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는 2인자가 뜬다!

'인자의 그늘에 가려 빛 한번 보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옛말

등록 2008.02.01 13:34수정 2008.02.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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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그야말로 2인자 전성시대이다. 얼핏 들으면 왜 1인자도 아닌 그 다음 순위인 2인자들이 대세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가장 흔한 예로 MBC 무한도전의 유재석과 박명수가 그 예이다. 유재석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 대한민국 최고의 MC이다. 또한 많은 연예인들의 결혼식 사회와 3사의 방송사 메인 MC까지 맡고 있다. 이런 엄청난 위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2인자인 박명수가 그늘에 가려지지 않고 따뜻한 햇살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타공인 최고 MC와 상생하는 2인자의 조건은 바로 내가 1인자가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의 유재석의 경우 시작의 오프닝 멘트와 클로징 멘트 및 진행을 맡아 하고 있다. 그럼 옆에서 박명수는 중간 중간 조미료처럼 맛깔스럽게 끼어들거나 엉뚱한 제스처로 유재석을 당황케 한다거나 흐름을 끊어버린다. 박명수의 이런 행동들은 가끔은 1인자인 유재석을 인정할 수 없다는 식으로 표현되는 것 같지만, 끝내는 유재석 에게 멘트를 넘기거나 같이 가자는 말들로 자신이 2인자임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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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자와 2인자의 구도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프로그램 '무한도전'. 사진은 무한도전 맴버들(왼쪽부터 정형돈, 정준하, 유재석, 박명수, 하하, 노홍철) ⓒ mbc


자신보다도 나이가 어린 후배에게 1인자의 자리를 주고도, 이렇게 인정 할 수 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SBS 라인업의 경우 이경규와 김용만 이라는 두 명의 걸출한 MC 들과 개그맨들이 나온다. 하지만 좀처럼 시청률적인 면이나 내용면에서 무한도전을 따라 잡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경규와 김용만 이라는 두 1인자의 이미지 때문이다. 애초 두 명의 MC를 필두로
더블 MC체제를 갖췄지만 하늘 아래 영웅이 둘 이 있을 수 없듯이 한 프로그램에 1인자가 2명이 있는 모습은 그동안의 1인자와 2인자 구도에 익숙해 있던 시청자들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기 짝이 없는 구도로 받아 들여졌을 것 이다.

MBC 무릎팍 도사와 KBS 1박2일 같은 경우도 1인자와 2인자의 구도 형식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런 구도 속에 익숙해져 있던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을 받아 들 일 수 있었던 것이다.

2인자로 살아간 다는 것이 이제 더 이상은 서러운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2인자를 배려해주고 끌어주는 1인자가 있기에 또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전에 스스로가 인정하는 태도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언젠가는 1인자로 우뚝 설 그날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의 2인자들에게 이들은 희망이자 롤 모델 인 것이다.
#무한도전 #2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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