한다 해도 이를 견제하고 막을 수 있는 권한이 국회에 주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 국회개혁은 정치개혁의 핵심에 해당한다. 그러나 어느 대선 후보들도 국회의 개혁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국회개혁을 어떻게 하자는 얘기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고작해야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구제 얘기가 잠깐 나오고 있을 뿐이다.

이런 와중에 그나마 의미 있는 제안이 나왔다. 민주노동당이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를 비례대표에 우선적으로 배정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최고위원회를 거쳐 중앙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 그것이다. 8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기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도다.

교원평가, 공무원 평가, 국회의원은?


그러나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국회의원을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비정규직으로 만든다는 것은 그들을 언제라도 해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국회의원은 특별한 불법, 탈법 사실이 발견되지 않으면 사실상 임기가 보장된다. 정규직인 셈이다. 그러니 선거 시기에 어떤 수단을 써서든 당선만 되면 된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업무평가를 하여 성적이 시원치 않으면 해고해야 한다. 이는 다름 아닌 그들이 이 나라의 1500만 노동자를 대상으로 만든 제도다.

교사가 교원평가를 반대할 때 국회의원들은 교사도 일반 직장인처럼 예외 없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원평가를 밀어붙였다. 공무원들도 평가하여 일정 비율을 해고하겠다고 주장했고 서울시를 필두로 실제로 이 제도를 시행했다.

국회의원 소환제, 국민이 국회의원을 해고할 권리

그렇다면 국회의원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그 제도가 다름 아닌 ‘국회의원 소환제’이다. 국회의원이 당선되었더라도 애초 공약을 지키지 않거나 의정활동이 국민의 요구에 맞지 않으면 그들을 고용한 국민이, 유권자가 그들을 해고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지난 총선 시기 지금 당선된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이를 수용하고도 입법화하지 않았다.

진정 정치개혁 공약을 제대로 내걸 대선 후보들이라면 ‘국회의원을 비정규직으로’ 하는 공약,  즉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을 공약화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평판이 나쁘고 ’업무 실적‘이 형편없는 국회의원이라는 직장과 직업에 대한 가장 공명정대한 처우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대안정책 사이트 이스트플랫폼(www.epl.or.kr)에 동시 게재됩니다.
**김병권 기자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센터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대안정책 사이트 이스트플랫폼(www.epl.or.kr)에 동시 게재됩니다.
**김병권 기자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센터장입니다.
#국회의원소환제 #비정규직 #국회의원 #대선 #총선
댓글

새사연은 현장 중심의 연구를 추구합니다. http://saesayon.org과 페이스북(www.facebook.com/saesayon.org)에서 더 많은 대안을 만나보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2. 2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