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지 편찬상임위원 역할 '도마'

제150회 화순군의회 정례회 군정질문서 문행주 의원 질의

등록 2007.12.19 19:56수정 2007.12.1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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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제150회 화순군의회 정례회 3차 본회의 모습. ⓒ 박미경

18일 열린 제150회 화순군의회 정례회 3차 본회의 모습. ⓒ 박미경

제150회 화순군의회 정례회 군정질문에서 화순군지편찬상임위원의 역할이 도마에 올랐다.

 

문행주 의원은 18일 열린 정례회에서 군정질문을 통해 화순군이 군지편찬을 위해 전문기관에 3억원의 사업비를 예상 용역을 맡기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에게 급여를 주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지난 1년간 2,500만원의 급여를 받는 상임위원이 한 일이라고는 50여건의 자료를 모은 것이 고작”이라며 군지편찬을 전문업체에 맡기면서 상임위원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또 “상임위원이 직접 군지를 만들게 하든지, 상임위원자리를 없애고 전문업체에 군지편찬용역을 맡기든지 택일하라”고 요구하고 “군수가 결단을 내려 상임위원을 용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완준 군수는 1년간 상임위원이 무슨 일을 했냐고 묻는데 “관련 예산이 (상임위원이 임명된지) 1년이 다 지난 후에 편성됐는데 예산도 없는데 뭘 할 수 있었겠느냐”며 “문 의원이 50여건의 자료수집 외에 한일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만 했겠느냐”며 상임위원을 감쌌다.

 

게다가 (1년간 한 일이 없다는 문 의원 말이 맞다면) 문 의원이 새로운 상임위원을 추천해주면 그를 채용하겠다며 비아냥거렸다.

 

또 “선거를 도와준 사람을 썼다고 말하는데 설사 그렇게 했고 다소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외적으로 공표해서는 안된다”며 "올해부터 1500만 원의 연봉을 받게 된 체육회 사무국장 인건비도 의회에서 예산을 승인해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원 임명과 관련해 “내 선거를 도와줬기 때문에 (유급의 군지편찬상임위원이나 체육회사무국장) 자리를 내줬다고 생각하라”며 “내가 아니라고 해도 그렇다고 말하지 않느냐”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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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를 상대로 군정질문을 펴고 있는 문행주(무소속) 화순군의회 의원. ⓒ 박미경

집행부를 상대로 군정질문을 펴고 있는 문행주(무소속) 화순군의회 의원. ⓒ 박미경

문행주 의원은 보충질문을 통해 “전문업체에 용역을 맡기면 자료수집부터 편찬, 간행까지 다 하게 되는데 도대체 상임위원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또 “상임위원이 했다는 자료수집도 다른 직원이 혼자서 한 일을 상임위원이 한 양 허위보고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 일이 없는 상임위원의 1년간의 성과를 보이려다 보니 허위보고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군수를 대신해 답변에 나선 손이홍 문화관광과장은 “상임위원이 자료수집을 하면 용역을 발주할 계획으로 상임위원의 역할과 용역업체의 역할은 다르며, 상임위원은 모든 자료를 책임지고 수집하며 원고교정도 하고 용역결과물이 나오면 검토도 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또 문 의원이 지적한 자료수집에 대해서는 일부는 상임위원이 했다고 강조했다.

 

문행주 의원은 “금융계에서 일했고 건설업자며 선거전문가인 상임위원이 그만한 역량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집행부가 당초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군지편찬을 하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전문기관에 3억 원에 용역을 맡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기는 줄 알면서 용역비와 인건비 예산을 승인해준 의회도 문제라며 전완준 군수를 향해 “상임위원 자리는 누군가가 누군가를 먹여 살리기 위해 만들어준 자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완준 군수는 “상임위원은 전임군수가 만든 자리며 누가 됐든 일만 잘하면 되지 않느냐”며 “마치 내가 선거전문가를 위해 자리를 만든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또 상임위원 관련 예산을 의회에서 늦게 승인해주는 바람에 상임위원이 일을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예산도 세워주지 않고 일을 하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반문했다.

 

문행주 의원은 군지편찬을 업체에 맡기면서 상임위원의 역할과 기능이 없어졌다며 자기를 도와준 사람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지만 군수가 결단을 내려 상임위원을 용퇴시킬 의사는 없는지 물었다.

 

문 의원은 “군수가 지난해 상임위원 임명과 관련 1년간의 성과에 따라 상임위원의 처리를 결정하겠다고 답변했고 말했다”며 “군수는 상임위원이 그에 걸맞는 역할을 했는지, 상임위원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는지 잘 생각해서 상임위원의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전 군수는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쓰도록 하겠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한편 화순군은 오는 2012년 군 승격 100주년을 기념해 화순군지를 새로 편찬키로 하면서 2002년 화순군지편찬위원회를 구성했다. 당시 편찬위원회는 대학에서 역사학 강의를 하고 있는 1명의 상임위원이 보조원 1명을 두고 군청 한쪽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군지편찬일을 해왔다.

 

하지만 전완준 군수의 취임 후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들이 사임하고 취임 71일 만에 선거법 위반으로 사임한 전완준 군수의 친형 전형준 전군수와 전완준 군수의 선거참모로 알려진 박모씨가 상임위원으로 임명됐다.

 

당시에도 문행주 의원은 지난해 12월 정례회 군정질문을 통해 "화순군지 편찬위원은 군지에 관한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이 평범한 사람이 위촉돼야 하는데 이번에 위촉된 박모 상임위원은 화순에서 산지 겨우 2년여 밖에 안된 경영인이자 선거전문가로 상임위원으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또 "전형준 전완준 형제군수 탄생에 최선을 다한 박씨를 사퇴시키라"며 임명철회를 요구했었다.

 

당시 전완준 군수는 "측근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당해서는 안된다"며 "박씨와는 1년계약이 돼 있어 1년 후 성과에 따라 채용여부를 다시 검토할 것이며 지금으로서는 사퇴시킬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1년간의 성과는 50여건의 자료수집과 3억원의 용역비를 들여 전문업체에 군지편찬용역을 맡기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올해부터 15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게 된 화순군체육회 정모 사무국장 역시 전형준 전완준 군수의 최측근에서 선거운동을 한 인물로 정씨의 급여지급 역시 이번 회기에서 문행주 의원의 군정질문 대상이 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12.19 19:56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순군 #전완준 #측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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