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의 절대 근육, 그 비밀은?

KBS1 <과학카페> '이소룡, 절대근육의 비밀' 등 2부작 방영

등록 2007.11.23 16:24수정 2007.11.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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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빚은 몸매 이소룡이 주연한 영화 <맹룡과강>의 한 장면. ⓒ 골든하베스트



1973년 7월 20일, 그는 서른셋의 나이에 눈을 감았다. 최근 개봉한 영화 <스카우트>에서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에게 이별을 통보한 날도 바로 그의 죽음 소식이 전해진 날이었다. 이소룡(李小龍). 리샤오룽. Bruce Lee.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30년이 넘었지만 그는 그렇게 여전히 우리 기억 속에 살아 있다.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사라진 짧은 삶. 당신은 이소룡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화려한 격투동작, 괴이한 기합소리, 잘생긴 얼굴, 깊고 강렬한 눈매… 그의 아름다운 몸도 결코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정두홍 영화배우 겸 무술감독은 "이소룡의 몸매는 신이 빚은 예술"이라고 말했다. 이소룡의 몸을 통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와는 또 다른, 살아있는 조각상을 본 사람이 그만은 아니리라.

이소룡, 과연 그의 근육은 어떻게 단련됐을까. 또 그의 몸매는 단지 미학적으로 아름답기만 한 것일까. KBS1TV <과학카페>(토요일 저녁 7시 10분 방영)에서 이소룡의 몸, 근육, 운동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2부작으로 내놓는다. 24일 방영하는 1부에선 이소룡의 몸에 대해, 이어 12월 1일에는 그가 창시한 무술 절권도의 운동역학에 대해 다룬다.

이소룡의 근육은 스피드와 파워를 함께 올릴 수 있는 '실전근육'

먼저 1부 '이소룡, 절대근육의 비밀'. 제작진(양홍선·이상현 PD)은 이소룡 생전의 영화와 사진 자료들, 그와 함께 실제 무술 연마를 했던 제자들의 증언, 또 전문가들의 분석·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그 비밀에 접근한다.

프로그램은 이소룡의 스피드와 파워,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근육에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들은 이소룡의 근육 가운데 특히 광배근(활배근)과 복근이 많이 발달했던 것으로 평가한다. 광배근은 펀치를 구사할 때 어깨와 팔의 뼈를 원활하게 밀어주고 당겨주는 역할을 한다. 복근은 일상생활에서 안고 서고 걷고 자세를 유지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근육이다.


또한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이소룡의 근육과 일반 보디빌더의 근육을 비교한다. 그에 따르면 이소룡은 외근육(겉근육)을 키우는 일반 보디빌더들과 달리 내근육(속근육)을 단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외근육은 외형상 크게 보이고,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낼 수는 있지만 세밀하고 민첩한 동작을 담당하는 근육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반면 뼈와 붙어서 작용하는 내근육이 발달했을 경우엔 그만큼 동작이 빨라지고 파워도 세진다고 한다.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근육이 정적이라면, 이소룡의 근육은 움직임이 없을 때조차 동적으로 느껴지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이소룡의 빠른 몸동작과 관련, 그의 제자로 영화 <사망유희>에도 출연했던 댄 이노산토는 영화 촬영 당시 "그가 너무 빨라 다른 사람들과 동선이 자주 어긋났다"는 경험을 얘기한다. 7년 전부터 절권도를 수련해왔다는 영화배우 장혁은 그런 점에서 "이소룡의 근육은 (과시용이 아니라) 실전근육"이라고 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소룡이 근육을 타고난 건 아니다. 이소룡의 제자였던 댄 이노산토와 파키 기무라는 한목소리로 이소룡이 무술인으로서 다양한 운동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몸을 단련해왔다는 사실을 증언한다. 이소룡에게 발차기를 가르치기도 했던 미국 태권도의 대부 이준구씨도 "이소룡은 사람을 만날 때도 손 운동을 하거나 항시 근육을 가만두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프로그램은 이소룡이 자신만의 독특한 운동방법을 통해 어떻게 근육을 단련했는지 소개한다.

한편 2부 '절도권의 운동역학' 편에선 이소룡이 창시한 절도권가 '실전무술'로서 어느 정도 위력이 있는지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단지 품세를 따라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연속공격 동작을 익히는 절권도의 단련 방법 등을 알아본다. 특히 '1인치펀치'의 실전 효과에 대해 신체 반응 변화그래프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이소룡의 몸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프로그램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제작진은 인체 근육에 관한 권위자로, 일본 보디빌더 챔피언을 지내기도 한 일본 이시이 박사의 말을 들려준다.

"사람의 근육은 20대를 정점으로 1년에 1%씩 감소한다. 그러나 피부와는 달리 근육은 꾸준한 운동을 통해 노화를 상당히 방지할 수 있다. 이소룡의 근육을 보통사람들이 쉽게 만들 수는 없지만, 그의 노력을 본받는다면 80대가 되어서도 신체 생활을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연출을 맡은 양홍선(42) PD는 자신도 '이소룡 세대'라고 밝혔다. 반면 이상현(32) PD는 이전까지는 이소룡에 대해 잘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이 PD는 취재 과정에서 "단순한 액션 스타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 몸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단련하고 노력한 인물로서 이소룡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모처럼 화면을 통해 다시 이소룡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굳이 '이소룡 세대'가 아니라도, 굳이 '몸짱'을 꿈꾸지 않더라도, 한 인간이 '전설'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쏟아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작은 교훈이라도 얻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소룡 #근육 #과학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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